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3회 전국체전의 성공개최를 바라며 (上)
제103회 전국체전의 성공개최를 바라며 (上)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2.02.22 2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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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체전이 오는 10월 7~13일 일주일간 울산에서 열린다. 2005년 제86회 전국체전을 개최한 이후 17년 만이다. 그동안 체육의 주변환경과 전국체전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뀌었다. 2016년 전문체육회와 생활체육회가 통합되었고, 그렇게 태어난 통합체육회는 지난해 국민체육진흥법에 따라 특수법인으로 거듭났다.

체육계가 성적만 쫓다 보니 고 최숙현 선수의 사망과 같은 안타까운 사건이 일어났고 이를 계기로 인권과 성폭력, 갑질과 괴롭힘이 공론화·표면화되기도 했다. 그에 따른 반성으로 ‘일등이 아닌 인권’, ‘스포츠 강국에서 스포츠 선진국으로’라는 목소리가 커졌다. 거기다 코로나 대유행까지 겹치면서 엘리트 체육 육성 시스템은 붕괴·고사 위기에 놓이게 되었다. 지난해 열린 제102회 경북 구미체전은 코로나 사태로 고등부만 열리는 ‘반쪽 대회’로 전락하기도 했다.

울산시와 울산시체육회는 1997년 광역시 승격 이후 울산에서 두 번째로 열리는 제103회 전국체전의 성공개최를 위해 17년 전 제86회 전국체전의 공과를 면밀하게 분석하고 있다. 코로나 사태로 취소와 연기를 거듭하다 3년 만에 열리는 정상적 대회인 만큼 빈틈을 보여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2005년 제86회 울산 전국체전의 의의와 성과

2005년 9월 8일 울산 성화 채화단은 금강산 삼선암에서 ‘북의 불’을 채화한 다음 온정각에서 금강산호텔까지 채화단 245명 전원이 참여한 가운데 ‘릴레이 봉송’ 이벤트를 가졌다. 이는 당시의 남북 화해 분위기 덕분에 가능한 일이었다. 태풍 ‘나비’의 영향 속에서도 북에서 채화된 성화는 7번 국도를 따라 남북을 오간 끝에 9월 9일 시청광장 성화로에 무사히 안치되었다.

9월 28일에는 동해안 동해-1 가스전에서 채화한 ‘희망의 불’의 불씨를 안전 램프에 담아 헬기 편으로 시청광장 성화로에 안치했다. 10월 7일에는 강화도 마니산 참성단에서 ‘남의 불’을, 10월 10일에는 간절곶에서 ‘울산의 불’을 각각 채화했다. 모두 네 곳에서 채화해 온 성화를 한 곳으로 모으는 성대한 합화식을 10월 12일 시청광장에서 시민들과 함께 가짐으로써 울산에서 처음 갖는 전국체전 개최 소식을 전국에 알렸다.

제86회 전국체전의 예산은 당시로서는 엄청난 1천423억원이었다. 올해 제103회 체전의 예산이 770억원 규모이니, 17년 전 예산이 그 정도라면 의아해할 만도 할 것이다. 이는 체육 기반시설 확충에 막대한 예산이 들어갔기 때문이었다.

메인스타디움인 종합운동장 신설에 756억원을 투입했다. 처음엔 256억원으로 개·보수를 계획했는데 타당성 조사에서 문제가 생겨 500억원을 더 들여 신축하게 되었다. 문수실내수영장에 245억원, 문수양궁장에 120억원이 들어갔고 문수 테니스장·인라인롤러스케이트장·실내사격장·궁도장 등의 신설에 100여억원이 소요되었다. 2002년 월드컵 개최로 울산의 축구인프라가 새로 갖추어졌듯 2005년 제86회 전국체전은 울산체육 전반의 기반시설을 획기적으로 갖추거나 새로 단장하는 계기가 되었다.

1997년 광역시 승격 후 울산에서 처음 열린 제86회 전국체전에 시민들은 지대한 관심과 열화와 같은 성원을 보내 주었다. 만년 하위권을 면치 못하던 울산은 회원종목단체와 지역 체육인들이 합심하고 개최지의 이점을 최대한 활용한 덕분에 종합 4위, 성취상 1위를 차지해 울산체육의 발전 가능성을 확인시켜 주었다.

종목별로는 씨름이 종합 1위를 차지했고, 축구·야구·테니스가 종합 2위로 선전했다. 그러나 메달 성적은 16개 시·도 중 14위에 머물러 얇은 선수층과 대학부 선수 부족의 한계를 실감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연계육성의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울산체육의 중장기 발전계획 수립의 토대가 이때 마련되었다.

‘화합참여, 알뜰실속, 문화관광, 통일번영’이라는 목표 아래 열린 제86회 울산체전은 시민의 단합된 힘으로 지역경제 활성화 기반을 마련하고 고용 창출에도 크게 기여한 대회였다. 또 산업도시에서 친환경생태도시로 탈바꿈하는 모습을 전국에 홍보하고 역사와 문화, 빼어난 자연이 어우러진 울산의 참모습을 전국에 선보인 ‘성공대회’이기도 했다. ▶下편으로 이어짐

오흥일 울산광역시체육회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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