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소도 소비자 특성 파악해야 살아남는다
주유소도 소비자 특성 파악해야 살아남는다
  • 김기열 기자
  • 승인 2009.06.14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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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제품가격과 원-달러 환율의 동반 강세에 따라 지난주부터 국내 주유소의 휘발유 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기 시작하고 있다.

울산지역도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가격이 ℓ당 1천600원을 돌파하는 등 큰 폭으로 상승했다.

이처럼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뛰는 휘발유 가격만큼 서민들이 느끼는 고통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서민들은 집 근처나 자신이 자주 다니는 곳의 주유소 가격을 꼼꼼히 비교해 10원이라도 싼 주요소를 찾아 기름을 넣고 있다. 이런 분위기에 편승 최근 대형할인마트 등에서 주변보다 100원 가까이 싼 가격으로 운영하고 있는 셀프주유소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처럼 대형마트들이 주유사업에 뛰어들어 큰 인기를 끌면서 매장 매출액도 덩달아 상승하는 1석2조의 효과를 누리고 있는 반면에 인근 주유소들은 매출 급감으로 위기를 맞고 있다. 대형마트의 주유사업 겸업은 일종의 상도를 위반한 행위로 인근 주유소들의 경영을 위태롭게 하는 큰 부작용을 낳고 있다.

마트 주변의 한 주유소 사장은 “생계로 주유소를 운영하는 업주들과 미끼상품으로 기름을 파는 대형마트가 어떻게 경쟁이 되겠느냐”고 하소연한다.

그러나 주유업자들의 불만이나 하소연은 서민들의 가슴속에 파고들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 국내주유소들은 국제유가가 오르면 곧바로 휘발유 가격을 따라 올린 반면 국제유가가 내릴 경우는 더디게 휘발유 가격을 내리는 등 평소 소비자들로부터 불신과 불만의 대상이 돼 왔다. 또 소비자들이 무엇을 요구하는지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체 획일화된 서비스만 제공해온 결과다.

대형할인마트의 셀프주유소가 보여주고 있는 것처럼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다소 불편함이 있더라도 주변보다 저렴한 주유소를 원하고 있다. 미국과 독일에서는 셀프주유소가 90%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이웃인 일본도 5천여개나 있는 것에 반해 국내에서는 두 자리 숫자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앞으로 국내 대부분 대형할인마트에서 주유사업을 펼칠 것이란 기사가 흘러나오고 있어 주유업자들의 위기는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며, 이는 평소 소비자 관리에 소홀해온 ‘자업자득’의 결과다.

/ 김기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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