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기획]울산형 예술교육 이렇게 한다
[교육기획]울산형 예술교육 이렇게 한다
  • 정인준
  • 승인 2021.11.22 2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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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배워 진로선택까지… 1학생 1예술교육 실현 목표국영수에 밀린 예술교육, 2015 교육과정 개편서 재조명학생동아리 집중 지원… 소질 찾아 꿈 펼칠 교육환경 조성
동평초등학교 학생들이 울산학생교육문화회관 공연장에 섰다. 동평초는 1학생 1예술교육을 통해 오케스트라와 합창단을 운영하고 있다.
동평초등학교 학생들이 울산학생교육문화회관 공연장에 섰다. 동평초는 1학생 1예술교육을 통해 오케스트라와 합창단을 운영하고 있다.

- 울산 남구 삼산고등학교에는 매주 수요일 방과후에 다른 학교에서 미술 20명, 음악 20명 등 총 40명의 학생들이 공부하러 온다. 이 학생들은 일반고에 진학했으나 예술을 전공하고 싶은 학생들이다. J여고 2학년 A양은 “중학교 때부터 음악을 하고 싶었는데 이런저런 이유로 일반고로 진학할 수 밖에 없었다”며 “정규과정 이후 내가 하고 싶은 음악을 배울 수 있어 너무 좋다”고 말했다.

삼산고는 지난해 9월부터 예술거점학교 수업을 시작했다. 예술중점학교와 다른 것은 A양처럼 다른 학교 학생들이 삼산고를 찾아와 교육과정 수업을 들을 수 있다는 것이다. 울산에서는 유일한 예술거점학교로 ‘작은 예술고’ 역할을 한다. 수업은 1·2학기 총 36시간을 한다. 예술교육 담당 박은희 교사는 “수업수요 조사를 하면 2~3배가 넘는 경쟁률을 보이고 있다”며 “지난해 수업을 들었던 2학년 학생들이 올해 미술과 음악 전공으로 대학에 진학하고 있다”고 밝혔다.

- 울산 동평초등학교가 지난 17일 오후 5시, 울산학생교육문화회관에서 ‘제8회 드림오케스트라 정기연주회’를 개최했다.

1학년부터 6학년까지의 학생들로 다양하게 구성돼 있는 드림오케스트라의 공연 프로그램은 6학년 학생들로 이뤄진 합창단의 특별출연으로 더욱 풍성하게 공연됐다.

드림오케스트라 학생들은 중구 약사동에 위치한 울산학생교육문화회관의 소원홀(대공연장)에서 연주곡 ‘학교 가는 길’, ‘아프리칸 심포니’외 2곡으로 지금껏 갈고 닦은 실력을 뽐냈다. 합창단 학생들 역시 ‘미운 오리의 날개’ 외 1곡을 부르며, 친구와 함께 하모니를 만들어냈다.

학교로 찾아가는 공연 ‘우리아이 예술놀이터’를 통해 학생들의 예술감성을 높여주고 있다.
학교로 찾아가는 공연 ‘우리아이 예술놀이터’를 통해 학생들의 예술감성을 높여주고 있다.

국·영·수·과에 밀린 예술교육이 교육과정의 주연은 아니더라도 조연으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학생들의 다양한 진로선택 중에서 예술교육을 더 이상 소홀이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예술교육은 2015년 교육과정 개편에 따라 미래 사회에 필요한 심미적 감성 역량과 예술적 소양을 기를 수 있는 ‘예술보편교육’으로 추진되고 있다. 예술보편교육은 국정과제기도 하면서 노옥희 교육감의 공약사항이기도 하다.

울산시교육청은 2019년 1학생 1예술교육 강화를 기조로 지난해 학생예술체험 활동 확대, 올해는 예술교육 인프라 충족으로 예술교육 정책을 추진했다.

전체적인 흐름을 보면 저학년부터 고학년까지 하고 싶은 예술교육을 쉽게 접하며, 심화교육까지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이를 위한 예술교육 인프라도 대폭 확충시키는 것이다.

