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김장철, 척추관절 건강 주의보
돌아온 김장철, 척추관절 건강 주의보
  • 김보은
  • 승인 2021.11.29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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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들병원 최경보 신경외과 전문의올해 10명 중 6명 “직접 김장 담근다” 응답재료 손질은 식탁서, 배추 옮길 땐 둘이서옷 여러 겹 입고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예방
울들병원 최경보 부원장(신경외과 전문의)이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울들병원 최경보 부원장(신경외과 전문의)이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매년 김장철이 지나면 허리, 무릎, 손목, 어깨 등에 통증을 호소하며 병원을 방문하는 주부들이 많아진다.

김장 시 주부들의 척추관절을 지키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울들병원 최경보 부원장(신경외과 전문의)과 알아본다.

◇ ‘김장배추 한 망 12㎏’ 주부들 허리통증 호소

추워진 날씨와 함께 겨울을 준비하는 김장철이 돌아왔다. 해마다 이맘때면 주부들은 김장 준비로 마음이 바빠진다. 요즘은 김치를 사 먹는 가정도 적지 않지만 아직도 직접 김장을 담그는 주부들이 더 많기 때문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올해 ‘김장 의향’에 대해 절반 이상인 63.3%가 직접 김장을 담근다고 답했다.

김장 시 주부들이 가장 많이 통증을 호소하는 부위는 허리다. 김장은 무거운 김장 재료들을 이리저리 들고 옮기며 딱딱한 바닥에 장시간을 앉아서 하는 일이 많아 허리에 부담이 크다.

바닥에 앉은 자세는 서 있는 자세보다 체중의 2~3배에 달하는 무게가 허리에 전달된다. 김장을 주로 담그는 40~50대의 중년 여성의 경우, 허리디스크가 퇴행성 변화로 인해 이미 약해진 상태라 바닥에 오래 앉아있으면 허리통증이 더욱 심해진다.

뿐만 아니라 김장재료를 버무리기 위해 상체를 앞으로 구부리면 척추 뼈 사이의 디스크가 뒤쪽으로 튀어나와 신경을 압박해 허리와 다리에 통증이나 저림 증상이 더욱 심해진다.

이에 따라 되도록 재료 손질은 식탁에서 하고 부득이하게 바닥에 앉아서 해야 할 경우 등받이가 있는 의자를 사용하거나 벽에 등을 기대 허리를 펴고 작업하는 것이 좋다. 혈액순환을 위해 다리를 중간 중간 펴 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김장을 하다 보면 배추, 무, 갖은 양념 등을 옮길 일이 많다. 보통 김장철 배추 한 망의 무게는 12kg 정도다. 그런데 이같이 10kg 이상 되는 무거운 배추 망을 혼자 들다가는 허리를 다칠 위험이 있다. 최소 2명 이상 무거운 짐을 들면 허리 부담을 최대 80%까지 줄일 수 있어 함께 나눠 드는 것이 바람직하다.

바닥에 놓인 김장재료를 들어 올릴 때는 선 자세에서 허리만 숙여 들어올리기보다는 한쪽 무릎을 굽히고 앉은 자세에서 두 손으로 물건을 최대한 몸에 밀착시킨 다음, 다리에 힘을 주고 천천히 일어서야 허리통증을 예방할 수 있다.

상황에 따라 혼자 물건을 옮겨야 한다면, 바퀴가 달린 운반 카트를 이용하고, 조금씩 나눠 여러 번에 걸쳐 옮기는 방법을 권한다.

◇ 이른 새벽 아닌 아침식사 후 몸 데운 뒤 김장 시작해야

김장하는 날의 날씨도 중요하다. 쌀쌀한 날씨에는 근육이 굳어 몸의 유연성이 떨어지고, 혈관이 수축되면서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이뤄지지 않는다.

이때 과도하게 움직이거나 갑작스럽게 무거운 짐을 들 경우 척추관절에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새벽 일찍부터 김장을 시작하기보다 아침식사 후 따뜻한 차를 한잔 마시고 몸을 데운 다음 시작해야 한다.

김장할 때는 두꺼운 옷 한 벌보다는 얇은 옷을 여러 벌을 겹쳐 입고 목만 따뜻하게 해도 체온을 3~5도 높일 수 있다. 목 티를 입거나 목도리를 두르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수십 포기의 김장을 하는 과정에서 오랜 시간 같은 자세로 있으면 관절이 굳어져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김장하는 중간 중간 한 번씩 자리에 일어나 허리를 젖히거나 무릎을 가볍게 구부렸다 폈다, 목 어깨 돌리기 등 스트레칭을 해줘야 한다. 이때 너무 격한 동작을 하면 오히려 충격이 갈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김장 후 나타나는 척추관절 통증은 대부분 일시적인 경우가 많다.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것이 피로회복에 도움이 되며 사우나를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통증이 있다면 온찜질을 해 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하지만 김장 후 계속되는 가사나 제대로 쉬지 못하면 만성통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통증이 일주일 이상 지속된다면 바로 병원을 찾아 본인의 척추관절의 상태를 체크해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정리=김보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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