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카+詩] X레이 촬영 / 한인석
[디카+詩] X레이 촬영 / 한인석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1.08.12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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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레이 촬영 / 한인석

숨 멈추고, 찰칵!

남보다 멀리 뛰려 다가

허리 디스크 걸렸어요

 

절기상 가을의 시작을 알리는 입추가 지나고, 말복도 지나는데도 33도를 오르내리는 팔팔한 온도에 밤잠을 설치는 열대야가 계속되는 팔월에 시원한 웃음 주는 X레이 촬영을 하는 청개구리를 포착한 한인석 시인의 디카시 ‘X레이 촬영’을 감상합니다.

이 작품을 읽는 순간 힘든 일을 하면 허리 디스크로 며칠 고생하는 저 자신을 돌아보았습니다. 남들보다 멀리 뛰지 않아도 되는데 한 가지도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자꾸 멀리 뛰려고 멀리 가려고 이것저것 하는 것 같아 자숙하게 됩니다.

짧은 3행의 시와 X레이 촬영을 받는 청개구리 사진이 의미하는 바를 생각해보며 발상 전환의 중요성을 깨닫게 됩니다. 역발상의 귀재는 예나 지금이나 청개구리겠지요. 지금 사회에서는 어쩌면 청개구리와 같이 역발상이 더 중요하고 통상적인 것보다 창의성을 발휘하는 문학이 돋보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처음 흰색 청개구리를 봤을 때 회색도 있고, 나무색도 있는데, 왜 청개구리가 불릴까? 궁금했는데, 지금도 궁금합니다. 유언을 따라 강가에 엄마 묘지를 만들어서 비만 오면 지금도 울고 있다는 전래동화의 배경은 양평군 양평읍 오빈리와 양근리 사이 강가에 홀로 떨어져 있는 조그마한 바위섬인 떠드렁산이라고 합니다.

경쟁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조금 더 앞서가거나 높이 가기 위한 경쟁은 사회를 더욱 발전시키고 자신의 존재감을 높일 수 있을 수 있지만, 한인석 시인의 디카시처럼 심하면 가장 중요한 건강을 잃는 경우가 생긴다는 뼈 있는 충고를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디카시를 만나 팔월이 시원합니다.

글=이시향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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