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카+詩] 언택트 untact / 류연미
[디카+詩] 언택트 untact / 류연미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1.08.05 23:5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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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택트 untact / 류연미

가장 안전한 거리는

그리운 거리

우리 사이 디지털 속으로...

마음의 서식지에

보금자리 만들었어요

코로나19 시대 가장 큰 유산물은 언택트가 아닐까 합니다. 학교, 식당, 직장, 종교, 심지어 친구도 가족도 친척도 모두 언택트로 몰아갑니다. 몸이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는데 류연미 시인이 전하는 그리움의 거리는 얼마나 될까요?

제발 단숨에 다녀올 수 있는 거리라면 얼마나 좋을까 싶어요. 그리움도 오래되면 잘 먹고 잘살겠지라고 무뎌져 버려 잊고 사는 건 아닐 테지요.

코로나19가 참 얄밉기도 합니다. 혼자가 좋다는 생각을 자꾸만 익숙하게 만들어 혼자 밥 먹고 혼자 잠들고 혼자 혼자 자꾸 혼자 하다 보니 코로나19가 끝나도 혼자가 되어버리면 어쩌나 하는 걱정 아닌 걱정을 하게 됩니다.

코로나 19가 사라지긴 할까요? 하얀 이를 드러내고 웃어본 지가 언제였을까 기억이 잘 나지 않습니다.

정말 많은 사람이 보고 싶습니다. 사진 속 왜가리는 왜 혼자일까요? 그들도 코로나 19를 겪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오늘따라 왜가리가 더 커다란 물음표로 다가오는 게 저 혼자만의 느낌인지 알 수없습니다.

비대면 시간이 길어지는 요즘 언제쯤 마스크를 벗을 수 있을지 백신만 맞으면 마스크를 벗고 얼굴을 마주 볼 수 있을지 앞이 보이지 않는 코로나19라는 캄캄한 어둠 속에서 헤매이고 있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에게 가장 큰 위안이 되는 디지털이라는 게 있어서 그나마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는 위로 아닌 위로를 해봅니다. 그 속에 류연미 시인의 말처럼 그리운 사람들을 만나 아름다운 서식지를 만들어 따뜻한 마음이라도 주고받으면 힘든 시기에 위로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지 않아도 모든 게 이루어지는 언택트 시대 그래도 사람과 사람 사이 주고받는 온기는 잊지 말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우리가 그리워하는 사람에게 다가가기까지의 거리는 얼마쯤 될까, 그 거리를 잴 수 있는 잣대는 있을까요? 몸은 멀리 마음은 가까이 이 말을 다시 한 크게 읽어 봅니다. 힘든 코로나19 시기에 언택트가 유산물이라면 류연미 시인의 디카시 ‘언택트 untact’가 빛을 발하는 디카시의 명작이 되길 바라는 마음도 전하여봅니다. 글=박해경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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