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가는 소상공인]“늘 손이 가는 도자기를 만들고 싶어요”
[제일가는 소상공인]“늘 손이 가는 도자기를 만들고 싶어요”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1.07.26 2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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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그 남자의 그릇장 김철민 대표

-가볍고 예쁜 생활도자기로 소비자 사로잡아

-거리 판매에서 백화점 입점 브랜드로 발돋움

-내구성 우수해 장기간 사용가능… 고객 호평
태화동 공방에서 도자기를 만들고 있는 ‘그 남자의 그릇장 김철민 대표.
태화동 공방에서 도자기를 만들고 있는 ‘그 남자의 그릇장 김철민 대표.

 

찬장을 열어보면 항상 사용하는 그릇, 컵이 있다. 그 가운데 도자기도 있다. 수많은 그릇들 가운데서 계속해서 손이 가는 도자기를 만들고 싶다는 ‘그 남자의 그릇장’ 김철민 대표를 만났다.

대부분의 시간을 공방에서 보내는 김철민 대표를 만나기 위해 공방(울산시 중구 태화로 138)으로 향했다. 그곳에서 처음 도예가의 길을 걷게 된 이야기를 듣게 됐다.

“청각장애를 갖고 있는데, 고등학교 때 사고가 있었어요. 체벌로 다리 수술을 하게 됐는데 의료사고로 인해서 청력이 점점 줄어들다가 없어지는 단계까지 갔어요.”

고등학교 3학년, 진로 고민을 했던 김 대표는 “직장 생활보다 ‘내가 좋아하는 미술을 해보자’라는 생각에 고3 때 입시미술을 시작했어요. 그때 공예과도자기과가 경쟁률이 낮았었고, 사람도 빠져나가는 시기였는데 도자기를 처음 만들게 된거죠”라고 말했다.

“대학교 가서 노력을 많이 했었고 작업도 잘한다고 생각을 했는데 공모전에 참여할 때마다 떨어지는 거예요, 1년에 한 번씩 있는 공모전인데, 세 번 떨어지고, 네 번째 붙었거든요. 웬만하면 포기할만한데, 포기를 안 했던 것 같아요.”

서울에서 오브제 작가로 예술의 전당 전시 등 다양한 작품 활동을 하고 고향인 울산으로 내려오게 됐다.

“울산에 오면서 아무도 저를 모르는 상태죠, 판매가 이뤄지는 것도 아니고 그때 생활고를 겪었어요. 길거리에서부터 시작을 했었거든요. 매주 주말 성남동 예술거리(문화거리)에서 컵 5~6개를 두고 판매했는데 당연히 처음엔 판매가 안됐죠.”

그래도 기죽지 않고 매주 성남동 거리에서 사람들에게 작가 김철민, 도자기의 쓰임을 알렸다. 이후 성남동에서 도자기를 판매한지 6개월 정도가 지나자 조금씩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도자기를 만들고 있는 김 대표.
도자기를 만들고 있는 김 대표.

 

주민들의 이야기를 재료 삼아 더 가벼워지고, 편해지고, 예쁜 도자기 작품들이 만들어지고 있다. 그리고 백화점 팝업 행사 참여를 통해 지금은 입점까지 하게 된 김철민 대표는 달려온 시간보다 달려갈 시간들을 더 기다리고 있다.

“‘6년이 지났는데도 아직도 쓰고 있어요, 너무 좋아요’라고 하는 분들이 계신데, 쓰는 사람이 잘 다뤄줘서 오랫동안 가는 거예요, 도자기를 구매하시고, 선반 위에 두시는 분들이 많은데 최대한 많이 사용해 주시면 좋겠어요. 손이 먼저 가는 도자기, 즉 사용하기 편한 도자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김철민 대표가 만드는 그릇은 도자기의 편견을 깨주는 경량화해서 만든 컵, 내 손에 꼭 맞는 손잡이. 하나의 작품으로 주방이 전시장이 돼줄 그릇들을 만나볼 수 있다.

맛있는 음식을 담는 그릇, 늘 사용하는 컵 이전에 하나의 작품이 되는 도자기라는 점을 김철민 대표는 시민들에게 전해주고 있다.

글=방송인 김언지·정다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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