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문폴’-달이 지구를 떠나지 못하는 이유
영화 ‘문폴’-달이 지구를 떠나지 못하는 이유
  • 이상길
  • 승인 2022.03.31 22: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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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문풀'의 한 장면.
영화 '문폴'의 한 장면.

 

사실 ‘달(Moon)’은 정체가 많이 수상하다. 일단 지구를 도는 위성으로서 크기가 지나치게 크다. 천문학자들에 따르면 저런 크기의 달이라면 지구와의 인력 작용으로 서로 벌써 충돌했어도 이상할 게 없다고 한다. 다만 달의 내부가 비어 있어 질량이 보기보다 크지 않다면 지금 같은 상황이 가능하다는 것. 정말 달은 내부가 비어있는 걸까?

더 이상한 건 지구에선 달의 뒷면을 볼 수가 없다는 거다. 그러니까 달은 공전주기와 자전주기가 같아 지구 어디에서도 달의 뒷면은 볼 수가 없다. 아니 잠깐만! 어떻게 공전주기와 자전주기가 같을 수가 있지? 그래서 지구에 뒷면은 늘 숨긴다고? 누가 인위적으로 설정을 하지 않고서야 어떻게 그럴 수가 있을까? 또 달은 그 뒷면에 무엇이 있길래 지구인들에게 보여주지 않는 거지? 혹시 외계인의 숨겨진 기지가 있는 건 아냐? 아니면 어차피 지구와 어울리지 않는 크기인 만큼 내부가 텅텅 비어있다고 가정했을 때 달 자체가 외계인에 의해 만들어진 인공구조물 같은 건 혹 아닐는지. 그리고 그 안에서 외계인들은 늘 우리 지구인들을 감시하고 있는 건 또 아닐까. 에잇! 그렇다면 직접 확인하면 되지.

실제로 미국 NASA(항공우주국)는 지난 1969년 7월 20일 유인 우주선인 아폴로 11호를 달에 보냈고, 다행히 갖다 온 우주비행사들로부터 그런 이야기는 없었다. 그런데 이상한 건 그 뒤로 인류의 과학기술은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했지만 아폴로 11호 이후 더 이상 달에 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아니 왜?

이처럼 달에 대해 수상한 점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해서 재난영화의 귀재인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은 상상력을 조금 보태 이번 영화 <문폴>에서 달을 아예 ‘인공구조물’로 단정지어버린다. 그러니까 지구의 위성으로는 지나치게 큰 달이 사실은 인공구조물이었고, 어떤 이유로 달이 궤도를 이탈해 지구로 떨어지면서 벌어지는 재난을 다루고 있다.

그렇다면 달은 대체 누가 만들었을까? 하지만 영화 속에서는 누가 만들었는지 보다 지구의 위성으로 달의 존재 이유가 더 중요하다. 왜냐? 그 이유는 바로 ‘사랑’이었기 때문. 엥? 사랑이라니? 달의 존재 이유가 지구를 사랑하기 때문이라고? 그게 말이 돼?!

아니 잠깐만. 생각해보니 안 될 건 또 없네. 그렇잖은가. 우리도 누군가를 사랑할 땐, 특히 그게 짝사랑일 땐 달이 지구를 일정한 궤도로 돌듯이 그 사람 주변을 맴돌게 된다. 좋아하는 마음에 멀어지는 건 싫고, 다가서면 다칠까봐 겁나 지구를 도는 달처럼 원심력과 구심력(만류인력, 중력)이 균형을 이룬 채 끊임없이 돌고 돈다. 또 부끄러운 뒷모습은 그 사람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다. 달이 지구에게 뒷모습을 보여주지 않듯이.

그럼 달은 왜 지구를 향해 용기를 내지 못하냐고? 정작 지구는 태양을 사랑하고 있다는 걸 잘 알고 있는 거지. 그렇게 지구는 달의 마음은 외면한 채 멀리 태양만을 바라보며 일정한 궤도로 돌고 돈다. 어디 지구뿐인가? 수성, 금성, 화성, 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도 비슷한 처지다. 모두 일정한 궤도로 태양 주위를 맴돈다. 그리고 태양이 인기가 많은 건 그가 빛을 내뿜는 스타(Star:별, 항성, 태양)이기 때문이 아닐까. 인간세상에서 영화배우든 가수든 톱스타들이 팬들을 몰고 다니듯 말이지.

한편 이 태양계, 아니 어쩌면 이 우주 전체에서 유일하게 생명이 넘치는 푸른 행성일지도 모르는 잘난 지구는 왜 태양에게 용기를 내지 못하는 걸까? 흠. 어쩌면 그건 이런 이유가 아닐는지. 바로 태양과 수성이 사귀고 있다는 걸 알고 있는 거지. 은행나무가 가장 가까이 있는 나무와 짝을 짓듯이 태양은 자신과 가장 가까운 수성과 오래 전에 짝을 지었던 것. 태양은 자신의 뜨거움을 온몸으로 감내하며 곁에 붙어 있으려는 수성에게 감동을 먹었던 거야. 어차피 사랑은 희생이니까. <문폴>에서 인공구조물을 만든 그들과 달의 추락으로부터 지구를 구하려 했던 주인공들이 그랬던 것처럼 말이지.

그랬다. 에로스든 플라토닉이든 우리가 평생 사랑을 하며 살아가듯 우리 태양계도 50억년 가까운 시간 동안 밀고(원심력) 당기기(구심력)를 하며 연애 중이었던 거다. 물론 공감하거나 말거나.

2022년 3월 16일 개봉. 러닝타임 130분. 이상길 취재1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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