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본 적 없는 길, 그러나 가야 하는 길
가본 적 없는 길, 그러나 가야 하는 길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1.11.07 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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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의 첫 날, 우리 울산에서도 모두가 기다리던 ‘단계적 일상회복 1단계’가 시작됐다. 월간업무보고회를 마친 필자의 발걸음은 남구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 운영 종료식이 열리는 야음동 국민체육센터로 향했다. 이곳은 지난 4월 1일부터 7개월 동안 의료진과 소방, 경찰, 군, 남구 관계자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남구민의 집단면역을 위해 쉼 없이 달려온 곳이다.

그 덕분에 우리 남구에서는 11월 1일을 기준으로 인구대비 코로나19 백신 접종완료율이 77.5%를 기록해 일상회복을 위한 집단면역 기준 70%를 거뜬히 넘어섰다. 이는 같은 날 기준 울산 전체 백신 접종완료율 73%보다 높은 수치다. 울산에서 주민이 가장 많이 사는 지자체가 남구이다 보니 예방접종을 앞두고 어려움이 많을 것으로 우려됐다. 하지만, 노력을 아끼지 않은 방역 관계자들과 생활 불편도 꿋꿋이 참아준 32만 남구민이 코로나19 극복에 한마음으로 동참했기에 우려는 기우에 그칠 수 있었다. 앞으로 예방접종 업무는 지역 위탁의료기관에서 책임지고 진행하게 된다.

함께 고생한 이들을 격려하는 순간 만감이 교차했다. 접종업무를 담당했던 남구보건소 직원들과 지역 의료진, 실수 없이 백신 수송 임무를 완수한 육군 7765부대 3대대 장병들, 각종 돌발 상황에 침착하게 대응했던 남부소방서와 남부경찰서, 그리고 원활한 시설 운영을 도맡았던 남구도시관리공단 관계자들까지…. 실로 최고의 팀워크를 발휘한 원팀이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내 일처럼 동네 곳곳을 누비며 방역 봉사에 나선 우리네 이웃들이 있었다. 지역 기업들은 방역을 위한 물품 지원에 나섰고, 벼랑 끝에 몰린 세입자들을 위해 기꺼이 경제적 손실을 감내한 착한 임대인들도 있었다. 고사리 같은 손으로 현장 의료진에게 응원의 편지와 간식을 건네준 어린이들의 기특한 마음도 기억해야 한다. 모두의 노력과 희생이 있었기에 우리는 일상으로의 회복에 한 발짝 더 나아갈 수 있게 된 것이다.

다시 자리를 옮겨 신정사거리 일대에서 주민들과 함께 골목상권 활성화의 뜻이 담긴 소상공인 응원 거리 캠페인에 나섰다. 아직 마스크를 벗지는 못했지만, 점포 상인들에게 반갑게 안부 인사를 건네니 “늘 똑같다”면서도 “이제라도 조금 살만해지지 않겠냐”는 그 말에 가슴 한켠이 먹먹해졌다.

모두의 기대 속에서 출발한 단계적 일상회복, ‘위드 코로나’이지만 아직 코로나19 상황은 끝난 게 아닌 현재진행형이다. 여전히 산발적 감염이 꼬리를 물고 있어 우리 구는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방역점검과 예방 활동에도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그렇다고 방역 조치 완화만이 단계적 일상회복의 전부는 아니다. 정부의 방역 조치를 지키기 위해 2년 가까이 끝이 보이지 않는 고통의 시간을 감내해야 했던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에 대한 손실보상이 이뤄져야 하고, 방역관리를 위한 ‘안심 콜’ 서비스 지원과 같은 행정적 뒷받침도 계속되어야 한다. ‘일자리가 최고의 복지’라는 생각으로 착 가라앉은 골목상권과 지역경제도 되살려야 한다.

이에 우리 구는 관내 6개 전통시장을 비대면으로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온라인플랫폼 운영에 나선다. 플랫폼 가입비와 이용료, 중개수수료가 무료여서 결제수수료만 내면 돼 상인들의 부담이 줄어들고, 고객들은 더욱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소상공인을 위한 온라인플랫폼 수수료, 쿠폰 발행비도 지원한다. 아울러 고용창출 우수 중소기업의 기숙사, 화장실 등 근로환경 개선을 지원하고, 창업에 도전하는 청년들을 위한 창업스쿨과 창업점포 지원사업, 베이비붐 세대를 위한 ‘신중년 활력 PLUS 일자리’ 사업도 준비돼 있다.

이 모든 게 쉽지 않지만 해 나갈 수밖에 없다. 이제는 살고 싶다며 울먹이는 소상공인들과 자영업자들의 눈물도, 정말 열심히 노력했는데 면접 기회조차 얻지 못해 괴로워하는 청년들의 모습을 다시는 마주하고 싶지 않다. 우리가 가야 할 곳은 일상으로의 회복이다.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길. 그러나 가야 하는 길. 일상회복을 향한 그 길에서 울산 남구가 남구민과 시민 여러분의 든든한 힘이 돼드릴 것이다.

서동욱 울산 남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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