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럽다, 따오기·황새 소식
부럽다, 따오기·황새 소식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1.10.18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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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경남 창녕 우포늪의 따오기와 김해 황새공원의 황새에 관한 기사를 읽었다.

먼저 따오기 이야기다. “환경부, 문화재청, 경남도, 경남 창녕군은 14일 우포늪 우포따오기복원센터에서 인공증식한 따오기 10마리를 자연으로 돌려보냈다. 네 번째로 진행된 이번 따오기 야생방사 행사에는 코로나19 여파로 관계자 30명만 참석했다. 이날의 10마리를 포함, 2∼3일에 걸쳐 모두 40마리를 방사한다. (중략) 한정우 군수는 이번 가을의 야생방사가 따오기 야생복원의 큰 이정표가 돼 ‘사랑과 행운의 새’ 따오기의 힘찬 날갯짓으로 코로나19에 지친 국민들에게 위로가 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뉴시스2021.10.14)

창녕군의 따오기 복원사업은 2008년 9월 따오기복원센터를 준공하면서 본격화됐다. 군은 따오기 복원을 위한 기술인력 채용과 중국 파견 등 도입을 위한 준비를 거쳐 그해 10월 양저우(♂)·룽팅(♀) 한 쌍을 우포따오기복원센터에 들여오는 데 성공했다.

필자는 초창기의 따오기 복원사업에 대학원생으로 참여했다. 경북대 생물학과 박희천 교수의 제자들이 참여했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황새 이야기다. “경남 김해시가 천연기념물 199호 황새 서식지가 된다. 충남 예산군 황새공원에서 자란 어린 암수 황새 두 마리가 11월 23일 김해시 진영읍 본산리 봉하 뜰에 도착한다.”(연합뉴스 2021.10.14)

문화재청은 2015년부터 예산군 황새공원에서 황새를 방사해오고 있다. 그동안 황새 복원과 개체 증식 등 일정 부분은 성과를 거뒀지만, 텃새로 정착시키는 데는 미흡했다. 문화재청은 2019년 ‘황새의 전국적 분포와 번식’을 취지로 공모 사업에 나섰다. 김해 화포천, 충북 청주, 충남 예산, 전북 고창, 전남 해남 등 선정지 5곳에 새끼 황새 한 쌍씩을 보내 지역 거점 황새 방사 시설로 만들어갈 방침이다. 충남 예산군은 문화재청과 황새 사육 위·수탁 협약을 맺고 황새를 입식한다. 김해 화포천은 일본 도요오카시에서 방사한 황새 ‘봉순이’가 2014∼2016년에 머물던 지역이기도 하다.

2018년 겨울부터 황새생태연구원이 시작한 ‘황새 모니터링’에는 전국의 활동가 40여명이 참여하고 있다. 필자는 울산 태화강 지역을 맡고 있다.

우리나라의 야생 텃새였던 황새 한 쌍이 1971년 충북 음성군 생극면에서 마지막으로 발견됐다. 황새 수컷 한 쌍이 그해 4월 사냥꾼의 총에 맞아 죽었다. 서울대에 남아있던 암컷마저 1994년 9월에 자연사하면서 국내에서 멸종했다. 한국교원대와 황새의 인연은 희귀조류 연구의 권위자 김수일 교수(1954∼2005)에서 시작되어, 박시룡 교수·김수경 박사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8월 김수경 박사(예산 황새공원 야생복귀연구팀 선임연구원) 일행이 ‘먹황새’의 울산 도래 실태 조사자료를 얻으러 울산 철새홍보관을 방문했다. 일행에게 태화강 하류의 황새 관찰지역을 안내했고, 오랜 시간 희귀조류 복원 사례에 관한 정보를 나눴다. 김 박사와 필자는 석사과정 때 박희천 교수 연구실의 지도를 같이 받으면서 황새와 두루미에 대한 전문성을 길렀다.

따오기와 황새의 기사를 읽고 또 읽었다. 수향(水鄕=물의 고장)이자 학향(鶴鄕=학의 고장)인 울산은 어떠한가? ‘학이 사는 곳’이라는 의미의 별호(別號) ‘학성(鶴城)’의 생태·환경과 인문학 등 학문적 성과는 이미 완성되었다. 하지만, 실용적 접근은 아직, 가치관의 차이로, 첫 삽도 뜨지 못해 가슴이 아프다. “…… 얼마나 달려가야 이 사랑 내려놓을까/ 어디쯤 달려가야 그리움도 놓을까,”

김성수 울산학춤보존회 고문·조류생태학박사·철새홍보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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