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학명(千年鶴鳴), 울산학춤
천년학명(千年鶴鳴), 울산학춤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1.11.22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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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울산학춤보존회 정기공연인 ‘춤’이 지난 20일 오후 5시 30분 울산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 무대에 올려졌다. 울산학춤 전승을 목적으로 1997년에 창립된 전문예술법인단체 울산학춤보존회는 지난 24년 동안 예술교육과 다양한 공연 활동을 펼쳐왔다.

울산학춤은 ‘계변천신(戒邊天神)’ 설화를 바탕으로 생성된 울산의 민속 학춤으로, 학의 행동태(行動態)를 인간의 몸짓으로 표현한 예술적 춤이다. 1997년 무용인 김성수가 발표한 이래 현재까지 울산학춤보존회가 그 맥을 이어가고 있다.

울산학춤 연희의 중심에는 삿된 것을 물리치는 ‘벽사성(?邪性)’과 경사스러운 일을 끌어들인다는 ‘진경성(進慶性)’ 두 가지 뜻이 담겨 있다.

이번 정기공연에선 울산학춤 계승자 이정화, 박현주, 박윤경, 김영미, 강정순 5명이 차례로 무대에 올라 각각의 색깔이 돋보이는 1인무를 선보였다. 북을 매고 양손에 채를 들고 신명 나게 두드리는 ‘진도북춤’, 한국춤의 백미라 불리우는 ‘살풀이춤’, 양반의 기백을 익살스럽게 표현한 ‘호걸양반춤’, 태평성대를 기원하는 ‘태평무’, 작은 북을 손에 들고 추는 ‘버꾸춤’이 그것이었다.

마지막으로 천년을 산다는 학과 울산의 의미를 담은 ‘천년학명(千年鶴鳴)’이라는 가사를 사회자가 낭독한 데 이어 김성수와 계승자 모두가 한데 어울리며 ‘울산학춤’을 공연했다. 천년학명의 가사에는 울산과 학, 울산 주변의 경치, 울산학춤의 가치성 등 다양한 내용이 담겼다.

“난다 난다 학이 난다/ 난다 난다 학이 난다/

일산(日傘) 같은 두 날개를/ 허공에다 펼치고/ 천년학이 높이 난다/ 날아든다 날아들어/ 천년학이 날아든다/ 날아든다 날아들어/ 만년학이 날아든다/ 어디 어디 날아드노/ 어느 곳에 날아드노/ 계변(戒邊)에도 날아들고/ 학성(鶴城)에도 날아드네/ 비학(飛鶴)에도 날아들고/ 회학(回鶴)에도 날아드네/ 태화강(太和江)에 날아들고/ 동천강(東川江)에 날아드네/ 서천강에 날아드네/ 회야강에 날아들고/ 외황강에 날아드네/

난다 난다 학이 난다/ 난다 난다 학이 난다/

무슨 일로 날아드노/ 무슨 일로 날아들어/ 들어보소 들어보소/ 이 내 말쌈 들어보소/ 울산이라 하는 곳은/ 옛적부터 살기 좋아/ 청풍명월 청산녹수/ 산이 좋아 산향이요/ 물이 맑아 수향일세/ 동쪽에는 푸른 물결/ 남쪽에는 처용랑이/ 천년세월 춤을 추네/ 서쪽에는 고헌산이 사시사철 병풍 되고/ 북쪽에는 백두대간 무룡산이 이어졌네/ 넓고 넓은 삼산벌은/ 청학백학 학두루미/ 날아들게 만들었네/ 울주 울산 우리 고장/ 인심 좋고 살기 좋아/ 전복으로 쌈을 쌌네/ 태화루각 높이 솟아/ 태화강에 반영되고/ 날아드는 학두루미/ 태화 환경 상징일세/ 어화둥둥 울주 울산/ 천세 만세 이어져서/ 자손만대 누리고저/ 고사덕담 하오리다/

난다 난다 학이 난다/ 난다 난다 학이 난다/

계변천신 살핀 울주/ 수명장수 부귀영화/ 마을마다 건강웃음/ 길이길이 이어주소/ 학이 추는 울산학춤/ 울주민의 자랑일세/ 들어보소 들어보소/ 울산학춤 추는 이유/ 울산학춤 추게 되면/ 칠년대한 가뭄 날에/ 빗발 같은 소식 듣고/ 타향살이 고달플 때/ 고향 친구 본듯하네/ 울산학춤 보게 되면/ 동방화촉 꽃잠 속에/ 새벽닭은 울지 않고/ 시어머니 거동 없네/ 과거시험 볼라치면/ 금방에다 이름 걸고/ 금의환향 돌아오네/ 어화둥둥 어화둥둥/ 오늘같이 좋은 날에/ 아니 놀지 못하리라”

울산을 사랑하는 마음이 삶을 규정할 수도 있다. 다시 말해, 울산을 어떻게 생각하고, 울산학춤을 어떻게 인식하느냐에 따라 삶에 긍정의 영향도 부정의 영향도 미칠 수 있다는 말이다.

김성수 울산학춤보존회 고문·철새홍보관 관장·조류생태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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