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째 명절 사라져, 내년 설엔 평범했으면”
“2년째 명절 사라져, 내년 설엔 평범했으면”
  • 김원경
  • 승인 2021.09.22 22:4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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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추석 연휴도 잊은 코로나 선별검사소… 일상 복귀 전 ‘장사진’
울산지역 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22일 중구 종합운동장에 마련된 임시 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코로나19 전수검사를 받기 위해 길게 줄을 서 있다. 	최지원 기자
울산지역 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22일 중구 종합운동장에 마련된 임시 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코로나19 전수검사를 받기 위해 길게 줄을 서 있다. 최지원 기자

 

-‘혹시나 하는 마음에’ 시민들 발길 잇따라

- 의료진들은 방호복 입고 ‘쉼’ 없이 구슬땀

- “전국 확산세 여전, 증세 약해도 검사를”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니까요. 내년 설은 평범하게 보내고 싶습니다.”

시민들이 추석 연휴를 즐기고 있는 사이 코로나19 방역 최전선인 선별검사소는 ‘쉼’ 없이 검사를 이어갔다. 안전한 귀성길과 일상으로의 복귀를 위해 하루 평균 3천600여명의 발길이 이어졌는데, 선별검사소 의료진의 땀방울은 35명의 확진자를 조기 발견하고 가족·지인 간 감염 확산을 사전 차단하는 성과를 거뒀다.

추석인 지난 21일 오후 1시 30분께 중구 종합운동장 선별검사소. 비가 오락가락 한 날씨에도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기 위한 줄이 500m에 달했다. 이날 검사는 오후 1시부터 시작이었지만 2시간 전부터 ‘직장·학교 기숙사 복귀’, ‘혹시나 하는 마음에’ 검사소를 찾은 시민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북구 주민 김혜정(51·여)씨는 “하동을 다녀왔는데 별다른 증세는 없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찾았다”며 “검사 시간이 2시간이나 남았지만 기다릴 예정이다”고 말했다.

이날 남구 문수경기장 선별검사소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검사 시작 1시간 전부터 400여m의 긴 줄이 만들어졌고 평균 대기 시간만 40분 이상 걸렸다.

의료진들이 분주하게 움직인 탓에 접수부터 검체 채취까지는 5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다음 분”, “입 크게 해야 안 아파요” 의료진의 손도 입도 쉴 틈이 없는 가운데, 1분간 최대 6명의 검사가 이뤄지기도 했다. 때문에 전신을 보호복과 페이스쉴드, 장갑 등으로 가린 의료진의 얼굴은 냉방기가 설치돼 있었지만 온통 땀 범벅이었다.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이며 연휴 4일 째를 맞은 의료진들, 이들에게 가족·친지를 만나는 평범한 명절 풍경은 먼 나라 이야기였다.

간호사인 김주영(32·여)씨는 “추석음식을 어머님이 모두 준비하시고, 오늘은 친정에 아이를 맡기고 나왔다”면서 “지금 상황을 모두 이해해주시지만 그래도 죄송스런 마음이 크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2년째 명절은 먼 나라 이야기가 되고 있다”며 “내년 설은 꼭 평범한 명절을 보내고 싶다”고 밝혔다.

최승규(49) 팀장은 “명절이라고 확진자가 안 생기는 것은 아니니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 아니겠냐”면서 “매일 긴장 속에 있는 남편과 아빠를 이해해주는 가족들에게 정말 고맙다는 말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추석 연휴 동안 문수경기장, 종합운동장, 동구국민체육센터, 농소운동장, 온양체육공원, KTX울산역 등 울산 선별검사소 6곳의 검사 건수는 △18일 2천159명 △19일 1천981명 △20일 2천492명이며, 추석 당일인 21일에는 문수경기장과 종합운동장, KTX울산역 등 3곳에서 3천675명의 검사가 이뤄졌다. 특히 연휴 마지막날인 22일은 6곳에서 8천66명이 검사를 받았다.

또 4일간의 검사로 35명의 확진자를 조기 발견하는 성과를 거뒀다.

시 관계자는 “안전한 일상 복귀를 위해 타 지역 방문자 또는 타 지역 친지를 만난 분들 중 조금이라도 증세가 나타나면 선별검사소를 찾아주시기 바란다”며 “전국적인 확산세가 수그러 들지 않는 만큼 방역 수칙 준수와 백신 접종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원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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