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치 테라피 / 오정순
터치 테라피 / 오정순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1.09.02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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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게 문고리, 손 닿을 때마다 반짝반짝

누군가 이름 불러주며
보아주고 들어주고 축복 빌면
어두운 세상에 별이 되리라

 

비대면 언택트 삭막한 시대에 역발상으로 이름을 불러 주고 터치를 해 줬을 때 더욱 반짝일 수 있다며 따뜻함을 불러오는 오정순 시인의 디카시 ‘터치 테라피’를 감상합니다.

시인의 작품은 인터넷을 통해 자주 읽었고 전화 통화도 여러 번 했지만, 올해 제4회 고성한글공모전 대상 시상식이 있던 장산숲에서 처음 만났지요. 연세보다 훨씬 젊어 보이는 동안에 긍정의 에너지가 넘치는 모습으로 수상소감을 말하는데 살아온 내력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이 디카시 또한 시의 구조나 언술을 떠나 시인 자신이 살아오며 행하던 삶을 그대로 진정성 있게 표현해서 더욱 정감이 가고 빛나는 작품으로 읽힙니다.

조금의 흠집이라도 있으면, 이해타산이 맞지 않으면, 서로 물어뜯고 부풀리고 깎아내리고 밟고 올라서야 살아남는 정치 뉴스를 매일 보고 듣는 현시대에서 살아남는 법을 조금 비켜서서 먼저 이름 불러 주고 서로 어루만져주며 힘을 복 돋아 주었을 때 서로가 더 빛날 수 있다고 시는 말합니다.

이렇게 하는 것이 시인의 몫이라고 댓글에서도 “자주 시선이 닿으면 사랑이 피어나고/자주 손이 닿으면 문고리가 반짝거리듯/자주 기도해주면 그 영혼이 반짝거릴 것 같아서/묵주를 자주 들었더니 묵주가 반짝거리네요.” 라고 합니다.

힘들지 않은 삶이 없겠지만, 그 속에서도 긍정에너지를 잃지 않고 현실이라는 흙탕물에 휩쓸리지 않으며 아름답게 빛나는 연꽃처럼 누군가의 이름을 불러 주고 축복해주는 오정순 시인의 참 좋은 디카시 ‘터치 테라피’를 만나 행복합니다.

글=이시향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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