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나 입 주위가 파르르… 안면근육의 떨림증상에 대해
눈이나 입 주위가 파르르… 안면근육의 떨림증상에 대해
  • 김보은
  • 승인 2021.08.02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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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강병원 신경과 김성률 전문의‘속상 수축’ 충분한 휴식 취하라는 신호‘안검 연축’ 근육 수축으로 찡그린 인상‘반측 안면경련’ 한쪽 얼굴만 일그러져
동강병원 신경과 김성률 전문의가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동강병원 신경과 김성률 전문의가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눈이나 입 주위가 파르르 떨리다가 만다. 피로나 스트레스로 인한 단순한 떨림은 휴식으로 나을 수 있지만 지속적인 떨림은 적당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다음은 동강병원 신경과 김성률 전문의와 함께 안면근육의 떨림 증상에 대해 알아본다.

◇ 부위나 정도 따라 속상 수축 등으로 구분

안면신경은 우리 얼굴의 표정을 짓게 하는 안면근육을 지배하는 신경을 말한다. 부위나 정도에 따라 속상 수축, 안검 연축, 반측 안면경련, 사경 등으로 나눌 수 있다.

먼저 속상 수축은 대체로 눈꺼풀 주위에 국한돼 떨리는 증상이다. 수초 간 파르르 떨리다가 멈추는데 많게는 하루에도 수십번 반복될 수 있지만 입 주위나 얼굴의 다른 곳으로 퍼지지는 않는다.

안검 연축은 눈 주위의 근육이 본인의 의지와 관계없이 수축해 눈을 잘 못 뜨고 인상을 찡그리는 등의 증상을 보인다. 밝은 햇볕이 있는 곳에 나갈 때 더욱 증상이 심해진다.

반측 안면경련은 주로 아래 눈꺼풀에서 시작돼 윗 눈꺼풀로 퍼지며 증상이 진행되며 한쪽 안면신경의 지배를 받는 모든 얼굴 근육이 수축하게 되면 눈이 감기고, 입술이 한쪽으로 당겨져 입모양이 일그러진다. 드물게 증상이 생긴 같은 쪽 귀에서 딸가닥거리는 소리가 나기도 하고 청력이 약해졌다고 호소하는 환자들도 있다.

마지막으로 사경은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고개가 한쪽으로 돌아가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경우 sensory trick이라고 해 대개 환자들이 손으로 턱을 잡고 있으면 고개를 바로 향하게 할 수 있다.

◇ 증상 진단, 가장 먼저 전문가 진찰부터

안면근육의 떨림 증상이 언제부터 생겼는지, 양상이 어떠한지 자세한 문진과 신경과 의사의 진찰이 제일 먼저다.

항정신병 약제 같은 약물에 의해 불수의 운동이 나타날 수 있어 투약한 병력에 대한 자세한 청취도 필요하다. 특히 갑상선이라고 호르몬을 만들어 내는 자리가 있는데 이 갑상선 호르몬에 대한 검사도 반드시 필요하다. 갑상선 호르몬의 비정상적인 증가로 인해 불수의 운동이 일어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이밖에 필요하다면 뇌 MRI사진 촬영과 안면 신경의 이상을 전기생리학적으로 확인하기 위한 신경전도 검사와 근전도 검사도 시행할 수 있다.

◇ 속상 수축 뇌졸중 증후로 오해 “잘못된 상식”

속상 수축은 크게 걱정할 질환은 아니지만 대개 스트레스, 과로 등에 의해 발생한다.

신경말단부위에서 근육으로 연결되는 부분을 확대해서 나타낸 것인데 여기에는 아세틸콜린이라는 신경전달 물질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전해질들도 같이 관여를 하게 된다. 이 부위의 과흥분성 때문에 속상 수축이 생긴다.

일반적으로 눈꺼풀이 떨리면 중풍, 즉 뇌졸중이 올 징후라고 걱정하며 외래를 찾는 환자들이 있다. 이것은 잘못된 의학상식이며 우리 몸이 피로하니까 충분한 휴식을 취하라고 알려주는 신호라고 생각하면 된다.

