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정책, 꿰어야 보배
중소기업 정책, 꿰어야 보배
  • 김영수 기자
  • 승인 2009.07.07 21: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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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에서 중소기업 정책이 가장 잘 갖춰진 곳은 어딜까?

중소기업 지원정책을 취재하다 보면 가장 많이 생기는 의문 중 하나다.

머릿속에 많은 나라들이 떠오른다. 독일, 일본, 대만. 하지만 기자의 깜냥 부족으로 질문에 대한 대답을 찾지 못했다. 이에 대한 대답을 며칠 전 열린 ‘일목정책장터’에서 김형호 부산울산지방 중소기업청장으로 부터 들을 수 있었다.

“지난달 유럽 방문한 기획재정부 윤증현 장관에게 어떤 관료가 경제발전을 위해 중소기업을 키워야 하는데 어떤 정책을 만들어야 될지 모르겠다고 묻기에 윤장관이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한국의 중소기업 정책을 보시오. 당신이 희망하는 것은 다 있을 것입니다”

실제로 한국만큼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나라가 드물다. 예비창업자부터 은퇴 할 때까지, 중소기업이 성장하고 발전하는 모든 단계에 걸쳐 지원제도가 갖춰져 있다. 거의 중소기업의 요람에서 무덤까지다. 하지만 이렇게 완벽한(?) 중소기업 정책이 마련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역 중소기업 경영자들은 피부로 느끼지 못한다. 이유는 하나다. 지원제도를 잘 몰라서다.

울산지역에는 5인 이상 기업은 1천600여개 업체가 있다. 이 가운데 중소기업청을 비롯한 지원기관으로부터 한번이라도 지원을 받은 업체는 전체기업의 40%에 해당하는 640여개 업체에 불과했다. 1천여 개 업체는 지원제도를 알지 못해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부울중기청은 이렇게 정책정보의 사각지대에 위치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정책정보 알리기에 나섰다. 작지만 한 번이라도 정부의 지원을 받게 하자는 것이다.

이를 위해 부울 중기청은 부산과 울산 중소기업 가운데 단 한 번도 정책지원을 받지 못한 5천여 개 기업을 대상으로 전화 상담과 지원전문가가 직접 방문하는 컨설팅 서비스에 들어갔다. 이른바 ‘5천콜 서비스’다.

한 지역 중소기업인은 “지원 기관마다 많은 지원정책을 세워 시행하고 있고 지원 종류도 다양한 점은 고무적인 현상이지만 정작 중소기업이 활용하기에는 정보 획득과 활용시스템이 쉽지 않다”고 말한다. 이 말은 어느 기관에서 어떤 지원제도가 있는지 또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혼란스럽다는 뜻이다.

이렇듯 완벽한 ‘중소기업 지원 제도’가 갖춰져 있어도 지원이 필요한 중소기업이 혜택을 보지 못하면 소용이 없다.

식상한 표현이지만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라는 속담은 이 때 써야 되는 말 같다.

/ 김영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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