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미래 성장 동력으로 ‘친환경 신사업’ 정조준
[특집]미래 성장 동력으로 ‘친환경 신사업’ 정조준
  • 이상길
  • 승인 2021.11.11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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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업센터 지정 60주년, 울산산업의 미래는?
민선 7기, 해상풍력 필두로 사업구조 다변화
5대 에너지+4대 행복 ‘9개 성장다리’ 정립
“첫 단추 채운만큼 내년 재선 결과 따라 속도
”포스트 코로나 맞아 기존 주력산업 부활 조짐

 

울산이 공업센터로 지정된 지 60주년을 맞게 되는 내년은 모멘텀이 될 게 뻔하다. 지방선거가 있고, 코로나19 사태도 사실상 종식될 것으로 기대돼 울산의 산업도 이런 저런 변화가 예상된다. 지방선거의 경우 현 송철호 시장이 취임 후 새로운 사업들을 많이 시도 중인 만큼 그의 재선여부는 지역 산업구조에도 적잖게 영향을 미칠 것이고, 기존 주력산업도 포스트 코로나를 맞아 새로운 국면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공업센터 지정 60주년을 앞두고 대한민국의 성장 동력이기도 한 울산 산업의 미래를 짚어봤다.

울산-밀양간 고속도로 전경.
울산-밀양간 고속도로 전경.

◇민선 7기와 9Bridge

산업수도 울산의 발전사에서 민선 7기 울산시가 차지하는 포지션은 분명 남다를 것이다. 이전 집행부와 달리 울산의 신성장동력으로 새로운 사업들을 많이 시도했기 때문. 이전 집행부들이 자동차와 조선, 석유화학 등 그 동안 울산발전을 이끌어온 주력산업의 고도화를 신성장동력으로 삼았다면 민선 7기 집행부는 그러한 주력산업을 넘어 부유식 해상풍력을 필두로 한 새로운 사업들을 많이 추진했다. 이름하여 ‘9Bridge(9개의 성장다리)’가 그것으로 성과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과감하게 새로운 사업을 발굴해 산업구조를 보다 다양화했다는데 나름 의미가 있다.

9Bridge, 즉 울산의 미래로 가는 9개의 성장다리는 2개의 테마로 이뤄졌다. 울산시는 9개의 성장다리 가운데 △부유식 해상풍력발전 △수소경제 △동북아 오일·가스 허브 △원전해체산업 △울산경제자유구역 및 5대 특구·단지 5개를 묶어 ‘친환경 신산업 도시로 가는 5대 에너지 성장다리’로, △울산 첨단 의료산업기반 조성 △외곽순환도로와 도시철도망 △백리대숲 품은 태화강 국가정원 △반구대암각화 보존과 물 문제 해결 4개를 묶어 ‘더 살기 좋은 도시로 가는 4대 행복 성장다리’로 명명했다.

당초 민선 7기 출범 초기에는 △부유식 해상풍력발전 △수소경제 △동북아 오일·가스 허브 △원전해체산업 △태화강 국가정원 △산재전문 공공병원 △외곽순환도로와 도시철도망까지 7Bridge로 출발했으나 후반기로 접어들기 직전 울산경제자유구역 및 규제자유특구지역이 확충되고, 반구대암각화 보존문제가 순항하면서 9Bridge로 확대됐다.

민선 7기 들어 지역 산업구조에서 가장 크게 달라진 것이 있다면 단연 에너지 산업의 지형변화다. 최초로 지방정권 교체를 이뤄낸 송철호 시장은 진보 성향답게 취임 후 친환경 에너지 산업에 잔뜩 공을 들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부유식 해상풍력발전이 있다.

탈원전 및 지역경제 활성화의 일환으로 시작된 부유식 해상풍력발전은 오는 2030년까지 원전 6기에 해당하는 발전량인 6GW 조성을 목표로 동해가스전 주변에서 민간투자사들을 중심으로 활발히 진행 중이다. 풍황을 측정한 결과 평균 초속 8m 정도가 꾸준히 나올 정도로 양호해 부유식 해상풍력발전의 당위성도 확보한 상태고, 민간투자사 가운데 GIG·토탈에너지스의 경우 최초로 발전사업 허가까지 취득한 상황이다.

또 지역 기업 공급망 구축 및 장비 국산화도 본격화했다. 부가적으로 시는 부유식 해상풍력발전으로 생산한 전기의 20%로 바닷물을 분해해 탄소배출이 전혀 없는 연간 8만4천t(6GW 조성 기준)의 그린수소 생산도 추진 중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미국을 비롯해 대만과 일본 등도 부유식 해상풍력발전 사업에 뛰어들고 있어 시는 울산 앞바다를 부유식 해상풍력의 환태평양 허브로 성장·발전시켜 나간다는 계획이다.

