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이 - 프레데터 vs 인간 vs 에이리언
프레이 - 프레데터 vs 인간 vs 에이리언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2.09.22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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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상상력에 의해 영화상에선 지금껏 수없이 많은 외계종족들이 구현됐지만 ‘에이리언’과 ‘프레데터’만큼 매력적인 캐릭터가 있을까. 두 종족 모두 인간에겐 적대적이지만 둘 다 워낙에 자극적인 캐릭터여서 존재 자체만으로도 이미 살짝 들뜬다. 그러니까 내 경우엔 ‘에이리언’이나 ‘프레데터’ 시리즈의 후속작들은 세간의 평점이 아무리 낮아도 평타는 친다.

그만큼 스크린을 통해 그들을 본다는 건, 그 자체만으로도 황홀하고 심장이 쫄깃해지는 일이다. 그게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이 둘은 인간에게 적대적인 여타 외계종족들과는 다른 그들만의 특별한 매력이 있기 때문이다.

사실 <인디펜던스 데이>나 <우주전쟁> 등의 영화에서도 인간에게 적대적이면서 호전적인 외계종족이 등장하지만 관객들로 하여금 공포감을 주진 않는다. 마블의 <어벤져스>시리즈에서 지구를 침략했던 타노스(조슈 브롤린)와 그의 군대도 그건 마찬가지다.

하지만 에이리언과 프레데터는 다르다. 일단 장르 자체가 공포물에 가까워 등장만으로도 둘의 카리스마에 눌려 관객들은 극도의 공포감을 느끼게 된다. 둘 다 몸뚱어리 자체가 어마 무시한 무기다 보니 그들 앞에서 인간들은 그저 도륙의 대상일 뿐이었다.

또 에이리언의 경우 피가 염산이라는 점, 또 프레데터는 클로킹(투명화)을 통해 인간의 눈에 스스로를 안보이게 할 수 있다는 점은 각자의 공격성을 더욱 매섭게 만든다.

이런 에이리언과 프레데터를 소재로 만들어진 영화 가운데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작품은 역시나 1986년 제작된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에이리언2>. 에이리언 시리즈 덕후(마니아)라면 다들 인정하는 작품으로 이 영화가 마스터피스(걸작)인 이유는 GG(컴퓨터 그래픽)이 지금처럼 발달하지 않았던 시절에 지금 개봉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의 퀄리티(우수함)를 자랑한다는 것. 또 최신 무기로 중무장한 지구 해병대와 에이리언 간의 대결을 그렸다는 점에서 극적 재미는 가히 최고다. 그러니까 에이리언 앞에선 그저 도륙 대상에 불과했던 인간이 자신들의 과학기술로 이룩한 최신 무기로 몸뚱어리 자체가 살인병기인 에이리언에 맞서게 되니 어찌 흥분되지 않을까.

한편 프레데터 시리즈는 다들 1987년에 제작된 존 맥티어난 감독의 <프레데터> 1편을 최고로 치지만 개인적으로는 처음으로 영화상에 에이리언과 프레데터가 함께 등장했던 폴 앤더슨 감독의 2004년작 <에이리언 VS 프레데터>의 매력을 논하지 않을 수 없다. 사실 에이리언과 프레데터는 1994년 게임제작사인 캡콤(CAPCOM)에서 개발한 오락실 게임 '에이리언 VS 프레데터'에서 함께 등장했었고, 당시 그 게임을 하면서 속으로 '영화로도 만들어지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더랬다. 그리고 정확히 10년 뒤 영화로 만들어졌고, 정말이지 보는 내내 황홀했다.

헌데 에이리언과 프레데터의 콜라보(협업)는 이게 끝이 아니다. 바로 1998년 미국 게임제작사인 블리자드(Blizzard)에 의해 ‘스타크래프트(StarCraft)’라는 PC게임이 출시된 것. 비록 게임이지만 드디어 인간과 에이리언, 프레데터가 같은 무대에서 전투를 벌이게 된 것이다.

사실 이름은 다르지만 인간과 에이리언, 프레데터가 스타크래프트를 구성하는 세 종족으로 테란과 저그, 프로토스의 모티브가 됐다는 걸 부인하는 이는 거의 없을 테다.

내 또래 한국 남자들에겐 추억의 한 페이지를 찐하게 장식하고 있는 스타크래프트는 그렇게 영화를 기반으로 하고 있고, 거의 영화화가 되어갔던 게 바로 2008년 개봉했던 <에이리언 VS 프레데터> 2편이다. 졸작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적어도 내 기준엔 충분히 흥미진진했었다.

그건 얼마 전 스트리밍 사이트를 통해 개봉한 <프레이>도 마찬가지였다. 세간의 평은 그리 좋지 않지만 프레데터와 아메리카 대륙의 인디언 간의 대결 구도가 신선했던 것. 아니 솔직히 프레데터 시리즈가 그렇게라도 계속 개봉해줘서 무지 고맙더라. 해서 개인적인 바람이 하나 있다면 <에이리언 VS 프레데터> 2편에서 살짝 시도가 됐던 ‘프레데터 VS 인간 VS 에이리언’ 간의 대결이 본격적으로 영화화가 됐으면 한다는 것.

다시 말해 게임 스타크래프트의 영화화를 간절히 바래본다. 아니다. 이왕 막 던지는 거 ‘터미네이터’까지 영화 속에 등장하면 좋겠다. 남코(Namco)의 ‘철권7’게임에 캡콤(CAPCOM)의 스트리트 파이터 캐릭터(아쿠마)가 등장하고, 마블의 <어벤져스> 시리즈나 DC의 <저스티스 리그>시리즈처럼 슈퍼히어로들이 떼로 등장하는 세상인데. 현실이 팍팍해서 그렇지 영화에서 불가능한 건 없으니까. 그나저나 내년이면 딱 반백살인데 이러고 논다. 그래도 좋은 걸 어떻해. 훗. 2022년 8월 5일 디즈니 플러스 개봉. 러닝타임 99분.

이상길 취재1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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