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곁으로 다시 돌아온 인도
주민 곁으로 다시 돌아온 인도
  • 김준형 기자
  • 승인 2009.06.28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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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이용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는 수암시장 및 야음시장 애용을 부탁드립니다’

울산 남구 신정현대홈타운 아파트 앞 도로에 내걸린 현수막.

이 아파트 앞 인도와 도로는 지난 2001년부터 기업형 불법 노점상들로 인해 몸살을 앓아왔다. 보행이 불가능할 정도로 많은 노점상들이 인도에 빼곡히 진을 쳤던 것.

그동안 이 일대는 보행자 통행불편 및 사고 위험, 비위생 판매행위, 가로변 환경저해 등 문제와 함께 이로 인한 주민불편 민원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또 단속과정에서 구청과의 마찰과 갈등이 증폭되는 고질적인 문제도 되풀이 됐다.

남구청은 이를 놓고 많은 고심을 했다.

이들 노점상들은 보상과 이전대책을 요구하는 등 생계대책을 마련해주지 않는 한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주장하는 등 극단적인 대치상태도 보였다.

한때 구청은 노점상의 요구조건을 수용할 수 없어 최후의 수단인 행정대집행으로 해결하고자 1차계고장을 발부하기도 했다.

그러나 남구청은 물리적 충돌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난해 초부터 인내를 가지고 현장에서 수차례 접촉하면서 상생하고 협력하자고 대화를 했으며 이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특히 남구청 건설과 직원들이 노점상들을 만나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다 같이 협력하자고 끊임없이 설득하는 등 진솔한 대화가 큰 도움이 됐다.

결국 노점상들은 마음의 문을 열고 지난해 말 250여개 인 노점을 50여개로 줄여 운영해 왔으며 6월 26일 전체 노점을 자진 철거키로 합의했다. 노점상인들은 이날 9년여 동안 도로점용료나 세금도 한푼 내지 않고 장사를 할 수 있었던 것에 대해 감사하는 의미에서 현수막을 걸고는 결국 자리를 걷었다.

이는 2001년 인도와 도로 일부를 점용, 운영해온 지 9년 만의 일이다.

남구청은 신정현대홈타운 금요시장 노점이 자리했던 인도에 화단조성공사를 추진하기로 했다. 이 곳을 향후 사진 및 미술 거리전시회 등을 통해 걷고 싶은 거리로 지정하겠다고 한다. 구청의 끈질긴 노력으로 인도가 본연의 모습을 되찾아 지역주민들 곁으로 다시 돌아온 것이다.

/ 김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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