민선 7기 들어선 수소산업과 원전해체산업, 또 LNG가 추가된 동북아 오일·가스 허브도 기존 주력산업을 위협할 정도로 장밋빛 청사진이 그려지고 있다. 수소산업의 경우 수소전기차 및 수소충전소의 지속적인 보급 외에도 수소전기트램 도입이 검토되고 있다. 아울러 수소선박 도입도 진행 중으로 탄소중립 시대를 맞아 친환경 수소산업의 메카로 성장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울산항 684천m² 부지에 오일 및 LNG 저장시설을 구축하는 동북아 오일·가스허브의 경우 민선 7기 들어 러시아로 사업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장기적으로 러시아와 울산 간 원유·가스 파이프 라인 건설 및 동북아 에너지 거래 시장(RUS-SAN 마켓) 개설이 추진 중이다.

2019년 4월 부산과 원전해체연구소 공동유치로 탄력을 받고 있는 원전해체산업은 지난해 말까지 건물설계를 마쳤고, 현재는 실시계획 인가 및 건축허가 신청 등 행정절차를 밟고 있다. 관련해 지난해 8월 지정된 원자력 및 원전해체 에너지산업융복합단지는 R&D예타에 대비해 과제발굴이 한창이다. 전문인력양성은 UNIST와 부산대 등을 중심으로 이미 시작됐다. 이를 통해 시는 123조원에 달하는 원전해체시장을 선점한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민선 7기 들어 새롭게 추진 중인 신성장동력 사업들이 모두 어느 정도 진척이 된 만큼 이젠 결실을 어느 정도나 거둘 지가 관건이다. 그에 따라 울산의 미래를 이끌 신성장동력 사업으로 자리를 잡게 될 지가 판가름 날 것으로 예상된다.

울산시 관계자는 “다만 송철호 시장이 이들 사업들 대부분을 첫 단추를 채운 만큼 내년 지방선거 재선 성공여부에 따라 속도 차이는 나지 않겠냐”고 말했다.

수소트램 전시 모습.
수소트램 전시 모습.

◇주력산업과 포스트 코로나

자동차와 조선, 석유화학 등 지역 주력산업의 경우 내년이면 코로나19 사태도 사실상 종식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현재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먼저 현대자동차를 필두로 한 자동차 산업의 경우 코로나19 사태 초기에는 수출문이 잠시 닫히면서 내수로 버텼지만 현재는 활발하게 수출이 이뤄지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가 본격화되는 내년부터는 내수나 수출 모두 실적 증가가 예상된다.

다만 반도체라는 복병으로 인해 어려움은 예상된다. 엔진유니컨트롤러를 비롯해 핸들, 조향장치 등에 반드시 들어가는 차량용 반도체의 경우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생산되고 있는데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공급에 차질을 빚고 있다. 실제로 국내 완성차업계의 경우 반도체 품귀 현상으로 내수 판매가 8개월째 감소하고, 내수와 수출을 합한 글로벌 판매량은 4개월 연속 감소했다. 대신 주문은 적채가 계속되고 있어 반도체 수급 상황에 따라 청사진이 그려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중공업을 중심으로 하는 조선업의 경우 최근 수주가 밀려들면서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실제로 현대중공업을 비롯해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등 대형조선 ‘빅3’ 모두 이미 올해 수주 목표를 초과 달성한 상태이고, 올해 들어 10개월 동안 수주한 전체 선박 중 컨테이너선은 3분의 1 이상을 차지한다.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은 10월 말까지 336척의 선박을 수주했는데 이중 컨테이너선이 40%(132척)인 것으로 파악됐다.

현대중공업은 기후위기에 따른 탄소중립 시대를 맞아 LNG선박 건조에 특화된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내년부터 전망은 더욱 밝을 것으로 예상된다.

석유화학산업의 경우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전 세계적으로 위드 코로나가 시작된 현재도 정유공장 가동률은 70% 수준이기 때문. 다만 고도화설비만이 100% 가동돼 그나마 수익을 남기고 있어 정유공장 적자분을 메우고 있는 상황이다.

지역 정유업계 관계자는 “이런 가운데 탄소중립 시대를 맞아 대비도 해야 해 여러모로 부담이 많다”며 “때문에 현재로선 내년 이후의 전망을 명확하게 내놓을 순 없다”고 말했다. 이상길 기자

신고리원전1호기 전경.
신고리원전1호기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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