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밥 먹으니 좋아… 문 닫는 일 없길”
“같이 밥 먹으니 좋아… 문 닫는 일 없길”
  • 김원경
  • 승인 2021.11.22 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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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북구 경로식당 7개월 만에 문 열어칸막이 너머 안부 물으며 미소 만발타 구·군, 추이 살핀 후 운영 결정민간무료급식소, 후원자 줄어 울상
22일 울산시 북구노인복지관 어르신행복식당이 ‘위드 코로나’ 속 7개월만에 문을 열고 운영을 재개했다. 	최지원 기자
22일 울산시 북구노인복지관 어르신행복식당이 ‘위드 코로나’ 속 7개월만에 문을 열고 운영을 재개했다. 최지원 기자

 

“오랜만에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22일 오전 11시 30분께 울산시 북구노인복지관 경로식당이 오래간만에 어르신들로 북적였다. 지난 4월께 20일간 문을 연 후 7개월 만이다.

테이블 가림막과 40명 인원 제한 등 사회적 거리두기는 여전했지만, 어르신들은 투명한 가림막을 사이에 두고 서로의 안부를 물으며 웃음꽃을 피웠다.

돈가스와 무생채, 시레기국, 마늘쫑 등 하나같이 입맛에 딱 맞았다는 윤호병(88) 어르신은 “혼자 살다보니 이렇게 같이 먹는 밥맛이 참 좋을 수가 없다”면서 “이제는 문 닫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무료급식이 오늘 첫 끼라는 경해영(67)씨는 “혼자 먹는 집 반찬은 주로 김치, 시래기로 하루 한 끼만 먹을 때도 많다”면서 “오랜만에 따뜻한 밥 잘 먹었다. 내일은 야채, 우유도 나왔으면 좋겠다”고 웃어보였다.

이날 북구노인복지관 경로식당에는 무료급식 대상자 160명 중 84명의 어르신이 다녀갔다.

북구는 코로나19로 대체식 지원이 장기화되면서 어르신들의 영양 불균형이 우려됨에 따라 이날부터 예방접종 완료한 60세 이상 저소득 어르신을 대상으로 경로식당 운영을 재개했다.

복지관 직원은 “경로식당은 식사뿐만 아니라 저소득 어르신들의 매일 방문을 통한 건강 체크까지 가능해 의미가 크다”면서 “주 2회 대체식이 나가긴 했지만, 다시 따뜻한 밥 챙겨드릴 수 있게 됐다. 문의가 많은 만큼 일반까지 확대도 검토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이처럼 울산에서 지자체가 운영 중인 경로식당은 총 36곳으로 코로나 이전 하루 평균 이용자만 6천800명이다. 하지만 지난해 코로나 발발로 휴관과 재개를 반복, 2여년간 운영이 중단되면서 대체식(도시락) 전환에, 수혜대상은 절반으로 줄었다.

지자체가 지원하는 저소득층 1명당 급식비는 2천500원인 반면 레토르트 식품 위주의 대체식은 3천500원~5천원선. 경비 차이가 있다 보니 대체식 제공에도 한계가 뒤따랐다.

울산시 관계자는 “지난 4월 중구(11곳) 전체에 이어 북구 2곳이 운영을 재개했다”면서 “시노인복지관은 코로나 지속 상황에 다음달 17일부터 겨울방학인 만큼 내년 1월께 문을 열 예정이다. 2천500원가량의 식비단가는 내년부터 3천원으로 올릴 계획도 있다”고 전했다.

이외 울주군은 이달 말 경로식당(6곳) 운영재개를 준비하고 있으며, 남구(7곳)와 동구(6곳)도 좀 더 추이를 살핀 후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민간이 운영하는 무료급식소는 어르신들의 3차 접종이 끝날 무렵인 내년 봄께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문을 열어도 코로나 장기화로 인한 개인후원자 감소로 운영난이 우려되고 있다.

밥퍼(중구), 천사무료급식소(남구) 관계자 등은 “코로나 장기화 속 경영난으로 자영업자들이 줄면서 개인 후원금이 예전의 반토막 수준”이라며 “부모님 기일, 자녀 생일 등 가족의 기념일을 의미 있게 보내기 위해 후원하는 가족들이 있다. 30만원이면 어르신 100명의 한끼 제공이 가능하니 시민들의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김원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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