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가는 소상공인]“한복도 일상복처럼 편하게 입을 수 있죠”
[제일가는 소상공인]“한복도 일상복처럼 편하게 입을 수 있죠”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1.08.02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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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남(왼쪽) 대표가 한복 제작 전 고객의 신체 치수를 재고 있다.

 

-(9) 바이아띠 서정남 대표

-한복의 깃·섶 살려 고유의 멋 강조

-전통미·독창적 디자인 조합 ‘눈길’

-실용성 갖춘 생활한복 대중화 꿈꿔

“전통 한복과는 조금 차별화 된 것, 누구나 항상 입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만든 한복입니다.”

아름답고 자랑스럽지만 조금은 불편하다고 느껴지던 한복이 변화하고 있다. 면소재로, 세탁하기 쉬운 소재로 그리고 평소 입던 일상복과 어울리게 평소에 늘 입을 수 있다고 인식이 바뀌어가고 있다.

그리고 울산에서는 ‘바이아띠’(중구 문화의 거리 42 울산큰애기상점가 201호)의 서정남(57) 대표가 울산큰애기 상점에서 그 변화에 앞장서기 위해 노력 중이다.

서정남 대표는 결혼 전, 그리고 신혼 초 외국에서 생활을 했다. 일본에서 유학생활을 했고, 독일에서 신혼 생활을 했다.

기모노를 사랑하는 일본 문화가 ‘한복을 사랑해야겠다’는 의무감을 심어줬고, 독일에서는 고국의 그리움이 향수병으로 애국심을 자리 잡도록 했다. 향수병으로 한국에 돌아오게 됐고 돌아왔을 때는 전공도 직업도 내팽개쳐진 채 불안함만 가지게 됐다.

누구보다 열심히 일을 했지만, 성실함과 꾸준함은 허리와 목 디스크로 돌아왔다. 한달 동안 꼼짝없이 병원에 있으면서 서 대표는 핸드메이드, 재봉틀 등을 찾아 일본 홈페이지를 검색했다.

“일본사이트에 들어가 보면 핸드메이드 상품이 많아요. 제가 그걸 전부 캡처를 했어요. 제가 학원을 갈 수 있는 상태도 아니고 그걸 배우려고 생각했던건 아니었는데 그걸 노트로 여섯권을 만들었어요.”

서 대표는 중고 상점에 가서 5만원짜리 미싱을 샀다. 그냥 따라했고, 그걸 주변에 나누다보니 판매를 해보라는 제안이 들어왔다.

앞치마, 에코백, 손가방, 컵받침 등 입원해 있는 동안 만든 것들을 들고 당시 살던 부산을 피해 울산 시장 노점에서 판매를 했더니 그날 다 팔렸다. 독학으로 배운 재봉틀이지만 상품성이 있었던 것이다.

“저는 독학으로 제 나름의 한복 전통을 지키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우리 한국 고유의 선, 기본을 지키려고 애를 쓰는 걸 자신있게 얘기하고 싶은 게 한복의 깃, 섶 등을 최대한 없애지 않고, 접목 시켜서 편하게 입을 수 있는 옷으로 만드는 게 제 목표입니다.”

서 대표는 지금 목표를 세우기 전까지 혼란스러운 점도 많았다. 정식으로 배운 게 아니라 독학으로 배우고 늦은 나이에 혼자 뒤처진 기분이 들었다고 한다.

“사실 굉장히 많이 흔들렸어요. 젊은 분들이 막 쏟아져나오는데, 내 옷은 정체된 느낌이 들어서 자꾸 따라가려고 했거든요. 어느 순간 뭔가 정체성이 없어진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그러나 이젠 자신감이 있으니까 나만의 독특한 옷을 만들어 낼 수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이제는 서 대표의 한복을 아는 사람은 누가 봐도 저건 ‘바이아띠다’라고 할만큼 본인의 자신감과 색깔이 묻어나온다. 그만큼 고민과 힘든 시기도 있었지만 그 시기를 이겨낸 만큼 생활한복에 대한 애정이 더 커졌다.

취재를 하면서 한복을 사랑하는 방법이 생각보다 쉽다는 생각을 했다. ‘그냥 평소에 편하게 입어주면 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서정남 대표의 한복을 입은 모델.
서정남 대표의 한복을 입은 모델.

 

글=방송인 김언지·정다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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