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하듯… 놀이하듯… 영어가 쉬워졌어요”
“대화하듯… 놀이하듯… 영어가 쉬워졌어요”
  • 하주화 기자
  • 승인 2009.07.12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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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동감 넘치는 수업 지루하지 않아
▲ 지난 10일 구영초등학교 거점영어체험센터에서 아이들이 원어민 교사와 경매놀이를 통해 영어 수업을 하고 있다. / 정동석 기자
복도엔 우체국·병원 등 체험학습장

사교육비 1/3수준 학습 불평등 완화

지난 10일 오후 3시 구영초등학교 교실. ‘마켓 플레이’(Market Play) 수업이 한창이었다. 그동안 수업시간에 부상을 받아 모은 모형달러로 물건을 살 수 있는 학기말 특별 수업이다.

원어민 보조교사 ‘데미언’씨와 내국인 보조교사 허윤주ㆍ황지현씨가 상점주인 역할을 맡아 물건을 판매한다.

Hello. Can I help you?”.(안녕하세요.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I’m looking for a pencil”. (연필이 필요해요). “How much is it?”(얼마죠?”). “It’s five dollars”(5달러입니다.)

학생들은 원어민과 자유롭게 대화하고 교실에는 생동감이 넘친다.

이곳은 울산시교육청이 자치단체와 손잡고 지난 5월 개소한 ‘1호 구ㆍ군별 거점영어교육센터’다. 울주군은 3억5천만원의 시설비를 내놓았고 시교육청은 연간 2천600여만원의 운영비 지원을 맡았다. 이 학교는 여기에 수익자부담까지 포함해 인건비와 교재비 등 연간 4천600여만원에 이르는 운영비를 충당하고 있다.

이를 통해 저렴한 비용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영어공교육의 동력 역할을 톡톡히 하면서 학원을 끊은 학생도 상당수다.

3학년 조민철 군은 “실생활과 접목된 활동적인 프로그램이 많아 학원보다 훨씬 재미있다”며 “영어에 자신감이 생기고 수업이 기다려진다”며 만족해했다.

이곳에서는 매일 울주명지초, 호연초, 중남초 등 인근 지역까지 모두 4개교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수업이 방과후부터 오후 8시까지 이어진다.

이 학교는 대대적인 공사를 벌여 단위학교에서는 꿈도 꾸지 못했던 각종 영어 학습 및 체험시설을 집중 구축했다.

5층 6개실을 다목적실, 과학실, 수학실, 문화실, 게임실, 화상강의실, 도서실 등 영어교과학습실로 바꾸고 복도에는 병원, 우체국, 은행, 식당, 호텔 공항 등 8개 영어체험학습 세트장도 설치했다. 또 지난해 이 학교로 배치된 원어민 교사 엘리자베스 외에도 정부 초청 해외영어봉사장학생(TaLK)인 데미언을 추가 채용하고 원어민과 내국인 보조교사 총 10을 수업에 대거 투입했다. 평일에는 영어방과후수업과 학원형 어학교실인 ‘서당식 영어사랑방’, 영어회화능력 우수생들을 모아 가르치는 ‘스페셜 영재학생교육’ 등 총 3시간의 수업이 진행된다.

모두 1반당 정원이 15명을 넘지 않는 소수정예로, 모든 수업에 드는 비용은 8만원대다.

여기에 원어민이 동화책을 읽어 주거나 영어로 과학실험을 하는 ‘토요 영어체험학습’까지 총망라해도 비용이 9만원을 넘지 않는다.

학원에 대비하면 1/3 수준에 불과하다.

센터는 인근 학교의 ‘1일 영어체험학습’ 위해 범서중 구영중 등 중학교에도 무료로 개방되고, 방학 중에는 초등학교 9곳의 집중 교육을 위한 영어캠프도 열린다.

센터의 운영을 맡고 있는 하허정(구영초 영어전담ㆍ25) 교사는 “센터가 가동된 후 학생들의 영어실력이 부쩍 늘었다”며 “사교육비 지출 경감은 물론 영어학습의 상대적 불평등도 완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울산시교육청과 자치단체가 협력해 구축하는 ‘구ㆍ군별 거점 영어교육센터’는 10일 울주군 범서초를 시작으로 중구 평산초, 북구 동천초, 남구 남산초, 남구 삼신초와 울주군 온양초 등 6곳이 16일까지 추가개소하며, 여기에 구영초와 앞서 시교육청이 자체 구축한 무거초, 학성초 2곳까지 포함하면 거점 영어교육센터는 9곳으로 늘어나게 된다.

/ 하주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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