-243- 액상이온을 이용한 무독성 친환경 촉매 개발
-243- 액상이온을 이용한 무독성 친환경 촉매 개발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2.11.30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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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일상생활에서 ‘액상이온’이 동행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 현대 사람들은 휴대폰을 오장칠부의 하나처럼 여기며 사용하고 있다. 이 휴대폰을 가동시키는 전원은 이차전지다. 일차전지는 일회용 건전지를 지칭하고, 충전하여 재사용하는 전지를 이차전지라 한다. 전지의 구성은 아주 간단하다. 양극과 음극 그리고 전해질과 분리막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차전지는 전기화학적인 방법으로 산화환원반응을 통하여 전자(전기의 역방향)를 넣었다가 필요할 때 전자를 꺼내 사용하는 방식이다. 이차전지가 전자를 얻는 것을 전기화학적으로는 환원반응이고, 우리는 배터리 충전이라 말한다. 또한, 전기를 사용하는 것을 방전이라 표현하는데 산화 반응이 진행되는 것이다. 두 반응 모두 발열반응이다. 급속한 충전과 급속한 방전에는 상당한 열을 발생시킨다. 이때 과거의 액상 전해질은 열을 받아 기화하게 된다. 전지가 부풀어 오르며 심하면 전지가 찢어지면서 전해액이 누출되는 문제가 발생한다.

예전엔 휴대폰 사용 중에 폭발하거나 충전 중 불이 났다는 언론 보도를 많이 접했다. 요즘 이차전지는 리튬을 널리 사용한다. 그 이유는 고상으로 지구상의 물질 중 전자를 가장 많이 저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리튬은 공기 중에 있는 수분을 만나면 폭발하는 성질이 있다. 또한, 전해액인 액체가 기체가 되면 부피가 300배 이상 커져 전지 내부는 상당한 압력이 차게 된다. 과거의 휴대폰 폭발 및 화재는 대부분 발열에 따른 전해액의 기화로 배터리가 찢어져 리튬이 공기 중 수분과 만나 발생하는 문제였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한 것이 액상이온(Ion liquid)이다. 보통의 이온 물질은 고상으로 존재한다. 소금은 Na+와 Cl-가 결합된 물질로 고상이온으로 존재한다. 소금 고상은 유동성 부족으로 전기가 잘 흐르지 않으나, 소금을 물에 녹이면 소금 이온의 유동성이 커져 전기가 잘 통한다. 이때 열이 발생하며 물은 기화하여 전지 내부 압력이 커지게 된다. 그런데 고상이온의 이온을 바꾸면서 비대칭성을 극대화시키면 물과 같은 용제 없이도 그 자체로 액상이온이 된다. 물의 기화력을 1로 보았을 때, 액상이온의 기화력은 백만분의 일 정도로 작아진다. 액상이온 물질을 전해액으로 채택한 이차전지는 폭발사고 없이 잘 사용되고 있다.

필자 회사는 폴리우레탄 촉매를 제조하고 있다. 폴리우레탄은 냉장고 단열재, 자동차 시트큐션, 침대, 소파, 의류 등 여러 용도로 우리 생활 가까이에 있는 폴리머 중 하나다. 새집증후군, 자동차의 신차 냄새, 가전제품의 VOCs(휘발성유기화합물) 규제 등 친환경 이슈가 커지고 있다. 필자는 과거 이차전지용 전해액에 관심이 있어 액상이온 물질을 연구했고, 이를 폴리우레탄 촉매에 적용한 결과 보통 촉매보다 일억분의 일 정도로 기화력이 작아지는 것을 확인했다. 그리고 폴리우레탄 촉매에 액상이온을 도입했다.

기존 촉매는 아민으로 이루어져 냄새가 많이 났다. 하지만 아민을 이온화시켜 액상이온으로 만든 결과, 거의 기화가 되지 않아 냄새 없는 촉매 제조에 성공했다. 일차적으로 가전용 촉매를 상업화하기 시작했고, 자동차, 가구 등에 접목 가능한 액상이온 촉매를 연구 중이다. 이온화 기술을 폴리우레탄용 촉매에 도입한 것은 피유란이 최초다. 당연히 연구하는 제품 모두가 신규화합물이어서 환경법에 따라 신규화합물질 등록을 진행하고 있다. 신규화합물질 등록을 끝낸 냉장고 단열재용 촉매는 무독성 친환경 촉매로 인정받았다. 향후 더욱 노력해 폴리우레탄산업의 친환경 제품화에 기여하겠다.

임 호 ㈜피유란 대표이사·공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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