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카+詩] 모퉁이 돌 / 김혜주
[디카+詩] 모퉁이 돌 / 김혜주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1.09.16 2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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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퉁이 돌 / 김혜주

그 틈새에 끼워 줄래
아주 오랜 이야기로 남아 있을게
먼지로 푸석거려도
한 귀퉁이를 채우고 있을게
 

작가는 책꽂이에 빼곡히 꽂힌 작은 책들을 보고 모퉁잇돌을 연상한 것 같습니다.

모퉁잇돌은 건물 모퉁이에 벽을 지탱해 주는 주춧돌로서 건물이 무너지지 않도록 하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작품의 사진을 보시면 일반적인 책꽂이의 책이 세로로 쌓여있는 모습과 달리 가로로 쌓여 꼭 벽돌을 쌓은 듯 아주 단단한 모습입니다.

만약 건물의 기초를 쌓는데 모퉁잇돌을 설치하지 않고 돌을 포개어 대충 짓는다면 그 건물은 어떠한 외부의 충격에 견디지 못할 것입니다.

작품에서 ‘틈새에 끼워 줄래 아주 오래된 이야기로 남아 있을게’라고 말합니다.

빈틈을 채워 무너지지 않고 아주 오래된 역사가 되겠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책이란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책에는 그 시대를 반영한 모든 이념과 사상, 문학, 예술 등이 종이라는 매개체에 기록되고 보관되어 전해지는 지식의 산물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물론 요즘은 전자책이라는 새로운 개념의 책이 젊은 세대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이렇듯 오래된 역사가 차곡차곡 쌓여 모퉁잇돌의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3행에서는 돌이라는 개념에서 책이라는 실질적인 모습으로 돌아갑니다.

책꽂이에 오래 꽂혀 책의 형태가 먼지가 되어도 한 귀퉁이를 채워 모퉁잇돌의 역할을 끝까지 하겠다는 굳은 의지를 보여주고 있는 듯합니다.

사람의 역사도 모퉁잇돌이라는 튼튼하고 단단한 기초를 쌓지 않는다면 사회생활을 하면서 부딪히는 작고 사소한 일에도 자신의 감정을 추스르지 못하고 와르르 무너지고 말 것입니다.

지금 하는 일이 힘들 때 자신의 모퉁잇돌을 다시 점검하고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는 하루였으면 좋겠습니다. 글=박동환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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