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황리단길을 둘러보고
경주 황리단길을 둘러보고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2.09.07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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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가 한풀 꺾인 8월 셋째 주, 휴가를 가족과 함께 경주에서 보냈고, 경주의 황리단길을 둘러보면서 부러운 마음이 들었다. 몇 년 전에도 다녀온 적이 있는데 이번에는 또 다른 느낌이 들었다.

현대사회는 관광산업이 시민들의 먹거리 산업으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상황이라 관광객 유치를 위해 애쓰다 보니 지역마다 출렁다리가 없는 곳이 없을 정도로 많다. 하지만 처음에만 반짝 사람들이 모였다가 그 뒤로는 별로 찾지 않는 곳이 많다는 방송 보도를 본 적이 있다.

울산에서도 집라인, 케이블카를 설치해서 관광객을 맞이하려는 계획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모든 것이 잘 되어 관광도시로 거듭났으면 좋겠다.

휴가가 끝날 무렵인 8월 23일 화요일 낮, 경주 황리단길을 찾았다가 깜짝 놀랐다. 황리단길 부근은 주차할 곳이 없을 정도로 차들로 빼곡했고 거리는 사람들로 넘쳐났다. 가게 앞에는 많은 사람이 줄지어 기다리는가 하면, 거리는 사람들로 가득 메워져 있었다. 어린이를 데리고 온 가족들뿐만 아니라 학생들, 청년들, 나이든 어른들에다 외국인들까지 눈에 띄어 참으로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찾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경주 황리단길은 경주의 새로운 관광지로 자리를 잡은 것이 확실해 보였다. 옛날 한옥의 겉모습은 그대로 간직한 채 주택을 상가로 개조한 가게들은 다양한 먹을거리와 구경거리를 제공하고 있었다.

관광도시인 경주는 숙박하는 손님이나 당일치기로 다녀가는 손님들이나 하나같이 구경하고 돈을 뿌린다. 상인들은 매출을 올려서 좋고 경주시로서는 경제 발전에 도움이 되고 있으니 황리단길은 대단한 효자임이 틀림없었다. 기획도 좋았고 홍보도 잘하고 있으니 황리단길이야말로 경주시의 성공한 관광 프로젝트라는 생각이 들었다.

부산-울산 간 광역전철이 개통된 덕분에 이용객이 급증해서 운행 횟수를 늘려야 한다는 뉴스를 보았다. 그런데 울산에서 부산을 방문하는 승객들은 지하철을 이용해 해운대를 비롯한 관광지를 둘러보고 부산진시장, 자갈치시장 같은 곳도 둘러보며 식사도 하고 장도 보는 등 돈 쓸 곳이 많다. 그에 비해 울산을 찾은 승객들은 돈 쓸 곳이 없다는 말을 자주 한다고 한다.

울산에도 장생포 고래문화마을, 대왕암공원 출렁다리, 태화강 국가정원과 십리대밭, 대공원 장미원 등 방문할 곳은 엄청 많아도 교통이 불편하다고 한다. 그뿐만이 아니다. 울산은 먹고 즐기고 체험할 곳이 부족한 데다 돈 쓸 만한 곳이 없는 것도 사실이다. 경주의 황리단길과 같은 특화 거리를 조성해서 다양한 먹을거리와 보고 즐길 거리를 많이 만들어 울산을 찾는 사람들이 반드시 방문하는 코스가 되도록 기획과 운영을 잘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환경이나 경제성을 따져봐야겠지만 도심을 가로지르는 태화강에 유람선을 띄운다거나, 번지점프대를 설치한다거나, 강을 건너갔다가 건너오는 집라인을 설치한다거나, 강변에 야간조명을 설치해 아름다운 야경이라도 연출해서 멋진 볼거리로 제공한다면 어떨까? 외지 관광객들의 관심을 단번에 끌 수 있지 않을까? 사람들은 먹어보고,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져보고, 온몸으로 체험해보고 즐기는 것을 좋아하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관광객으로 붐비는 황리단길의 이모저모를 둘러보고 나서 부러운 마음에 울산도 관광객이 많이 찾아오는 도시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이런 글을 써 보았다. 그런 걸 보니, 필자도 울산을 꽤 많이 사랑하는 것은 틀림없나 보다.

유병곤 새울산교회 목사,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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