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감자’ 홍명고
‘뜨거운 감자’ 홍명고
  • 하주화 기자
  • 승인 2009.06.04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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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고가 ‘뜨거운 감자’다.

그렇지 않아도 배정 불만으로 인해 비선호학교 블랙리스트에 이름이 오른지 오래였다.

게다가 최근 울산의 고교배정 방식 개선에 있어 ‘걸림돌’로 낙인찍히면서 ‘삼키기도, 뱉기도 힘든’ 뜨거운 감자가 돼버린 것.

울산교육청이 전학이 불가능한 현행 단일학군의 폐단을 개선하기 ‘다(多)학군제’ 도입을 추진했지만 시교육위원회가 ‘홍명고’ 대책을 학군제 조정의 선결과제로 요구하면서 학교는 ‘골칫거리’로 부각 됐다.

울산지역 고교생의 전학 여부가 뜻하지 않게 홍명고의 향방에 맡겨져 버린 탓이다.

결국 홍명고에게는 선호도를 개선을 위한 자구책 마련이라는 숙제가 남겨졌다.

그러나 학교 측의 역할에도 한계는 있다.

사립학교 문제의 근본적인 책임은 주인인 재단에 있지만, 관선이사가 운영을 대신 맡고 있는 현재 형편상 혁신을 기대하기 힘들고 책임을 묻기도 어렵기 때문.

또 특단의 대책으로 거론돼 왔던 ‘이전’을 실천하는데도 ‘정 이사체제 하에서’라는 전제 조건이 필요하다.

그래서 최근 학교를 되찾겠다는 설립자의 움직임에 주목할 수밖에 없다. 이 학교는 설립자가 학교체육관 공사비 과다계상 등에 대한 변상처분을 이행하지 않아 임시이사체제로 전환된 지 무려 9년째를 맞고 있다.

그런데 최근 설립자가 ‘대물변제’ 하겠다고 나서면서 급반전되나 싶더니, 임시이사들이 이를 ‘보이콧’하면서 상황은 제자리걸음을 해왔다.

변제 물건이 변상금 가치에 미달된다는 게 사유였다.

그러나 이면에는 학교를 둘러싼 ‘인적 갈등’이라는 표면화되지 않은 원인이 있다는 게 일각의 시각이다.

당시 학교운영 비리에 대한 형사고발과 감사요구를 주동했던 교사들에 대해 설립자가 ‘으름장’을 놓았으며, 신분 불안감을 느낀 이들이 설립자의 복권을 막기위해 2중, 3중의 방화벽을 치고 있다는 게 요지다.

여기서 일부 교사들과 이념을 같이하는 임시이사장과 설립자간 갈등이 커졌다는 것.

상황이 이렇다보니 이들 간 염증이 곪아터지기 전까지는 학교 정상화가 불가능하다는 말도 나온다. 그토록 불복하더니 이제와서야 학교를 되찾겠다는 설립자와 이를 막으려는 학교 측의 유치한 실갱이가 울산 고교생의 전학을 막고 있다면 비약일까.

오는 16일 설립자의 변제건을 다루는 학교측의 임시이사회가 열린다. 앞으로 이 같은 소문을 일축하고 홍명고의 내홍이 전체 교육정책에 걸림돌로 이어지지 않게 하기 위해 양측은 머리를 맞대야할 것이다.

/ 하주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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