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기획] 전국 평균에 못 미친 울산 AI교육… 어떻게 달라지나
[교육기획] 전국 평균에 못 미친 울산 AI교육… 어떻게 달라지나
  • 정인준
  • 승인 2021.11.08 22: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문가 집단양성 등 적극적 정책 전환 계획”
최근 AI동아리 프로젝트 발표회를 가진 태화초등학교 학생들이 환하게 웃고 있다. 태화초등학교는 AI선도학교다.
최근 AI동아리 프로젝트 발표회를 가진 태화초등학교 학생들이 환하게 웃고 있다. 태화초등학교는 AI선도학교다.

울산시교육청은 올해부터 보급한 ‘다듣영어’에 AI스피커 교육을 활용하고 있다.

“OO아, 다듣영어를 찾아줘”

“OO아, OO단어에 대해 알려줘”.

초등 3학년부터 배울 수 있는 다듣영어는 AI스피커를 활용하며 AI기기를 친숙하게 다룰 수 있게 하는 부수적인 효과를 얻고 있다. AI는 이미 스마트폰이나 자동차, 가전제품, 심지어 금융에까지 실생활에 깊숙이 스며들어 있다.

세기의 대결로 회자되고 있는 ‘구글 AI 알파고’와 ‘바둑 천재 이세돌’의 대국(2016년)도 벌써 6년이 흘렀다.

당시 예상을 깨고 ‘알파고’는 파죽지세로 내리 3승을 한 후 4국에서 이세돌 9단에게 패했다. 신의 한 수로까지 여겨진 당시의 4대국은 인간이 AI에게 이긴 유일한 한 판으로 역사에 기록됐다. 그렇게 구글이 만든 ‘알파고’는 세상에 충격을 주었고, 4차 산업혁명 물결의 선두에서 중요성으로 부각됐다.

경의고 안득하(정보교육 담당) 교사는 AI교육에 대해 “학생들에게 AI란 렌즈를 끼워 주는 것”이라며 “AI를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은 현실의 문제를 대처하고 해결하는데 엄청난 격차를 가져다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결국 어느 시점에서 AI교육은 모든 학생들에게 필요한 필수 교과가 될 것”이라며 “우리가 수학을 학생들에게 가르쳐 수학자를 만드는 게 아니듯이 AI교육을 통해 학생들에게 미래역량을 키워주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경의고는 2019년 AI융합교육 중심고로 선정돼 2년차 교육과정에 들어가고 있다.

울산시교육청은 지난해 2월 울산대학교와 AI전문가 양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시교육청은 교사들이 부산교대, 부산대, 울산대, 교원대에서 AI박사 과정을 밟을 수 있도록 교육을 지원하고 있다.
울산시교육청은 지난해 2월 울산대학교와 AI전문가 양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시교육청은 교사들이 부산교대, 부산대, 울산대, 교원대에서 AI박사 과정을 밟을 수 있도록 교육을 지원하고 있다.

◇수학교육이 수학자를 만드는 게 아니듯, AI교육은 미래역량 키우는 교육

울산시교육청 뿐만 아니라 전국의 모든 교육청에서 실시하고 있는 AI교육은 지난해부터 교육과정에 편입됐다. 계속해 왔던 정보교육과정 중의 하나로 AI교육이 들어선 것이다.

울산시교육청은 초등5~6학년 17시간과 중학교 3년 34시간의 AI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고등학교는 선택과목으로 28개 학교가 채택해 AI교육을 하고 있다. AI교육을 정규교육과정으로 운영하고 있는 곳은 경의고와 약사고 단 2곳 뿐이다.

안민석 의원이 잘 하고 있다는 대구시교육청과 울산시교육청의 AI교육을 비교하면 어떨까.

안민석 의원의 국감자료에 따르면 대구시교육청의 AI교육 시간을 보면 초등 30.8시간, 중등 54.5시간으로 초·중등에서 모두 가장 선도적으로 AI교육을 비롯해 정보교육을 하고 있다.

울산의 초등 17시간과 중등 34시간은 교육부가 제시한 필수 이수 시간이다. 필수 이수를 만족하고 있는 울산의 AI교육은 전국 평균 초등 22.1시간, 중등 41.6시간에 못미치고 있다.

울산시교육청 이기영(미래교육과) 장학관은 “울산이 AI교육에서 많이 부족한 실정이긴 하지만 코로나19 상황을 지나며 적극적인 정책 수립을 해나가고 있다”며 “시교육청은 AI교육의 중요한 부분으로 학교·학생들의 스마트교육 환경 구축을 선행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소프트웨어 교육 중심의 정보교육과정을 AI중심교육으로 전환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교사전문가 집단 연수와 함께 초·중등교원을 박사과정을 밟을 수 있도록 하는 ‘AI융합교육대학원’ 지원사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AI융합교육중심학교에 선정된 약사고 박순길 교감은 “보편적 교육으로 AI교육과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 교감은 내년부터 시작될 약사고 AI교육과정을 위해 융합교실 구축을 담당하고 하고 있다.
올해 AI융합교육중심학교에 선정된 약사고 박순길 교감은 “보편적 교육으로 AI교육과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 교감은 내년부터 시작될 약사고 AI교육과정을 위해 융합교실 구축을 담당하고 하고 있다.

 

◇ “울산 AI교육시간 많이 부족… 보편적 교육과정 바람직”

울산시교육청의 AI교육은 현시점에서 타 시도교육청과 상당한 격차를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은 학교동아리 활동 등을 통해 욕구를 분출하고 있다.

학성고등학교 신승필(2년) 학생는 지난달말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하고, 국립중앙과학관이 주관한 ‘2021년 인공지능 자율탐구 성과대회’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신 군은 ‘시각장애인을 위한 영상 객체 인식 분야’에서 감정에 따른 표정을 인식하는 인공지능을 구현해 사람의 표정을 음성으로 들려주는 프로그램을 제작했다. 시각장애인이 앞 사람의 기분을 음성으로 알 수 있게 만든 것이다. 신 군은 “시각장애인을 위해 시각 지능을 어떻게 사용하면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인지를 고민하던 중 평소 친구들과 채팅을 통해 대화할 때 서로의 표정을 알 수 없어 오해가 생겼던 경험을 떠올리며 사람의 표정을 청각 정보로 바꾸어 전달하면 시각장애인의 의사소통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AI선도학교인 태화초는 6학년 학생들이 지난 1년간 동아리 수업을 통해 수행한 프로젝트를 최근 발표했다. 학생들은 파이썬, 엔트리 AI, 코스페이시스, 영상편집 프로그램 등을 활용해 △수학 약수 계산기 △UP&DOWN 게임 △터틀그래픽으로 도형 그리기 등을 프로그래밍 하고 △재활용품 분리수거 프로그램 및 마스크 미착용 알리미 프로그램을 제작했다.

AI 프로젝트에 참여한 학생은 “친구들과 함께했기 때문에 프로젝트를 완성할 수 있었다”며 “친구들과 함께 또 다른 AI 프로젝트를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약사고 박순길 교감은 “핀란드는 유치원부터 대학까지 AI교육을 보편교육으로 시행하고 있는 점을 본받을만 하다”며 “AI교육이 최근 학생들 사이에서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동아리 수업만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보다 적극적인 AI교육정책 수립이 필요해 보인다”고 밝혔다.

정인준 기자


인기기사
정치
사회
경제
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