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3- 대한민국 자살률 이대로 놔둘 건가?
-233- 대한민국 자살률 이대로 놔둘 건가?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2.09.21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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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파이팅이 넘치고 자신감에 충만해 있던 동생이 자살했다는 소식에 놀라 당황스러운 아침을 맞이했다. 동생은 사회모임에서 좋은 인연으로 만났다. 업종이 풍력발전이라 중소기업치고는 꽤 큰 자금이 오가는 사업체를 경영하는 친구였다. 잘생긴 외모에 마음 씀씀이가 대견한 동생이었다.

얼마 전만 해도 서로 안부를 묻고 하던 중에, 언제부턴가 “일이 없어 힘들어 죽겠다.”는 말을 자주 하는 편이었다. 하지만 동종업계가 아니다 보니 술이나 같이 마셔주고 얘기만 들어주었을 뿐, 실제로 별 도움을 주지 못해 안타깝기만 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경영의 어려움으로 자살하는 사업가들이 자꾸 늘어가는 상황이다. “왜 후배에게 좀 더 따뜻한 관심을 가지고 지켜주지 못했을까?” 자괴감에 더욱 마음이 아프다. 우리나라에는 중앙자살예방센터와 중앙심리부검센터를 통합하면서 1393번을 누르면 상담할 수 있는 보건복지부 산하 재단법인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이라는 곳이 있다. 언론매체를 통해 적극적으로 홍보가 잘 되고 있지 않아서인지 일반인들은 잘 모르고 있다. 그러나 정부에서도 나름대로 관심을 가지고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대한민국은 여전히 전 세계 4위,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자살률을 기록하고 있다. 전 세계 10위권 내에는 후진국들이 다수 포진되어 있는 반면, 세계 경제규모 10위권의 우리나라가 자살률 4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현실을 이해할 수도 없거니와 불편한 마음마저 생긴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특유의 성실하고 근면한 민족성으로 급격한 경제성장을 이룩해낸 건 확실하다. 그러나 최근 코로나 등으로 인한 사회적 위기로 정신건강과 경제상황이 현저히 악화하면서, 노동 능력이 풍부한 젊은이들을, 자신의 능력 기대치에 대한 상실감이 지나친 나머지, 자살 충동으로 몰고 가는 중대한 위기에 직면해 있는 것이 분명해 보인다.

얼마 전 우리나라 방산산업이 수출 177%의 성장률로 전 세계 1위라고 하는 기사를 읽은 기억이 난다. 우리나라는 이미 K9 자주포, K-2 흑표 전차, 패트리어트 요격 미사일 천궁, 현무 미사일 등을 이집트, 폴란드, 아랍에미리트, 호주 등지에 수출한 실적을 가지고 있다. 최근에는 4.5세대 전투기인 KF-21 보라매를 자체 기술로 개발하여 시험비행에도 멋지게 성공했다. 또한, 한국형 경항공모함 핵심기술 개발에도 한층 속도를 내고 있다.

러시아와 중국, 그리고 일본의 끊임없는 견제를 받게 되는 동북아시아의 지리적 위치와 남북으로 긴박하게 대치하고 있는 상황 등을 고려하면, 우리가 생존하기 위한 어쩌면 당연한 노력의 결과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대한민국 국민의 지능지수와 교육수준은 전 세계 어느 나라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수준이다. 그럼에도 젊은 인재들이 스스로 상실감과 부담감을 못 이겨 목숨을 버림으로써 국가적으로도 중요한 생산인력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

현재 우리의 인구 문제는 미래와 직접 맞닿아 있다. 저출산, 고령화 및 자살 문제를 풀려면 기존의 정책을 사회복지 중심에서 사회경제적 구조개혁 차원으로 전환해야 한다. 이제는 아까운 인재들이 죽음을 선택하는 것을 정부가 앞장서서 근절할 때이다. 국민 모두의 노력과 깊은 관심이 필요하고, 무엇보다 국가 차원의 노력이 절실하다. 우선 적극적인 범국민적 홍보가 필요하다.

국가발전에 더 기여할 젊은 인재들을 죽음으로 내모는 상황에서 구해내도록 하자. 아울러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의 불명예에서 탈피하도록 하자. 국가적으로나 개인적으로도 더 이상 슬프고 안타까운 일들이 생겨서는 안 된다.

심성훈 에이원유화㈜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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