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상징 조형물을 세운다는데
울산 상징 조형물을 세운다는데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09.06.22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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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역 광장과 신·구 삼호교 사이 내오산로 입구에 울산을 상징하는 조형물 2개가 들어선다. 울산역은 울산의 관문이기 때문에 선택됐고 내오산로는 태화강 생태공원과의 조화를 겨냥해 입지로 삼았다고 한다. 울산시는 이달 중에 환경 조형물 디자인 공모를 실시하고 9월에 작품 심사를 거쳐 대상 1점을 선정, 내년 상반기까지 이 2곳 중 한곳에 설치할 계획이란 소리도 들린다.

그런데 이런 조형물 설치계획을 발표하면서 시 관계자가 한 말이 유독 주의를 끈다. ‘환경조형물은 시민들에게 자긍심을 심어주고 외지인들에게 울산을 상징적으로 알리는 것이기 때문에 규모와 내용면에서 상당히 까다롭게 심사가 진행될 것’이라고 한 말이 바로 그것이다.

시민들에게 자긍심을 심어주려면 이런 조형물 설치 계획이 공공연히 알려져 모두들 그 내용에 대해 알고 설왕설래해야 마땅하지 않은가. 하지만 작금의 상황은 전혀 딴 판이다. 관계자와 언론 매체 일부를 제외하고 이 사실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 게다가 이달 말까지 디자인 공모를 마감한다면 미리부터 이 부분에 관심을 갖고 대비한 전문직업인이 아닌 한 알 턱이 없는 계획이다.

지금까지 울산지역에서 이뤄진 조형물 설치관행이 또 다시 답습되고 있는 상황이다. 겉으론 범지역민 참여 운운하면서 실제론 관련자 일부가 전체를 주물락 거리는 행태가 재현되고 있는 것이다. 작품 1점당 수억 씩 하는 조형물을 몇몇 사람이 좌지우지 한다면 그것은 애당초부터 울산의 상징물이 될 수 없다. 시 관계자가 한 말 중 “규모와 내용면에서 상당히 까다롭게 심사가 진행될 것”이라고 한 부분도 지역민 전체가 그 실천 여부를 지켜 봐야 할 부분이다. 이전에 있었던 일부 기초자치단체들의 조형물 공모과정에서 그 폐해를 익히 본 터라 이런 말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응모작가의 참여자격을 대폭 높이고 심사위원 선정을 최대한 투명하게 해야 작품의 질도 높일 수 있고 작품선정 후의 잡음도 없앨 수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그간의 시행착오를 통해서 잘 알고 있다. 그러기에 이번 환경조형물 설치는 시민 모두가 그 과정을 지켜보고 간섭해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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