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이 맞이한 소통과 협력의 시대
현대중공업이 맞이한 소통과 협력의 시대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1.07.28 2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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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아프리카 코사 족의 속담이 있다. 이 말은 협동과 상생을 강조할 때 흔히 쓰이는 말로 여러 사람이 뜻을 함께할수록 그 힘의 크기가 커짐을 의미한다.

과거 대량생산이 중심이었던 제조업 기반 사회에서는 생산성과 능률을 극대화하는 게 목표였다. 개발도상국이었던 우리나라는 이를 잘 수행해 급속한 발전을 이뤘고, 이제는 선진국 반열에 올라섰다.

그러나 지금의 무한경쟁 시대는 생산성과 능률만으로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게 일반적인 인식이다. 개인과 개인, 부서와 부서, 기관과 기관 간 적극적 소통과 협력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한 시기인 것이다.

끝이 보이지 않는 첨예한 갈등을 겪던 현대중공업 노사가 2년 2개월 만에 소통과 협력의 시대를 열었다. 2년치 단체교섭을 타결한 이후 현대중공업 노사는 ‘조선산업 발전을 위한 노사 선언’ 선포식을 갖고 새로운 시작을 알렸다.

노사 선언에서 회사는 구성원이 자긍심을 가질 수 있도록 고용안정과 근로조건의 유지·향상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기로 했다. 노조는 우리나라 조선해양산업의 발전과 회사의 경영 정상화에 협력하고, 생산 현장의 일하는 분위기 조성에 노력하기로 했다. 아울러 노사는 조선산업의 지속 가능한 미래 발전과 노동자 고용안정, 양질의 일자리 확보를 위한 산업·업종별 협의체 구성에 나서기로 했다.

이와 함께 울산시, 현대중공업, 동구청, 현대미포조선 사내협력사연합회 등은 ‘조선업 동반성장 및 일자리 확대’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최근 수주량 증가로 인한 인력 수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문인력 양성, 취업 후 정착 지원 등의 정책을 마련하는 게 업무협약의 주요 골자다.

세부 지원 내용은 △기술연수생 지원사업(월 100만원)과 청년 드림 스페이스 지원사업(월 20만원~최대 200만원) 확대 △정규직 채용, 기숙사 확대 등 울산 취업과 정착 지원 △협력사 경영안정 자금 및 기술교육지원 사업 확대 △산업안전 등 근무환경 대폭 개선 △울산시, 동구 신규 협력사 공동근로복지기금 출연 등이다. 이제 현대중공업은 조선업 불황기를 벗어나 호황기를 맞이하기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 지주사 한국조선해양은 7개월여 만에 올해 수주 목표인 149억 달러(약 17조원)의 113%를 수주했다. 세계적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크게 늘면서 세계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해상운임도 상승하자 각국 선주들이 조선 발주에 적극적으로 나선 게 호재로 작용했다.

우선 올해의 수주가 현실화되는 내년을 잘 준비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현대중공업과 지자체가 힘을 합쳐 필요한 인력이 원활하게 수급되도록 다양한 정책을 실행하는 것이다. 조선업 위기로 동구를 빠져나간 노동자가 돌아와야 동구 경제가 수주에 따른 낙수효과를 제대로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미래를 위한 준비도 해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는 중국과 피 말리는 수주 전쟁을 치르는 중이다. 올해 상반기 전세계 선박 수주량 2천402만 CGT 가운데 중국이 1천59만 CGT로 1위를 차지했고, 한국은 1천47만 CGT로 2위에 머물렀다. 장밋빛 미래만 그릴 상황이 아닌 것이다.

조선업의 미래를 위해서는 수소나 암모니아 같은 무탄소 선박 준비, 자율운항 등 스마트 조선산업 중점 육성을 통해 기술적인 면에서 중국과의 초격차(超格差=넘볼 수 없는 차이)를 유지해야 한다. 이를 위해 조선업체뿐만 아니라 정부, 지자체가 힘을 모아야 한다.

이 같은 준비가 원활하게 이뤄진다면 현대중공업이 동구의 경제, 울산의 경제, 나아가 대한민국의 경제를 이끌었던 과거의 영광이 재현될 수 있다. 그것이 동구 주민 모두가 바라는 바다.

김수종 울산 동구의회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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