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국제목판화 페스티벌’
‘울산 국제목판화 페스티벌’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1.07.26 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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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화(版畵)는 판에 의해 찍혀진 그림을 말한다. 그리고 간접표현(間接表現)의 기법이다. 이는 판에 그림을 그리고 칼로 새겨서 종이에 찍어서 표현하는 기법이다. 종이 또는 캔버스에 연필로 그리거나 물감을 칠하여 나타내는 직접표현에, 판을 새긴다는 노작(勞作)의 과정을 한 번 더 거친다. 또 잉크를 묻혀서 찍는 과정을 거쳐야만 작품이 완성된다.

판에 글을 쓰고 글의 형상을 따라 칼로 도려내어 표현하는 서각(書刻)과는 또 다르게 구분된다. 또한 판에 형상을 그리고 돋을새김으로 깎거나 붙여서 나타내는 부조(浮彫 relief)와도 다른 장르이다.

목판화의 다양한 재료 활용

목판화(木版畵)라고 함은 나무를 판재로 하여 그 위에 그림을 그리고 칼로 새겨서 찍어내는 판법이다. 이는 판화의 기법 중 가장 오래전부터 활용된 형식이다, 요즈음 <목판화>라고 함은 볼록판의 기법으로 통칭되고 있으며, 튀어나온 부분에 잉크를 칠하여 찍는다. 따라서 새김미술의 기본이다. 이는 작가의 기호나 성향에 따라 판재를 순수한 목재가 아닌 리놀륨판이나 나무를 압축시킨 MDF판, 그리고 합성판인 포맷판(FOAMART Boards)을 활용하기도 한다.

다색 목판화(多色 木版畵)인 경우 색판을 미리 분할하여 여러 가지 색을 표현하는 경우도 있고, 먼저 찍은 색을 일부 덮어서 찍는 소멸법(消滅法)으로 활용하는 경우도 있으며, 여러 색을 겹쳐서 혼합된 색으로 찍어내는 겹침 색판법도 있다. 또한 그 이외의 다양한 판법의 목판화들이 세계 각국의 작가들에 의해 제작되어 울산국제목판화페스티벌에 전시, 소개되기도 한다.

이렇듯 다양한 기법으로 제작된 목판화 작품들이 우리 울산이라는 지역에 모이는 것에 대하여 필자는 놀라운 현상으로 보고 있다.

판화는 복수성이다

판화는 회화(繪畵)와 달리 같은 그림을 여러 장 찍을 수 있는 특수성을 지닌다. 이를 판화가들은 복수성(複數性)이라고 말한다.

복수성은 희소가치가 떨어진다. 따라서 작품의 가격이 저렴하다. 이는 작품에 따라 색을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으며, 이미지를 혼자 소유하지 않고 여러 사람이 함께 공유할 수 있는 나눔의 의미도 가진다.

이제는 멈출 수 없는 문화 장르

그동안 열 번의 페스티벌과 비엔날레를 거치면서 울산은 명실공히 판화의 국제적 성지로 자리 잡았다. 그것은 반구대암각화의 새김미술과 팔만대장경을 제작할 수 있는 DNA를 가진 민족으로서, 그 역량이 쌓여서 이루어 낸 결과라고 하겠다.

또한 30대 이전의 세대는 미술 시간에 고무판이나 지우개에 그림을 그리고 칼로 새기고 찍어 친구들과 나누어 가진 추억이 있다. 지금은 영상미술과 컴퓨터 게임에 밀려 초·중학생들이 판화에 대한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 그리고 미술실기대회가 개최되면 판화 분야가 정해져 있어서 그 종목에 출전할 수 있는 기회와 더불어 관심을 가질 수 있었다. 지금은 미술실기대회도 사라졌다. 그리고 학교 미술 시간에도 판화를 다룰 수 있는 기회가 없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지금 자라는 청소년들에게는 판화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도 없다.

대를 이을 수 있는 후손 육성 필요

울산의 지역작가로서는 이런 점이 매우 걱정스럽다. 세계 각지에서 몰려오는 판화작품 못지않게 국내 작가들의 작품도 모여들었다. 그냥 작가들만의 행사로 그치지 않고 시민들이 함께 공유하고 즐길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자라는 학생들에게도 판화교육의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대를 이을 후손이 없다면 그 집안은 미래가 없다. 필자는 학교 교육 프로그램에 판화 분야가 있어야 후손을 양성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목판화페스티벌 전시공간에 청소년들의 판화작품을 함께 전시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으면 참 좋겠다.

더불어 자기 자식의 작품도 함께 전시된다면 많은 시민들이 판화에 더욱 관심을 기울이는 기회를 가질 것이다.

박현수 판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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