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급당 학생수 감축은 교육일상 회복의 핵심”
“학급당 학생수 감축은 교육일상 회복의 핵심”
  • 정인준
  • 승인 2021.11.11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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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옥희 울산시교육감 창간 기념 인터뷰
노옥희 울산시교육감이 본보 창간 14주년 인터뷰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최지원 기자
노옥희 울산시교육감이 본보 창간 14주년 인터뷰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최지원 기자

 

울산시교육청 노옥희 교육감은 내년부터 시작되는 울산시교육청의 학급당 학생수 감축은 무상급식 실시 때처럼 교육계의 ‘혁신’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시교육청은 지난 6월 28일부터 원격수업이 없는 전면등교 수업 이후 ‘교육일상 회복’을 총력을 다해 추진하고 있는데, 노 교육감은 그 핵심으로 ‘학급당 학생수 감축’을 들었다.

본지 창간 14주년에 즈음해 노옥희 교육감과 인터뷰를 가졌다. 노 교육감은 현재의 울산교육을 진단하고 내년 울산교육 방향에 대해 밝혔다.

◇ 학급당 학생수 감축이 ‘교육일상 회복’ 핵심

노 교육감은 ‘교육일상 회복’에 대한 핵심이 ‘학급당 학생수 감축’이라고 강조했다. 노 교육감은 “코로나19로 인한 원격수업으로 ‘중간층이 없어졌다’는 교육양극화와 불안감에 움츠러든 학생정서를 재빨리 회복하기 위한 것”이라며 “그러기 위해서는 기존의 과밀학급으론 학생들의 ‘교육일상’이 늦춰질 수 밖에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노 교육감은 지난달 25일 기자회견을 통해 내년부터 초등학교 1학년에 대해 학급당 학생수 20명 이하로 편성하겠다고 발표했다. 2~6학년은 과밀학급 기준인 28명 미만으로, 또 2024년까진 초·중·고 전체 학교 학생수를 27명 이하로 편성하겠다는 계획도 함께 발표했다. 이 때 노 교육감은 “학급당 학생수 감축은 오랫동안 고민해온 문제”라며 “이 일은 미뤄도 되는 장기과제가 아니라 우리 아이들이 안전과 미래를 위해 지금 당장 실천해야 하는 시급한 과제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학급당 학생수 감축은 노 교육감만 추진하는 정책은 아니다. 최교진 세종시교육감은 지난 9월 선제적으로 학급당 학생수 20명 이하 감축을 선언했다. 민병희 강원교육감은 내년부터 초등학교 3분의 2학급을 기준으로 학급당 학생수를 감축하기로 했다. 다만 노 교육감의 정책이 두 교육청과 다른 것은 시행방법과 시기까지 구체적이란 것이다.

학급당 학생수 감축 문제는 교육계가 교육부에 요구하는 있는 중요 사안이다. 이탄희 국회의원이 학급당 학생수 20명(유아 14명) 이하로 감축하는 교육기본법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지난 9월 국회 논의 과정에서 학급당 학생수 20명 이하를 명시하지 못하고 ‘적정 학생수’로 후퇴했다.

학급당 학생수 감축에 대한 시선은 곱지만은 않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학교축소, 교원감축 등 현실적인 문제와 정면으로 배치되기 때문이다. 학급당 학생수를 낮추려면 교사와 교실 확보 등 학교 팽창 정책이 필요하다. 국회나 교육당국이 선뜻 추진하지 못하는 이유다.

노 교육감은 “코로나19의 가장 큰 피해는 교육이 받았고, 그 피해는 10년, 20년 뒤 국가경쟁력 저하로 나타날 것”이라며에 “학생들의 교육일상 회복을 위해 지금 당장 학급당 학생수 감축을 추진해야 하는데, 교육부가 과감하지 못해 아쉽다”고 밝혔다.

이어 “울산시교육청은 자체 예산으로 당장 내년부터 초등1학년을 학급당 학생수 20명 이하로 편성할 것”이라며 “2024년까지의 계획은 교육부가 지원해 주지 않으면 어려운 부분도 있지만, 향후 학급당 학생수 감축 문제는 무상급식 실시 때처럼 교육계 화두가 될 것이고, 이에 대해 교육부가 응답할 것”이라고 밝혔다.