시교육청은 부족한 수업시간을 보충하는 학생동아리활동을 적극 지원하고 있으며 외부강사 초빙 등 동아리 활동의 질을 높이고 있다. 또 학교마다 미술실, 음악실 등 다양한 예술교육 공간을 확보할 수 있도록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시교육청의 학교예술교육 지원사업을 보면 △예술이음연구학교 1교 △예술드림거점학교 7교 △예술중점학교 1교 △학교동아리(오케스트라 14교·연극 5교·뮤지컬 5교·미술 4교·악기교육 3교) △악기뱅크 40교 △합창 37교 △교내갤러리 33교 등이다.

지난달 개최된 울산교육문화예술제에서 학생들이 버스킹 공연을 보고 있다.
지난달 개최된 울산교육문화예술제에서 학생들이 버스킹 공연을 보고 있다.

특히 올해 개관한 울산학생교육문화회관은 학생들이 가진 예술적 소양을 펼칠 수 있는 장으로 전시와 공연, 무대를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예술교육 인프라는 학생교육문화회관 이전과 이후로 나뉠 수 있을 정도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시교육청의 예술교육 정책은 교육부에서도 주목하고 있다. 시교육청이 그동안 추진해온 예술교육이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위축되지 않고 공동체란 협동작품으로 활발히 나타났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청사 5층 복도에 ‘예술공감터’란 갤러리를 운영하고 있는데, 이곳에 울산학생들의 미술작품 40여점과 음악공연 영상작품 10여점이 전시되고 있다. 학생작품들은 협동작품으로 코로나19 상황에서 개개인의 작품이 모여 하나의 공동체 예술로 완성된 것이다. 전시는 지난 6월부터 시작돼 다음달까지 계속된다.

이러한 학생작품들은 지난달 20일부터 일주일간 울산학생교육문화회관에서 개최된 ‘제24회 울산교육문화예술제’로 꽃을 피웠다. 학생들은 학교에서 협동으로 만든 작품들을 전시했고, 합창단은 개개인이 혼자 연습했던 부분을 모아 무대에서 화음으로 펼쳐냈다.

시교육청은 학생들에게 예술에 대한 안목을 넓히는 것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시교육청은 2019년부터 울산문화에술회관, 중구문화의전당, 북구문화예술회관, 현대예술관, 울주문화에술회관과 업무협약을 맺고 다양한 전시와 공연의 기회를 학생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또 문화소외 지역인 농산어촌 학생들에게는 찾아가는 예술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찾아가는 에술교육은 ‘우리아이 예술놀이터’란 사업으로 추진된다. 코로나19 상황에서 학교로 공연단이 직접 찾아가 예술활동의 폭을 넓히고 있다. 공연은 현악, 국악, 뮤지컬 등 친숙하고 익숙한 곡들을 해설과 함께 곁들여 예술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있다.

교육부에 전시된 울산학생 작품들.
교육부에 전시된 울산학생 작품들.

 

시교육청의 예술교육은 초등학교에선 쉽게 접하고, 중학교에선 체험활동 위주로 진로를 탐색하며, 고등학교에선 진로를 선택할 수 있도록 단계적인 추진체계를 갖고 있다. 그 핵심이 ‘1학생 1예술교육’이다.

시교육청 정혜련 장학사는 “시교육청은 예술체험 생활화를 통한 1학생 1예술교육 실현을 목표로한 보편적 예술교육 비전을 추진하고 있다”며 “교육과정 내실화를 통한 학교예술교육 역량을 강화하는 한편 지역사회와 함께 하는 학교예술교육 지원 체계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예술교육이 교육과정의 주연은 아니지만 다양한 예술활동 수요를 공교육에 반영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과 연계한 학교예술교육을 실현하고 있다”며 “예술 계열 진로·진학 희망 학생을 위한 교육환경도 더욱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정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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