쪽물 / 양향숙
쪽물 / 양향숙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1.11.25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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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물 / 양향숙
 
반백 년 함께 한

가을 하늘 닮은 친구들

 

닮은 듯 다른 빛깔과 무늬라도

바탕은 하나

 

아직은 덥다고 느꼈는데, 벌써 가을도 다 지나서 은행잎 거리를 뒹굴고 첫눈 내린다는 소설입니다. 쪽빛 하늘 한번 쳐다볼 기회를 상실한 나는 양향숙 시인의 디카시 ‘쪽물’을 감상하며 가을 여행 한번 하지 못한 아쉬운 마음 달래봅니다.

반백 년 함께한 가을 하늘 닮은 친구들과 여행 가서 쪽물 염색 체험을 했다는 작가의 말에서, 쪽물 든 작품들이 닮은 듯 다른 빛깔과 무늬라도 바탕은 하늘빛 하나라는 언술에서, 행복이 가득 넘쳐났을 여행을 상상해 보며 댓글로 올라온 글 또한 작품으로 읽혀 몇 가지 옮겨봅니다.

“쪽물이 단물로 보입니다 / 하늘을 조각 내서 매단 것 같기도 하고요”_이현영 작가, “같은 말 듣고도 다르게 살던 친구들 / 오늘은 하늘 물 걸치고 재잘거리네”_오정순 작가, “50년 지기의 친구도 / 그 친구들이 / 가을 하늘 닮은 것도 / 잘 물든 쪽빛도 / 영상과 어우러진 / 디카시도 /다 부럽습니다.”_김석윤 작가. 위의 세분 작가의 댓글만 읽어봐도 뛰어난 디카시라는 것을 알 수 있고 김석윤 작가의 말처럼 저도 부럽기만 합니다.

계절은 춥고 건조한 겨울로 옮겨가고 올해도 한 달밖에 남지 않아 세월의 빠름을 더욱 재촉합니다. 위드 코로나 시대라고는 하지만, 신규 확진자가 더 많이 발생해서 더욱 조심해야 하는 불확실성의 시대에 디카시를 아는 우리는 양향숙 시인의 ‘쪽물’과 같은 좋은 디키시를 읽으며 삶의 여백을 풍족하게 채워나갈 수 있어 행복합니다. 글=이시향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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