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단과 팬은 한 뜻으로 뭉쳐야
구단과 팬은 한 뜻으로 뭉쳐야
  • 김규신 기자
  • 승인 2009.07.01 21: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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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현대가 주말인 지난달 28일 수원삼성을 맞아 천신만고 끝에 정규리그 홈경기 첫 승을 거뒀다.

울산은 이날 경기에서 전반 시작 후 5분도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브라질 공격수 알미르의 선제골로 앞서갔다. 그러나 수원은 전반 막판 안영학의 예리한 프리킥 골로 동점을 만들었고 후반 들어서도 백지훈이 역전골을 성공시키며 울산 팬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하지만 머리까지 짧게 깎으며 홈경기 첫 승 각오를 다진 울산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울산은 역전골을 허용한 뒤 곧바로 대대적인 공격에 나서 조진수가 동점골을 만들어 내는 데 성공하더니 종료 직전에는 알미르가 다시 한번 골을 터트리며 경기를 역전시켜 경기장을 찾은 8천여 관중의 어깨를 들썩이게 만들었다. 경기는 3-2 울산의 역전승으로 마무리 됐다.

이날 경기에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것은 경기장 북측에 내걸렸던 울산 김호곤 감독의 은퇴를 요구하는 현수막이었다.

아시아챔피언스 16강 진출 실패, FA컵 탈락, 수원전 이전 정규리그 4연패 등 부진한 모습을 보인 데 대한 일부 서포터들의 의견인 듯했다.

승리를 거둔 김호곤 감독이 경기 후 서포터석을 찾아 대화를 시도하려는 모습이 보였다. 하지만 김 감독은 잠시 뒤 힘 빠진 모습으로 돌아섰고 처용전사 측에서는 전임 ‘김정남 감독’을 연호하는 소리까지 들려왔다.

최근 울산의 전력은 지난해까지 장기적으로 팀을 맡아온 김정남 감독의 그것에 비해 다소 처지는 것이 사실이다. 기자 역시 울산시민으로써 팀의 부진이 너무나 안타깝다.

하지만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할 감독을 대상으로 경기 중에 그러한 내용의 걸개를 내건 것은 경기에만 집중해야 할 사람에게 다소 지나친 처사가 아니었나 싶다. 또 10년 가까이 팀을 이끌었던 김정남 감독과 비교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생각도 든다.

처용전사는 홈페이지를 통해 2일 구단 코칭스텝과의 간담회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어수선한 분위기를 정리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이번 기회를 잘 살려 양측이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눔으로서 상생의 길을 찾게 되기를 기대해 본다. 또 이를 바탕으로 구단과 팬이 한 뜻으로 단결해 남은 시즌 동안 좋은 경기력과 이에 걸맞게 신나는 응원을 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말이 있다.

지금 같이 어려운 시기일수록 함께 뜻을 뭉치는 것만이 현재 닥친 어려움을 잘 헤쳐 나갈 수 있는 방법일 것이다.

/ 김규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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