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vs 윤석열 진검승부… 최대 승부처는 울·부·경
이재명 vs 윤석열 진검승부… 최대 승부처는 울·부·경
  • 정재환
  • 승인 2021.11.11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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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3월 대선 주요 정당 대진표 완성… 본선 스타트
-이재명·윤석열·심상정·안철수·김동연 등 ‘다자구도’
-이재명·윤석열, 메가시티·수소 등 울부경 공약 비슷

국민의힘이 대선 후보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지명하면서 내년 3월 대선 여야 주요 정당의 대진표가 완성됐다. 이에 따라 대선 본선 레이스의 막이 오르며 각 후보·정당별로 본격적인 대결이 시작됐다.

20대 대선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윤석열, 정의당 심상정,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및 새로운물결의 김동연 전 부총리까지 범여권과 야권 모두 ‘다자구도’로 본선을 시작하게 됐다. 야권의 ‘정권교체’와 여권의 ‘재창출’ 구도가 속에서 다양한 변수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초유의 ‘0선 양강’ 맞대결

여당인 민주당 후보 자리를 거머쥔 이재명 후보는 성남시장, 경기도지사 등 수도권에서 오랫동안 선출직 지자체장 경력을 다져 왔다. 2017년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를 강도 높게 비판하면서 친노(친노무현)·친문(친문재인) 진영에서는 비토 여론이 상당했지만 특유의 돌파력으로 다선 의원들이 즐비한 경선 레이스를 압도적인 지지율로 극복해 냈다.

검찰총장직에서 물러난 지 불과 8개월 만에 대선 후보 반열에 오른 윤 후보는 ‘27년 검사’ 경험이 사회 생활의 전부인, 그야말로 정치 신인이다.

윤 후보는 문재인 정부에서 검찰 수장으로까지 중용됐지만 ‘조국 사태’ 이후 정권과 대립하면서 ‘반문재인’ 진영의 상징으로 떠올랐고, 결국 정권 교체를 바라는 ‘당심’의 압도적인 지지를 바탕으로 대선 본무대에 서게 됐다.

두 주자의 약진은 여의도 정치로 대변되는 기성 정치권에 대한 세간의 뿌리 깊은 반감이 최대 동력이 됐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현 정부 들어 진영 대결이 고착화되면서 통합·협치 능력보다는 상대 후보를 압도할 수 있는 이른바 ‘스트롱맨’에 대한 선호가 강력하게 작동한 것도 한 원인으로 꼽힌다.

그러나 이 후보의 경우, 기본소득, 지역화폐 등 막대한 재정이 소요되는 현금 지원 정책들을 동시다발적으로 실행하겠다고 나서면서 ‘포퓰리스트’라는 비판이 적지 않다.

윤 후보는 부정식품, 후쿠시마 방사능 유출, 전두환 옹호에 이은 ‘개 사과’ 대응 등 잦은 설화와 논란성 행보로 자질 부족 시비를 스스로 증폭시킨 바 있다.

여기에 두 후보의 도덕성 문제는 향후 레이스에서 최대 화약고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 후보는 ‘대장동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며, ‘형수 욕설’, 여배우와의 불륜 논란 등도 대선 과정에서 재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윤 후보 역시 ‘고발 사주’ 의혹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데다, 장모와 배우자를 둘러싼 각종 의혹도 수면 아래 암초로 거론되고 있다.

◇대선 레이스 접전 전망… 중도층·20 30세대 승부 포인트

일단 초기 레이스는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접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압도적인 1위를 달리는 후보가 없는 만큼 선거 전까지 박빙이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대체적이다. 특히 이례적으로 여권은 ‘대장동 의혹(이재명)’, 야권은 ‘고발 사주 의혹(윤석열)’ 등 여야 후보 모두 수사가 진행되고 있어 선거의 흐름은 어느 순간 달라질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여야 모두 조금이라도 지지세를 확보하기 위한 ‘단일화 압력’이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야권에서는 안철수 후보에 대한 통합 목소리가 나오는 만큼 지지율 추이에 따라 실현 가능성은 크다는 평가다.

다만 안철수 후보는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선출 당시와 마찬가지로 거대 양당의 기득권 체제를 딛고 대선에 승리하겠다며 단일화에는 부정적인 입장이다.

