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화지(太和池)’란 이름이 어떨까요?
‘태화지(太和池)’란 이름이 어떨까요?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1.08.16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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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7월 29일, 울산시의회 의원연구단체인 ‘생태관광 연구회’가 시의회 다목적회의실에서‘울산광역시 도심 소하천의 생물다양성 보존 및 생태복원 방안’ 연구용역 착수보고회를 개최했다. 도심 소하천에 명정천(明淨川)이 포함됐다. 명정천은 멍정, 말정 등으로 전승되는 이름을 갖고 있다. 입화산의 물이 태화강으로 흘러드는 물길이 명정천이다. 생태환경적, 인문학적으로 많은 자료를 간직하고 있는 곳이 명정천 물길이기에 개인적으로도 관심을 갖고 접근하는 곳이다. 명정천 상류에는 못이 한 곳 있다. 그런데 이 못의 이름이 여럿으로 표현되고 있어 관심 있는 시민들의 생각을 복잡하게 한다.

2021년 6월 17일, 울산지역의 아침신문인 경상일보, 울산매일, 울산신문, 울산제일일보(가나다 순) 등 4개 신문에서는 일제히 죽은 붕어에 관한 기사를 전했다. 먼저 이해를 돕기 위해 각 신문의 보도된 자료를 인용한다.

“태화연 저수지에 떡붕어 수백 마리 ‘둥둥’”, “옛 태화저수지는 지난 1945년 농업용수 공급을 위해 조성됐으나 최근에는 농업용수로는 거의 사용하지 않고 있다.”(출처 : 경상일보)

“태화저수지는 1945년 농업용수 공급을 위해 6ha(6천600평) 크기로 조성됐다. 이후 혁신도시가 들어서면서 현재는 수변공원으로 이용되고 있다. 저수지 아래는 떡붕어를 비롯해 가물치, 장어 등 다양한 민물고기가 서식하고 있다. 태화연 오토캠핑장과 맞닿아 있고, 인근에는 정밀 기계·기술·화학 연구소가 밀집해 있는 테크노파크가 자리 잡고 있다.”(출처 : 울산매일)

“태화저수지는 태화연 오토캠핑장과 맞닿아 있는 곳인데, 폐사한 붕어로 인해 저수지 경관을 해칠 뿐 아니라 악취까지 풍기면서 원인 파악 및 해결책 마련이 시급한 상태다. ”(출처 : 울산신문)

“울산, 태화못 물고기 떼죽음 원인파악 나선다”, “울산 중구 태화연캠핑장 인근 태화저수지에서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해 중구가 원인파악에 나섰다.” “태화저수지는 1945년 농업용 저수지로 만들어졌다. 유역 면적은 113ha(헥타르)에 5만9천t의 물을 저장한다.”(출처 : 울산제일일보)

앞에 인용한 각 신문사의 보도 내용에서 각 신문사는 같은 장소의 이름인데도 태화연저수지, 태화저수지, 태화연, 태화못 등 같은 이름 혹은 다른 이름으로 표현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심지어 같은 기사 내용에서 두 가지(태화연저수지, 태화저수지 등) 이름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4개 신문의 기사에서 공통적으로 사용한 이름은 ‘태화저수지’이다. 현재 태화저수지 가장자리에는 ‘태화연 오토캠핑장’이 마련돼 있다. 한 장소에 대한 일관성 있는 이름 정리가 필요해 보인다.

울산지역의 태화강, 태화루, 태화사 등에서 볼 수 있는 ‘태화(太和)’는 신라 자장 스님이 당나라에서 유학할 당시에 알게 된 태화지 설화에서 비롯된 이름이다. 처음 출처는 《삼국유사 3권 》 〈탑상〉 ‘황룡사 구층탑’ 조이다. 이렇듯 한 장소의 이름이 다르게 나타나 독자는 물론 시민들도 당황스럽기는 마찬가지일 것이다.

필자에게 대안을 제시하라는 기회를 준다면 다음과 같이 말하겠다. “태화연(太和淵)은 태화루 아래 황용연(黃龍淵)이 있어 자칫 오해하기 쉽다. 태화 못은 한자와 한글의 조합으로 기록에 번거로움이 있다. 저수지(貯水池)는 ‘물을 저장한다’는 의미에서 설화적 차원으로 보면 가볍다. 태화지(太和池)는 첫 출처 문헌에서 중국 오대산 설화와 연관되며 이어지기 때문에 이를 추천한다.”

개인적 욕구가 아닌, 사회적 욕망을 우선시하는 벽안(碧眼)의 향토사가 실천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성수 철새홍보관 관장·조류생태학 박사·울산학춤보존회 명예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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