◇ 학교가 보였고, 이젠 학생을 보려한다

노 교육감은 “학급당 학생수 감축으로 이젠 학생을 보려 한다”고 밝혔다.

2019년 코로나19가 시작됐을 때 노 교육감은 “학교가 보였다”고 했다. 사회적 자본에 따라 교육 불평등이 떠올랐고, 교사·학생·학부모·학교 등 역할의 해체를 통해 새로운 역할 수립이 요구됐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모두의 아이’라는 ‘연대의 가치’가 시대정신으로 교육계에 정립됐다. 연대와 협력의 가치는 교육복지의 확대 뿐만 아니라 교육복지 사각지대 까지 발굴해 더욱 촘촘한 ‘교육안전망’을 구축하는 계기가 됐다.

2년이 지난 지금, 울산시교육청은 코로나19 팬데믹에서 벗어나는 첫 과제로 ‘교육일상 회복’을 가장 우선하는 가치로 두고 있다.

노 교육감은 “지난 6월 28일 1년3개월만에 원격수업이 없는 전면등교 실시 후 학급부진 문제가 심각했다”며 “학습부진을 회복하는 교육에서 학생 한 명, 한 명에게 눈 높이 수업을 해야 하는 데, 과밀학급에서는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시교육청은 학습부진을 해소하기 위해 전체 초·중등학교에 두드림 학교를 확대 운영해 학습지원을 강화하고, 1수업 2교사제와 채움교사제를 실시하고 있다. 또 학급종합클리닉센터에서는 찾아가는 학습클리닉과 학습·심리·정서 통합지원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노 교육감은 “학급부진 회복을 위해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학생 맞춤형 학습계획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와 함께 정서회복도 같은 비중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 울산여고 1·2학년 합창제 열기 뜨거워

시교육청은 지난 9월 추경예산에서 57억원이라는 큰 돈을 반영해 학급운영비를 100만원씩 지급했다. 또 학생들의 정신과 상담과 같은 치료회복에도 예산을 대폭 반영했다. 심리상태가 심각한 아이들의 마음건강증진프로그램은 학생 1인당 200만원, 유치원생은 70만원까지 치료비를 지원한다.

노 교육감은 “57억원이라는 예산으로 기관을 설립하거나 할 수도 있었지만, 교사들과 학생들의 정서회복 보다 우선할 수 없었다”며 “지금은 표시가 안나도 마음의 상처는 언젠간 드러나기 마련이기 때문에 시교육청으로선 큰 결심을 했다“고 밝혔다.

◇ 학생문제는 학생 스스로가 해결 바람직

노 교육감은 내년 울산시교육청의 교육방향에 대해 “학생자치가 확대될 것”이라고 밝혔다. 학생자치는 교육일상 회복과 함께 코로나19로부터 나타난 학교의 문제점을 해결하는 방안이다.

노 교육감은 “학교에는 학교폭력과 같은 많은 문제들이 있는데 학생들이 학교의 주인이 되지 못하기 때문”이라며 “규제를 하더라도 스스로 하도록 하는 학생자치활동을 내년부터 대폭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노 교육감은 “4차산업 혁명에 대비하는 교육을 위해 인공지능이나 확장가상세계(메타버스) 교육은 당연히 할 것이고, 교실도 스마트교실로 만들고 있다”며 “특히 기후위기 활동이 가장 심각히 보고 있는데, 이는 교육 중의 하나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노 교육감은 “지금의 학생들이 장래에 겪게될 청년세대의 취업, 부동산, 결혼과 같은 사회적 불평등을 주도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주려 하고 있다”며 “지속가능할 삶을 위하고 지역사회의 문제를 바라볼 수 있도록 올해부터 시행한 프로젝트 수업도 한층 강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끝으로 노교육감은 본지 창간 14주년에 대해 “그동안 울산제일일보는 시민과 독자를 최우선에 두고 지방자치 시대를 대표하는 언론으로 성장해 왔다”며 “울산제일일보가 울산교육의 변화와 혁신에 보내 준 성원과 지지는 미래교육으로 나아가는 울산교육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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