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0- 잘 먹고 잘 웃어도 우울증이라니
-240- 잘 먹고 잘 웃어도 우울증이라니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2.11.09 22:5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필자는 뒤척이며 밤을 지새울 때가 종종 있다. 현대인에게 우울증은 흔한 증상이다. 젊은 층도 심각하게 증가하고 있다. 연예인은 늘 강박관념에 쌓여 있어 더욱 그렇다. 시종일관 우울감이 지속 되어야만 우울증이라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지독히 우울하지도 행복하지도 않은 애매한 기분에 시달릴 때가 많다. 우울감에 시달리다가도 즐거운 일이 생기면 기뻐하고, 맛있는 걸 먹으면 기분이 좋아지는 경험은 누구나 한 번쯤 경험해봤을 것이다. 그러나 “다 그렇게 살지!” 하며 마냥 당연하게 넘길 일은 아니다.

국가정신건강정보포털에 따르면, 성인 10명 중 1명이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로 지속적으로 우울감을 느낀다고 했다. 특히 잘 자고 잘 웃더라도 혼자 있으면 우울해지고 몸에 힘이 빠지거나, 다른 사람의 눈치를 과도하게 살핀다면 ‘비전형적 우울증’은 아닌지 의심해야 한다. 비전형적 우울증의 특징 중 하나는 대인관계에 크게 민감하다는 것이다. 거절을 당하거나 비판을 받았다는 느낌이 들면 급격히 침울해지거나 크게 화를 내기도 한다. 이 때문에 우울증 환자 가운데에는 대인관계에 예민한 청소년과 청년층에서 비전형적 우울증 발병 빈도가 더 높다.

감기 증상이 사람마다 다르게 나타나듯 우울증 증상도 다르게 나타난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우울증은 지속적인 우울감, 식욕 및 수면 저하, 피로, 무기력, 죄책감, 자살 충동 등의 특징을 보인다. 평소 좋아하던 것을 해도 기분이 나아지지 않기에 본인이나 주변 사람들이 분별하기 쉽다. 반면, 비전형적 양상을 동반한 우울증은 전체 우울증 환자의 3분의 1 정도로 추정되나, 일반적 양상과 달라 본인과 주변에서 눈치채기 어렵다. 일단 10시간 이상 과수면, 식욕 증가, 온몸이 무겁게 느껴짐, 거절에 대한 과민 반응 등이 그 특징이다. 좋은 일이 생기면 일시적이나마 기분이 좋아지기 때문에 우울증이라고 의심하기 어렵다.

요즘 청년들이 많이 힘들어한다. 1인 가구가 많은 청년층은 물리적, 심리적 고립감을 느끼기 쉽다. 취직과 결혼 문제로 세상을 원망하고 인생에 회의감마저 느낀다. 20대 우울증 환자 수는 2017년 7만 6천여명에서 2021년 17만 3천여명으로 해마다 꾸준히 늘고 있다. 부모가 청소년 자녀의 정서 문제를 인지했더라도 “나 때는 안 그랬어!” 하며 대수롭지 않게 넘겨버려 정서 문제가 청년기까지 이어졌기 때문이다.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자녀들을 잘 살펴봐야 한다. 가벼운 증상이라도 조기에 치료하면 훨씬 예후가 좋다. 긴가민가한 증상 때문에 우울증을 방치하면 2년 이상 우울감이 지속되는 지속성 우울장애로 발전될 수 있다.

증상을 인지했다고 해도 전문의나 심리상담사를 찾기까지 마음의 문턱이 높은 탓도 크다. 그러면 일상생활에서 우울감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은 무엇이 있을까. 몸에 좋은 것이 마음에도 좋기 마련이다. 일찍 자고, 제때 먹고, 금주와 운동을 생활화하면 된다. 밤늦게 깨어 있으면 우울감이 심해지고 늦잠을 자게 돼 생활 리듬이 깨진다. 10시간을 자더라도 정신적 피곤은 풀리지 않기 때문에 무기력의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운동은 약만큼 아니 약보다 더 효과가 크다. 매일 30분씩이라도 적어도 일주일에 4회 이상 시도하는 것이 좋다.

계절을 타는 것도, 예민하고 소심해지는 것도 우울증의 증상일 수 있다. 우울하지도 행복하지도 않은 애매한 기분이 들 때, “이 정도도 우울증인가?” 하고 절대 무시하지 말라. 내 마음이 불편하고 힘들다면 일단 전문가를 찾아야 한다. 어떤 질병이든 가벼운 증상일수록 초기에 치료하면 쉽고 빠르게 호전될 수 있다.

이동서 ㈜젬스 대표이사


인기기사
정치
사회
경제
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