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4-다름을 이해하는 지혜로운 삶
-224-다름을 이해하는 지혜로운 삶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2.07.27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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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삶의 의미와 함께 “난 지혜로운 사람일까? 지식이 있는 사람일까?”를 생각해봤다. 지혜는 다른 영역에서 가져오는 것으로 응용할 줄 아는 것이 지혜다. 지식은 새로 배워서 해결하는 것이다. 지혜와 지식은 영역이 다르고 차원도 다르다. 그래서 지혜로운 사람이 되려면 당연히 지식이 많아야 하고 그래야 다양한 곳에 응용할 수 있다. 물론 지식이 많다고 다 지혜로운 사람은 아니다. 지식이 적어도 지혜로우려면 이타(利他)적이면 된다. 따라서 우린 쉽게 지혜로운 사람이 되기 위해 상대를 많이 이해하는 쪽을 선택한다. 그러나 지식을 익히는 것이 쉽지 않듯 타인을 이해하는 것도 쉽지 않다.

인간의 결혼은 사자와 소의 결혼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알다시피 사자는 육식동물이고, 소는 초식동물이다. 이처럼 서로를 이해하기 쉽지 않은 것이 바로 인간관계다. 부부는 상황에 따라 사자와 소의 입장을 교대하듯이 바꿔가며 살아간다. 그러나 서로 사자가 되면 큰 싸움이 되고, 서로 소가 되면 멀어지게 되는 것 같다. 장자는 “세상에는 다름이 있다”고 했다. 바닷새가 육지에 왔다. 육지 사람은 그의 방식대로 음식을 대접했다. 바닷새는 결국 3일 만에 죽었다. 세상 사람은 다 자기 기준에서 얘기하며 행동한다.

직원들을 교육하면서 느낀 바가 많다. 직원들을 좋아하다 보니 여러 가지 지식을 전달하고 싶어서 열정적으로 교육했다. 사실 직원들도 지식을 얻고 싶은 욕심은 많다. 그러나 받고 싶을 때 받고 싶어 한다는 점 때문에 직원을 이해해야 하는 관리직이 어렵다. 받고 싶지 않을 때도 참고 받으면 나중에 필요할 때 더 많은 기회를 가질 수 있고 얻을 것이 더 많을 터인데 안타깝다. 상사들은 자신의 애정이 간섭이 아니길 바란다. 사랑이 폭력적이지 않기를 바라는 탓이다. 장자는 “사랑에도 도가 있다”고 했다. 의도를 이해하고, 그들의 방식으로 이해하는 것이다. 모든 사랑이 일방적이어서는 안 되고 이해가 우선해야 한다.

세상에는 많은 언어가 있는 것처럼 상식도 모두 다르다. 같은 언어로 같은 단어를 얘기하지만 각자 다르게 느끼는 것이 인간사이다. “사랑해요”라는 말도 스토커가 말하면 완전히 다른 느낌이다. 우린 평범한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는 말로 설명하지만, 상대에 따라 받아들이는 이해와 느낌은 다르다. 우리는 업무지시나 보고를 할 때 상사에게는 많은 말을 하려 하면서도 직원에게는 말을 짧게 하는 경향이 있다. 내 생각을 상사에게 이해시키려면 많은 말을 해야 한다. 직원에게는 축약된 말로 내 지식을 바탕으로 익숙함에 젖어 얘기하기 때문에 짧게 얘기한다.

하지만 세상은 반대다. 상사는 긴 얘기를 하지 않아도 대부분 이해한다. 직원은 미숙하므로 육하원칙에 따라 상세히 설명해줘야 지시한 사람의 의중대로 일을 처리할 수 있다. 또한, 직원들과의 신뢰도가 중요하다. 신뢰도가 높은 상사의 말은 전달력이 좋을 수밖에 없다. 사람에 대한 신뢰가 낮아지면 이를 높이기 위한 쉬운 방법은 밥을 함께 먹는 것이다. 좋은 사람과 밥을 같이 먹는 것이 가장 쉽게 행복해지는 것이기도 하다. 우리가 기억하는 것에 익숙해지기 때문이다. 익숙함은 곧 반복 또는 회상이다. 상대를 이해하는 것이 익숙해지게 살아가면 좋겠다.

우리는 부모님 덕분에 태어났다. 애당초 목적을 가지고 태어난 것은 아니다. 그러나 목적 없이 사는 것을 주변 사람들은 걱정한다. 삶은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 목적을 가지고 태어나지 않았기에 억지로 목적을 정당화할 필요는 없다. 내 삶의 목적이 아닌 의미를 만들며 살아갔으면 더욱 좋겠다.

최상복 ㈜인포쉐어 이사, 공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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