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남매와 어머니, 6개월만의 기적
오남매와 어머니, 6개월만의 기적
  • 권승혁 기자
  • 승인 2009.05.18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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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남매를 힘차게 키우고 있다는 울산지역 한 40대 주부의 소식이 유달리 반갑게 들리는 시기다.

기자가 최근까지도 ‘경기가 침체된 가운데’라며 입버릇처럼 쓰던 기사 첫머리를 이젠 ‘오남매가 힘을 내고 있는 가운데’로 바꿔서야만 할 것 같다.

동구종합사회복지관은 최근 오남매의 어머니 김모(44)씨가 울산지역 한 봉사단체의 꾸준한 도움으로 건강을 회복하고 경제적인 어려움도 극복하고 있다는 기쁜 소식을 전했다.

오남매와 어머니에게는 도대체 어떤 변화가 있었던 것일까? 여기에는 한 울산지역 봉사단체의 꾸준한 지원과 관의 적극적인 협조가 보태졌다.

국제로타리 3720지구 중앙로타리클럽이 동구종합사회복지관을 찾은 때는 지난해 9월. RI 가입승인 20주년기념으로 사회봉사금(2천만원)을 지원하기 위해 가진 자리였다.

동구종합사회복지관은 이후 중앙로타리클럽에 다양한 지원대상과 지원방법을 제시했고, 방법은 크게 2가지로 압축됐다. 지역에서 어렵게 사는 학생 등 다수의 이들을 대상으로 2천만원을 공평하게 배분해 지원하는 방법과, 도움을 필요로 하는 특정 가정을 지정해 장기간 다양한 방법으로 꾸준히 지원하는 것이었다.

중앙로타리가 선택한 건 지정기탁. 즉 후자였다.

당시 기자는 두 가지 이유로 전자가 채택될 것으로 짐작했다. ‘이왕이면 많은 이들에게 도움을 주는 게 낫다’는 짧은 생각과 ‘20주년 기념사업이므로 다수의 참석을 봉사단체가 원할 것’이라는 편견이 작용한 것이었다.

중앙로타리는 특정 가정에 집중적인 지원만이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으며, 지원금의 분산은 단기적인 효과밖에 거둘 수 없다고 판단했고, 이는 결과적으로 옳았다.

중앙로타리클럽이 오남매의 어머니 김씨 가정에게 2천만원의 경제적 지원을 약속한 때는 지난해 10월 23일. 이날 김씨는 “열심히 살겠다”는 말을 끝으로 흐르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했다.

6개월여가 흐른 지난 7일 중앙로타리클럽은 김씨와 재회했다. 약속을 지킨 건 중앙로타리뿐만이 아니었다.

김씨는 한층 밝아진 얼굴로 “우리도 조금씩 나누면서 살자고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눈다. 빨리 건강해져서 베풀면서 살겠다”고 삶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췄다. ‘봉사는 또 다른 봉사를 낫는다’는 말을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기자는 종교를 갖고 있지만 ‘기적’을 쉽게 믿진 않았다. “건강한 몸으로 아이들의 뒷바라지를 하는 게 꿈”이라던 김씨. ‘기적’이 있다면 오남매와 어머니에게서 찾을 수 있지 않을까.

/ 권승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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