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협력시대를 열자
교육협력시대를 열자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2.07.21 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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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을 바라보는 시각과 생각이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늘 열린 자세로 의원님들의 의견을 경청하며 소통하도록 하겠습니다.”

지난 14일 울산시의회 첫 시정연설에 나선 노옥희 교육감이 연설 말미에 밝힌 말이다. 앞서 노 교육감은 지난 8일 울산시의회 개원식에 참석한 후 페이스북에 ‘협력과 소통’에 대한 의견을 남겼다.

4년간 교육정책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시의회와의 협력적 관계가 필수적이라며 저부터, 우리 교육청부터 실질적인 소통이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노 교육감은 지난 4일 취임 후 가진 첫 기자간담회에서도 시의회와 울산시에 대한 관계정립이 중요하다는 뜻을 밝히고, 어려운 부분이 있을 것도 예상한다고 말했다.

실제 관계정립이 필요한 모습이 지난 1일 민선8기 취임식날 발생하기도 했다. 이날 오전 9시께 울산시와 지역 단체장들은 함께 모여 현충탑을 참배했다. 그런데 단체장들이 나란히 서 현충탑을 참배하는 모습을 찍은 사진에 노 교육감은 없었다. 시정과 교육이 다를 수 있다지만, 울산시 전체를 놓고 볼 때 노 교육감이 빠진 모습이 좋게 보이진 않았다. 시교육청에 노 교육감이 빠진 이유에 대해 물었더니 “동행 참배를 물었고, 오지 말라는 답변을 받았다”고 했다. 정권이 바뀌는 첫 날, 관계정립이 왜 필요한지 극명하게 보여준 모습이었다.

그동안 울산시정에서 교육이 겉도는 모습을 보여왔다. 전임이나 그 전임에서도 단체장들이 교육에 대해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적은 없었다. 막말로 “교육은 교육청이 알아서 하라”는 소리다. 그런 영향이 전국 최하위 수준 지자체 교육투자액으로 나타났다. 교육투자액은 지방자치단체가 재량에 따라 교육청에 지원한 비법정전입금과 교육시설 개선과 환경개선 사업 등을 위해 지원한 교육경비보조금 등을 합한 것으로 지방자치단체의 교육투자 의지를 가늠하는 지표다.

국회 윤영덕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울산시의 학생 1인당 교육투자액은 30만9천원이다. 이는 부산 26만9천원, 세종시 30만2천 다음으로 전국 17개 지자체 중 15위다. 이 금액은 전국평균 54만2천원에 턱없이 부족하고 특·광역시 평균에도 못미치고 있다. 울산이 교육투자에 인색하다는 뜻이다.

이번 민선8기에선 교육투자액이 확확 늘어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교육에 대한 투자는 울산의 미래와 직결된 문제기 때문이다. 노 교육감은 2기 정책을 아울러 ‘교육도시 울산’을 표방하고 있다. 고등교육기관인 대학이 부족한 상황에서 “무슨 ‘교육도시’냐”고 하겠지만, 이 안에는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고 자는 깊은 뜻이 담겨있다.

최근 몇 년간 울산은 심각한 인구유출 상황을 맞고 있다. 그 이유 중 하나가 교육문제에도 있다. 서울이나 부산이나 정관신도시 등으로 인구유출이 일어난 것은 아무래도 더 나은 교육을 찾아가는 학부모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 학부모들을 울산에 붙잡아 놓을 수 있도록 하는 게 ‘교육도시 울산’의 진의다. 전국 최고 수준 교육환경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노 교육감이 재선한 비결도 여기에 있다. 지난 4년간 울산교육은 인프라와 복지 면에서 눈에 띄게 달라졌다. 교육재정을 투입해 학생과 학부모들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들이 맞춤형으로 전개됐다. 노 교육감이 잘 하고 있다는 여론조사는 항상 상위권을 유지했다. 사실 교육에 대한 투자는 선출직이 할 수 있는 최선의 표밭갈이와 같다. 시정과 교육이 상생 협력할 때 ‘교육도시 울산’은 가까이에 있다. 이번 민선8기에선 ‘교육은 교육청이 알아서 하라’는 소리가 안들렸으면 좋겠다. 단체장과 교육감이 머리를 맞대는 모습을 자주 봤으면 한다.

정인준 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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