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한가위에 꼭 지켜야 할 일
이번 한가위에 꼭 지켜야 할 일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1.09.16 2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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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근무를 마치면 대부분의 직장에서 추석연휴가 시작된다. 흔히 말하는 민족 최대의 명절인 추석이다. 오곡백과가 익어가는 가을의 중심에 들어있는 명절이 바로 한가위다. 그래서 더 정겹고 황금빛 들녘은 농부의 땀의 결실을 보는 것 같아 가슴 뿌듯하다. 무엇보다 추석이 되면 옛 추억을 회상할 수 있어 가슴이 설렌다.

필자가 어렸을 때의 가을은 지금처럼 풍성하지 못했지만 일찍이 고향을 떠나 도회지에서 직장생활을 하다가 고향을 찾은 이웃집 형, 누나들의 모습을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아린다. 10대 후반 20대 초반의 그들이 얼마나 어려운 객지생활을 하다가 고향을 찾을 때는 어떤 마음이었을까? 가진 것도 없고 배우지도 못해 일찍부터 직업전선에서 온갖 시련을 겪으면서도 고향에 돌아올 때는 화려한 모습으로 웃음을 띠고 있지만 그들에게 감춰진 뒷모습에는 얼마나 많은 고초와 시련이 있을까.

작금의 청소년들은 이해할 수 없는 모습과 상상이겠지만 환갑을 훌쩍 넘긴 중년들이 볼 때는 가슴이 아린다.

자고로 신라 때 세시명절로 자리 잡은 추석, 한가위는 고려 때 큰 명절로 여겨져 9대 속절(원정(설날), 상원(정월대보름), 상사, 한식, 단오, 추석, 중구, 팔관, 동지)에 포함됐다. 이 명절들은 조선시대까지 이어졌고, 조선시대에 추석은 설날, 한식, 단오와 함께 4대 명절 중 하나로 부상했다.

흔히 말하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라는 말은 추석이 명절 중 으뜸 명절임을 나타내며 오곡백과(五穀百果)를 잘 먹고 모두가 건강해야 한다는 조상들의 깊은 뜻이 담겨 있다고 전해진다. 풍성한 만월이 풍요를 상징하듯이 이번 추석에는 우리 모두가 화합하고 묵은 때를 말끔히 씻어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지만 근심이 앞선다.

코로나19가 발발한지 벌써 두 번째 추석을 맞이하지만 날이 갈수록 심각해지는 상황은 왠지 두렵기만 하다.

추석을 맞아 우리를 낳아주신 조상님, 부모님께도 감사드리고 친지 이웃들과도 행복한 나눔의 시간을 갖는 것이 당연지사이지만 코로나 사태는 이를 허락하지 않는다. 지난해 추석과 구정에 어떤 시골 마을에 붙어 있던 “불효자는 옵니다.”라는 현수막을 보면서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운 시기라 확산 방지를 위한 의미 있는 재치있는 문구라는 생각은 들지만 마음은 편칠 못하다. 그래도 몸은 멀리 두고서라도 마음은 더 가까워질 수 있는 이번 한가위가 되길 바랄뿐이다.

이번 추석에도 △이동 시 개인차량 이용 △휴게소에 머무는 시간 최소화 △휴게소 실내·외에서 다른 사람과 2m 이상 거리 두기 △마스크 상시 착용 △손 씻기 등 개인방역 철저 △식사 시 개인 접시와 배식 수저 등을 사용해 덜어 먹기 등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

다들 이미 알고 있는 것이라고 가벼이 치부해서는 안 될 것이다. 백신 접종률이 급증하고 있고 면역체계가 형성되어 가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수칙이 숙지가 아닌 실천으로 반드시 지켜야만 한다.

물론 정부에서도 가능하면 고향방문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하고 있지만 우리나라 국민들이 어찌 부모를 찾아뵙는 일이나 고향을 방문하는 일을 포기하는 것이 그리 쉽지 않음을 잘 안다. 하지만 이번 추석에도 예상되는 수천만 명의 대이동은 또 다른 코로나19 확산의 도화선이 될 수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비록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해 고향에 가지 못한다 해도 ‘한가위만 같아라.'라고 말씀하신 옛 조상들의 말씀처럼 마음이라도 가족과 이웃 간 풍성한 희망을 나누고 웃음이 가득한 한가위를 보내길 희망한다.

이주복 편집이사·경영기획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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