여권에서는 정의당 심상정 후보가 민주당과 대장동 의혹 및 재난지원금 등에서 대립하며 각을 세우는 모양새다. 김동연 전 부총리도 대권 독자 출마를 선언한 상황에서 제3지대 가능성도 꾸준히 거론되는 상황이다. 다만 이들의 성공 여부는 ‘지지율’이 될 것으로 보인다. 5%대 이상 두 자릿수 지지율에 근접한다면 같은 진영에서 단일화 분위기는 자연스럽게 연출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대권레이스의 핵심인 중도층과 최근 선거에서 만만찮은 표심을 확인한 ‘2030세대’를 어느 진영에서 잡느냐도 승부의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책대결도 시동… 부동산·북핵 격돌 예고

정책 경쟁도 본격적으로 달아오르고 있다. 차기 대선 정국의 최대 현안인 부동산 문제나 진영 간 갈등이 첨예한 대북·북핵 이슈 등에서만큼은 벌써 견해 차가 뚜렷해 격돌이 예상된다.

부동산 문제의 경우 두 후보 모두 임기 내 250만호 공급을 제시하는 점은 같지만 이재명 후보는 공공 주도의 공급 학대를, 윤 후보는 민간 주도의 공급 확대와 규제 완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부동산 관련 세제 개편과 규제 정비에서는 접근부터 갈린다.

이 후보는 국토 보유세를 도입, 부동산 보유 실효세율을 1%까지 끌어올려 투기수요를 잡겠다는 구상이다.

고위공직자는 주식뿐 아니라 부동산도 백지신탁 하게 하고, 분양가 상한제·분양 원가 공개·후분양제도 실시하겠다고 했다.

윤 후보는 종합부동산세의 전면 재검토를 공약했다. 1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와 재산세 부담을 줄이겠다고 했다. 다주택자에 대해서도 양도세의 한시적 50% 감면을 약속했다.

전국민 재난지원금의 경우 이재명 후보는 ‘전국민 지원’을 골자로 하는 반면 윤석열 후보는 자영업자, 소상공인 중심 정책을 펼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 문제 해법은 이재명 후보는 조건부 제재완화와 단계적 동시행동을 제시하면서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 상응하는 제재 완화를 대북 견인책으로 활용하되 합의 불이행시 제재를 복원하겠다는 구상과 대북 협력 방안을 제시했다. 반면 윤석열 후보는 비핵 변환 구상을 앞세워 한미 간 협력체계 강화에 방점을 찍었다.

◇울부경 민심 촉각… 부동층 두꺼워

여야는 이번 레이스의 최대 승부처로 꼽히는 울산·부산·경남(PK) 민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재까지는 여론조사 지표상 국민의힘이 우위에 있지만 여전히 후보를 결정하지 못한 부동층이 두꺼운 만큼 막판까지 결과를 예단할 수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지난달 내년 대선 필승 전략으로 PK 총력전을 예고한 바 있다. 그는 “이번 대선 승리를 위해서는 PK에서 우리 후보가 70%를 득표해야 한다”며 “이번 대선의 최대 승부처는 PK다”고 공언한 바 있다. 그러면서 “PK 공략을 위해 지역 공약도 상당히 공격적으로 준비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당도 비슷한 상황이다. 민주당은 이 후보 캠프 선대위 주요 직책에 PK 현역 의원들을 포진 시킨 것 외에도, 이 후보가 전국 곳곳의 민생현장을 누비는 이른바 ‘메타버스 프로젝트’도 울부경에서 출발할 만큼 공을 들이고 있다.

양 후보의 울산·부산·경남 맞춤형 ‘공약 보따리’는 엇비슷하다.

이재명 후보는 교통망 확충으로 메가시티 1시간대 생활권 , 부산 북항 개발·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최선, 수소경제벨트 구축, 해상풍력 신성장동력 육성, 유라시아 물류 허브 조성, 조선산업 1위 수성, 경남 항공우주산업 클러스터 육성, 공공의료 인프라 확충 등 8가지를 제시했다.

윤석열 후보는 수소산업을 울산의 장기적인 미래 먹거리로 육성하겠다는 게 울산 제1공약이다. 울부경 메가시티 조성의 성공은 3개 자치단체가 1시간내 교통권으로 연결되는 교통망 구축이 반드시 필요한 만큼 도시철도와 트램 등 광역교통망을 조속히 추진하고, 울산 공공병원 설립으로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에 대응할 수 있는 공공의료체계를 구축하겠다고 약속했다.

정재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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