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경재개와 환경단체
포경재개와 환경단체
  • 김준형 기자
  • 승인 2009.05.20 21:0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포경재개를 두고 갑론을박(甲論乙駁)이 뜨겁다.

김두겸 남구청장은 ‘솎아내기 식’ 과학포경을 주장해왔다. 옛 포경 전진기지였던 울산 남구 장생포에서의 식(食)문화 계승과 고래 개체수 증가로 인한 어족자원 고갈 등이 이유다. 반면 울산환경운동연합은 “고래수가 증가추세에 있다는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자료조차 전무한 상황”이라며 포경을 반대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상업포경 모라토리움 결의에 의해 지난 1986년부터 우리나라에서 포경이 전면 금지된 이후 줄곧 포경반대 입장을 유지해 오던 농림수산식품부가 최근 입장을 바꿨다. 지난 19일 농식품부는 ‘고래자원의 효율적 이용 방안’을 본격 추진하겠다고 한 것이다. 사실상 포경을 재개하겠다는 의미다. 방침이 정해졌으니 6월 IWC(국제포경위원회) 회의에서 입장을 관철시켜 포경 쿼터(허용 개체수)를 얼마나 확보하느냐 하는 일이 남았다.

그러나 환경운동가들의 말처럼 고래를 잡아야 하는 당위성과 과학적인 근거가 부족한 상황이다. 일본과 같은 적극적인 연구에 의한 이론적인 뒷받침이 충분하지 않다는 말이다. 일본의 경우에는 지난 20여년간 우리나라 고래연구소 10배 이상의 인력과 예산을 투입해 연안포경 재개를 위한 이론을 정립해 오고 있다. 일본과 노르웨이 등지에서는 현재도 연구포경과 원시포경도 이뤄지고 있다.

2002년 당시 일본 수산청 고마쯔 마사유끼 어업 교섭관이 저술한 ‘고래는 잡아도 좋다’라는 저서에서 일본의 이러한 연구활동이 얼마나 이뤄졌으며 그 타당성에 따라 국제사회에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해 놓았는지 잘 나타나 있다. 이 저서에 따르면 전 세계 고래의 연간포식량은 대략 2억8천만톤에서 5억톤이나 된다고 한다. 세계의 연간 해면어획량은 9천만톤이므로 고래가 먹어치우는 해산물이 인류가 소비하는 양의 3~6배라는 것이다. 미국 태평양안의 귀신고래는 남획으로 인해 20세기 초 약 2천마리까지 감소했다가 1947년 IWC에 의해 포획금지대상으로 지명된 후 현재는 포획 전을 능가하는 2만6천600마리까지 증가한 것으로 측정됐다.

밍크고래도 크릴새우만 포식한다고 알려져 있으나 일본의 북서태평양 포획조사에서 밍크고래의 위속에서 꽁치, 멸치, 명태 등이 대량으로 발견됐다. 따라서 일본의 어업생산량은 1970~1980년 최대 1천200만톤에서 1999년에는 660만톤으로 절반가량이 줄었고 한국도 1986년 약 370만톤에서 1999년에는 약 250만톤으로 대폭 감소했다고 제시하며 근거 없는 고래보호론이 해양생태계를 파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우리 정부는 아직 고래생태에 관한 연구 활동과 연안에서의 과학적 수집 자료가 부족하다. 일본의 것과 같은 이론적 뒷받침이 없다면 IWC와 지역환경단체에 포경재개를 말할 수 있는 명분이 없다. ‘고래수가 증가추세에 있다는 근거가 없다’고 주장하는 울산환경운동연합에 ‘고래수가 증가추세에 있지 않다는 근거’는 있는지 반문하고 싶다. 반대를 위한 반대는 옳지 않다. 정부와 남구청, 환경단체 모두 주장을 위한 충분한 근거를 제시하길 바란다.

/김준형 기자


인기기사
정치
사회
경제
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