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2- 내 삶에서 진정한 친구란?
-242- 내 삶에서 진정한 친구란?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2.11.23 21: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유아기 때는 잘 생각나지 않지만, 학교에 입학하고부터는 친구들과 어울려 놀던 것이 어릴 적 기억의 전부인 듯하다. 그러면서 우리는 어릴 때부터 좋은 친구를 사귀고 싶어 한다. 학교에서 가르쳐 주는 ‘동무’의 개념과 TV와 만화책을 보면서 알게 된 ‘친구’의 정의를 나름 판단하기 시작한다. 나아가 좋은 친구를 사귀기 위하여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한다. 정말 진정한 친구를 옆에 두기 위함이다.

필자의 학창시절 친구에 대한 가치관은 ‘목숨이 아깝지 않고, 돈도 명예도 친구를 위하여 버릴 수 있는 친구’였다. 그런 친구를 얻길 원했고, 나 역시 친구에게 그렇게 될 수 있도록 마음을 다지며 살았다. 초, 중, 고를 다니며 많은 친구를 사귀었고 또 그만큼 잊어버렸다. 그러다 진정한 친구를 고등학교 때 사귀게 되었다. 우린 음악도 함께하며 밴드도 결성했다. 나중에 “사업도 함께 하자”고 약속했다. 그러다 학교를 졸업하고 그 친구는 화학회사에 취직했고, 나는 공부를 계속했다. 그렇게 20년 가까이 흘러 40대가 되어 만났을 땐, 그 당시를 웃으며 추억했을 뿐 학창시절에 그리던 ‘진정한 친구’의 절실함은 삶의 무게에 눌려 흔적만 남았을 뿐이다.

세월이 흘러도 친구에 대해선 많은 욕심을 가지고 노력했다. 또한, “친구란 무엇인가? 어떠한 친구가 진정한 친구인가?” 많이 고민하며 살았다. 친구라는 단어의 사전적 의미는 ‘가깝게 오래 사귄 사람’이란 뜻이다. 벗은 ‘비슷한 또래로서 서로 친하게 사귀는 사람’을 뜻한다. 친구와 벗의 사전적 의미의 차이는 나이 문제인 듯하다. 친구는 과거의 나를 달래줄 수 있고,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옛날에 묻어두었던 꺼내고 싶지 않은 순간을 이젠 꺼내도 괜찮다는 믿음을 줘야 한다. 아직 아쉬움과 부끄러움이 남아 있다면 자신을 온전히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며, 자신을 아직 잘 모르는 것이다. 이제는 부끄러운 과거를 스스로 괜찮아할 수 있어야 한다. 이제야 스스로 혼자 해결할 수 있는 철든 나이가 돼가는 것 같다. 죽을 때까지 끝이 없다는 사실을 한 번 더 느낀다.

내 생각 속에 누군가 쑥 들어오면 힘들어진다. 상대방이 들어온 생각을 함께 느낄 때 꿈을 현실처럼 얘기하거나 자신의 가치관이 무너지는 입장을 맞이할 때 밀어내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받아들이는 사람 또한 각자의 가치관으로 판단하게 된다. 심리학에서는 진정한 친구 두세 명을 가진 사람보다, 호의는 있으나 그다지 진정하지 않다고 생각되는 친구라도 많이 가진 사람이 더 행복하게 산다고 얘기한다. 곰곰이 생각하면 조금은 이해된다.

친구와 가고자 하는 방향이 같아 함께 가더라도, 결국은 서로 경쟁자가 되는 냉혹한 현실을 마주하게 된다. 한때는 “우리 우정은 영원하리라” 다짐한다. 그러나 그 우정이 같은 길을 걷게 되어 경쟁 상대가 되다 보면, 전혀 모르는 사람보다 더 큰 상처로 남을 수 있다. 서로 잘 알기에, 그가 싫어하는 말을 더욱 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친구와 함께하는 것을 어려워해야 한다. “친구끼리는 동업하지 않는다”는 말을 오십을 넘어 이해하기 시작했다. 친구와의 경쟁은 보통 배신으로 귀결된다. 그러나 원래 ‘남’이었다고 생각하면 당연할 수도 있다.

단지 친구라는 이유로 내 마음에 더 상처를 줄 수 있는 사이가 된다. 그래서 치명적인 상처를 줄 수 있고, 믿음과 반대되는 배신으로 느끼게 된다. ‘배신’이란 믿음을 저버리는 것이다. 그러나 믿음은 개인적인 주관이 크다. 우리나라 사람은 주고받는 말보다 그 말의 진심을 알려고 하기 때문이다. 말 내용만을 그대로 믿지 않는 국민임을 고려해야 한다.

최상복 ㈜인포쉐어 이사, 공학박사


인기기사
정치
사회
경제
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