만약 증상이 호전되지 않으면 신경과로 내원해 속상 수축이 맞는지 확인하고 근육이완제나 항불안제 같은 약을 수일 정도 먹으면 사라진다.

◇ 안검 연축 원인 뇌신경 기능 이상 추측

안검 연축은 원인이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뇌에서 3번 뇌신경을 통해 눈꺼풀을 움직이는 신경이 나오는데 밝은 햇볕에서 더욱 심해진다는 특징에서 이 부위의 기능적인 이상이라고 추측된다.

안검 연축이 생기면 약물 치료를 시도할 수 있는데 그 효과가 미미하고 약의 부작용으로 힘들어해 보톡스 주사를 가장 추천한다.

보톡스는 흔히 피부 미용을 위해 주름살을 펴는 주사로 알고 있는데 보톡스란 미국 제약사 엘러간에서 보툴리눔 독소를 미용 성형시술에 적합하게 개발한 의료용 주사제품명이다.

보툴리눔 독소는 부패된 통조림이나 썩은 고기에서 잘 자라는 세균인 클로스트리움 보툴리눔(Clostridium botulinum)에서 생성되는 신경독이다. 주사한 부위의 근육만 국소적으로 마비시켜 신경질환이나 근육 질환 등의 치료 목적으로 사용한다.

1970년대 초 사시나 안검 경련을 치료하기 위해 시작됐고 피부 미용이나 주름살 제거에 사용되면서 일반에 알려지게 됐다. 안검 연축이나 반측 안면경련에 주사를 놨을 때 바로 효과가 나타나진 않는다.

약효가 2~3일정도 지나면서 나타나고 7일에서 10일을 지나면 더욱 효과가 강해져 3개월에서 6개월 정도 지속된다. 그러나 드물게 눈꺼풀이 처지는 안검하수, 물체가 이중으로 보이는 복시현상, 안구 건조증 등의 부작용이 있다.

◇ 반측 안면경련, 동맥에 안면신경 압박되면 발생

반측 안면경련은 대부분 40~50대 이후에 많이 나타나고 성별에 따른 발병확률은 남자와 여자가 비슷하다. 현재 국내 정확한 환자 수는 알기 어려우나 외국의 조사에 의하면 인구 100만명당 400명 정도에서 증상이 나타날 확률이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반측 안면경련의 원인은 아직 확실히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정상궤도를 벗어나서 흐르는 동맥에 의해 안면신경이 압박을 받거나 안면신경에 너무 가깝게 자리 잡은 혈관조직들의 자극에 의해 발생한다고 전해진다. 드물게는 유전적 요인이나 소뇌교 종양의 안한 안면신경의 압박에 기인하기도 한다.

이러한 반측 안면경련에도 약물 요법, 보톡스 주사요법, 수술요법 등을 생각할 수 있다. 안검 연축과 마찬가지로 약물요법은 효과가 미미하고 입이 마르거나 기운 없는 등 부작용이 심해 추천하는 방법은 아니다. 대체로 보톡스 치료를 권유한다.

수술요법은 최근까지도 많이 선호되는 치료법이지만 미세혈관의 압박을 감소하는 수술이 증상을 없애는데 효과는 좋으나 영구적인 안면마비, 청각장애 등 수술에 따른 부작용의 위험성이 있고 일부 환자에서는 수년 후에 증상이 재발할 수도 있다.

◇ 안면근육 떨린 일부 증상 적극 치료 필요

사경은 태어날 때 근육의 손상으로 인해 발생하거나 뇌성마비와 동반돼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청소년기를 지나면서 원인 모르게 고개가 돌아가는 경우도 많다.

사경 역시 보톡스 주사치료가 추천된다.

동강병원 신경과 김성률 전문의는 “우리가 흔히 안면부위의 불수의 운동이 있으면 뇌졸중의 전조 증상이라는 잘못된 의학상식을 바로잡아야 한다. 안면의 떨림이 있으면 어떠한 종류의 떨림인지 정확하게 진단을 받고 대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속상 수축은 안정과 휴식을 취하면 사라지지만 안검 연축이나 반측 안면경련, 사경은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정리=김보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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