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남구에는 ‘나눔천사’가 있습니다
울산 남구에는 ‘나눔천사’가 있습니다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1.09.22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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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지난해 이맘때쯤, 내년 추석 때는 코로나19가 사라져서 예전처럼 온 가족이 둘러앉아 “작년엔 우리가 마스크를 쓰고 다녔고, 만날 수도 없었지”하며 옛 얘기를 나누면서 한가위 명절을 보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올 추석에도 여전히 코로나19는 우리를 힘들게 했다.

마스크 착용 의무화로 직장 내에선 동료들의 환한 잇몸 미소도 서로 본 지 오래고, 가끔 민얼굴의 친구들을 볼 때는 낯설기조차 하다. 코로나19와 함께한 지 2년째가 되면서 ‘코로나 블루’라는 말이 친숙한 단어가 되어 버렸다.

여러모로 힘든 상황이지만 그럴수록 우리 울산 남구에는 희망을 주고받는 천사들의 모습이 더한층 돋보인다. 2016년부터 시작된 ‘나눔천사 프로젝트’ 덕분이다. 남구가 5년째 추진하는 이 기획행사는 울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남구, 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가 협약을 맺은 가운데 전국 최초로 민간단체가 주도해서 기부문화를 전국 차원으로 확산시킨 나눔 실천 프로그램이다.

나눔천사기금은 ‘천사구민’ ‘착한가게’ ‘착한기업’과, 올해 새로 시작한 ‘착한출발’ ‘착한모임’ 등 다섯 종류의 모금 방식으로 남구민이 자발적으로 기부해 모은 기금이다. 천사구민은 매달 5천20원씩 후원하는 개인 기부자이고, 착한가게는 매월 3만원씩 기부하는 가게, 착한기업은 매년 100만원을 기부하는 기업체를 말한다. 착한출발은 출생, 입학, 취업, 결혼 등 첫 출발을 기념해 한달에 1만원 이상을 기부하는 일이고, 착한모임은 동호회, 친목회 등 각종 모임에서 회원들이 따뜻한 마음을 모아 매월 2만원 이상 기부하는 착한 사람들의 모임을 일컫는다.

남구 주민이 모아준 소중한 성금은 7월 말 현재 무려 23억5천200만원(천사구민 8억8천700만원, 착한가게 13억1천700만원, 착한기업 1억4천500만원, 착한출발과 착한모임 300만원)에 이른다. 이 돈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등 제도권 안에서도 지원받지 못하는 복지 사각지대의 소외계층을 지원하는 사업에 쓰인다.

이렇게 모인 돈으로 행복나눔 목욕 봉사 데이, 온정 더하기 이불 지원, 저소득 아동 공부초능력 길러주기, 고독사 예방을 위한 푸드꾸러미, 사랑 가득한 밑반찬 나누기 등 어려운 이웃 8천521세대에게 꼭 필요한 맞춤형 복지사업에 5억9천700만원을 지원했고, 위기가정과 소외계층 771세대에 생계비, 주거비 등 3억9천900만원을 지원했다. 한마디로 절망에 빠져 힘들어하는 이웃들이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희망을 준 것이다.

치아질환 등으로 취업과 자립이 힘든 50여명을 찾아 틀니 지원비와 치료비로 1억200만원을 전달했고, LH 매입임대나 주공아파트 입주가 어렵사리 결정됐으나 보증금을 마련하지 못한 주거위기 가구 20세대에는 4천500만원을 보증금으로 쓰도록 도와주었다. 그리고 아동·청소년, 장애인, 노인을 수용하는 사회복지기관 133곳에는 소외계층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자립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7억3천만원을 사용했다.

이렇듯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경제 상황이 어려운 속에서도 주민들이 나눔천사기금을 꾸준히 모아주시는 덕분에 복지 사각지대를 많이 없애고 도움이 절실한 이웃의 어려움을 덜어드릴 수 있어서 남구 공직자의 한사람으로서 자긍심을 느낀다. 남구의 착한구민, 착한가게, 착한기업, 착한출발, 착한모임에서 사랑을 나누는 나눔천사들은 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 지역의 어려운 이웃과 함께하는 진정한 동반자이자 희망이 아닐 수 없다.

나눔의 정신이라면 어떤 어려운 환경이나 나쁜 여건에서도 꿈을 꿀 수 있고, 꿈을 향해 도전할 수 있는 사회가 되리라 믿는다. 나눔을 묵묵히 실천하는 울산 남구의 나눔천사 여러분께 지면을 빌어 사랑한다는 말씀을 전한다. “고맙습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주문자 울산 남구 희망복지지원 주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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