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온 지방선거, 대선 네거티브 재연 없어야
다가온 지방선거, 대선 네거티브 재연 없어야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2.03.10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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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실시된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에게 신승을 안겨줬다. 10일 오전 개표율 100% 기준으로 윤 당선인의 득표율은 48. 56%,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47.83%를 각각 기록했다.

지난해 11월 5일 여야 대선후보 대결 구도가 최종 확정된 이후 4개월 여 ‘일전불퇴’의 승부를 벌인 결과다. 두 사람의 표차는 24만7천여표, 득표율 차는 0.73%p에 불과했다. 민심이 딱 절반으로 쪼개진 것으로, 국론이 극명하게 분열됐다는 뜻이기도 하다.

20대 대선 공식 선거운동 초반부터 네거티브 언어가 선거를 지배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신천지 압수수색 거부’ 의혹을 거론하며 “작년 대구에서 주술·사교 집단이, 신천지가 감염을 확대할 때 누군가는 압수수색을 거부하면서 방역을 방해하고 사적 이익을 취했다”며 윤 후보를 정조준했다.

윤 후보는 문 대통령과 여당을 히틀러나 무솔리니 같은 파시스트에 빗대면서 “자기 죄는 덮고 남은 짓지도 않은 죄를 만들어서 선동하고, 이게 원래 파시스트들 그리고 공산주의자들이 하는 수법”이라고 공격했다. 선거전이 시작되면 으레 네거티브 공방, 진흙탕 싸움이 있었지만, 이번 대선은 그 도를 넘어섰다. 인물 대결은 없고, 진영 대결로만 치달은 선거전 때문일 것이다. 진영 대결이 극심할수록 양측은 자기 편을 결집하는 가장 손쉬운 방법으로 네거티브 전략을 쓰기 마련이다. ‘너를 죽이지 않으면 내가 죽는다’는 사생결단 선거가 판을 친다. 이번 대선이 그랬다.

대선 결과가 나온 지 불과 하루도 지나지 않아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로 대선의 열기가 지방선거로 급격히 옮아가고 있다. 6월 1일 치러지는 지방선거가 불과 80여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선거 도전자들이 유권자에게 자신을 알릴 수 있는 기간이 너무 짧은 조급함의 발로다.

예년 같으면 지방선거 출마자들이 설 명절을 전후로 출마선언을 하고 예비후보 등록을 하고 일찌감치 얼굴알리기에 나섰다. 선거법에서 지방선거일 120일 전 (시·도지사)예비후보에 등록하면 현수막 걸기 등 자신을 알릴 수 있는 선거운동 범위가 넓어지는 효과가 있었다.

그러나 5년마다 12월에 치러지던 대선이 지난 탄핵 정국으로 인해 3월로 바뀌면서 올해의 경우 지방선거와 시기가 겹치면서 각 정당이 대선에 집중하라고 지침을 내리면서 개인 선거운동을 금지했다.

이 때문에 그동안 바짝 움츠렸던 지방선거 도전자들이 대선이 끝나자마자 출마 선언과 예비후보 등록이 봇물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실제 10일 올산시장에 도전하는 인사들이 출마 기자회견과 예비후보 등록이 잇따랐다. 이번 주말·휴일을 지나고 다음 주에는 또 다른 도전자들의 출마선언이 줄줄이 예고돼 있다. 이처럼 지방선거 열기가 용광로처럼 달아오르면서 대선에서 보았던 네거티브 선거전이 재연되지나 않을지 우려스럽다. 유권자에게 다가설 수 있는 시간은 짧고, 정책마저 내놓을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든다면 자연 상대 흠집내기에 눈을 돌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방선거 주자들에게 당부한다. 시간에 쫓기지만 사생결단식의 네거티브 선거전을 벗어나 지역의 미래를 위한 비전과 메시지, 정책으로 유권자에게 다가가야 한다. 그래야 대선에서 보인 민심을 둘로 쪼개는 갈등과 분열을 불러오지 않는다.

박선열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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