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하기 참 좋은 날씨네~”
비가 올 것이라는 일기예보는 기우였다. 이날 경주는 폭염주의보가 내려졌지만 산중에 위치한 서라벌컨트리클럽은 평균 26℃ 기온에 바람은 2~4m/sec, 습도 70%를 보였다. 참가자들은 “화창한 날씨에 기분까지 상쾌하다”며 “코로나19에 지친 스트레스를 한 방에 날려 버렸다”고 즐거워했다.
제14회 울산제일일보 골프대회가 19일 경주 서라벌컨트리클럽에서 열렸다. 이 대회는 지난 13회까지 경주 마우나오션컨트리클럽에서 개최됐으나, 대회 집행부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서라벌컨트리클럽으로 경기장을 옮겨 열렸다. 울산시골프협회 고영석 전무는 “이번 대회는 코로나19 상황에서 치러진 울산지역 첫 공식 대회”라며 “역사와 전통있는 수준 높은 경기였다”고 평가했다.
◇코로나19 방역 철저히… 플레이도 거리 두면서
대회를 주관한 울산시골프협회는 개인방역을 철저히 해달라는 사전공지와 함께 무엇보다 방역에 신경을 썼다. 참가자는 클럽 입구에서 열체크를 한 후 손소독을 해야 입장할 수 있었다. 4년째 대회에 참가한 윤모씨(45·여·구력 10년)는 “최근 코로나19 4차 대유행에 대한 우려가 있었지만 대회 집행부의 방역조치를 신뢰해 참가하게 됐다”고 밝혔다.
◇2년만의 특별한 외출
“언니야! 퍼팅라인 좀 봐죠”
마운틴 3번홀(파3)에서 온그린한 김모씨(50·여)는 단짝 언니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언니는 퍼팅라인을 읽고 “왼쪽으로 내리막 상관없이 치라”고 조언했다. 김씨는 그동안 몸이 아파 치료를 받고 이번 대회 출전이 2년만의 첫 라운딩이다. 김씨는 “울산제일일보 골프대회는 계속 참가했던 대회였다”며 “몸의 회복과 함께 첫 라운딩을 대회와 함께 할 수 있어 뜻깊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홀아웃 잊어버린 해프닝(?)… 1벌타 수두룩
박기수 경기진행위원장은 선수들이 홀아웃을 앞두고 습관처럼 공을 집어드는 경우가 여러 차례 있었다고 밝혔다. 대회는 한국골프협회 규칙을 적용하기 때문에 공이 홀컵에 들어갈 때까지 경기를 해야 한다. 박 위원장은 “공을 집어들면 1벌타 후 홀아웃까지 할 수 있도록 경기위원들이 지도했다”며 “몇 건의 문제를 제외하면 전체적으로 규칙이 잘 지켜졌다”고 밝혔다.
- “우승 상금 좋은 일에 쓰겠습니다”
울산공고팀, 단체전 첫 출전… 마지막 홀 역전 기염
“우승 상금 100만원은 좋은 일에 사용하겠습니다.”
울산공고팀은 울산제일일보 골프대회 단체전에 첫 출전해 우승하는 기염을 토했다. 그 것도 마지막 홀에서 샷이글로 짜릿한 역전승을 일궈냈다.
울산공고팀은 이미 지역에서 실력을 인정받아 소문이 자자한 팀. 이 팀은 올해 파인힐스 고교동창 골프대회에서 우승했다. 우승상금 1천만원은 모교발전기금으로 쾌척했다. 좋은 일에 사용하겠다는 것은 또 학교 발전기금을 전달하겠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와 함께 SBS고교동창골프대회에는 현재 8강에 안착했다.
울산공고팀은 손기민(52회), 신종필(48회), 고성태(48회), 한정욱(47회) 씨로 구성됐다. 손 씨는 마지막 레이크 코스 18번홀(파4)에서 친 두 번째 샷이 그림처럼 홀컵에 들어가는 샷이글을 기록해 우승을 견인했다.
- 여자 개인 우승 ‘원향자’씨
“골프대회 단골… 샷감이 좋았다”
여자 개인 우승을 차지한 원향자(55·구력 10년·사진)씨는 “샷감이 좋았다”고 말했다. 원 씨는 울산제일일보 골프대회에 10년째 참가하는 단골손님이다. 그동안 메달리스트를 포함해 대회 우승을 두 차례나 했다. 매년 개인자격으로 혼자 참가해 대회를 즐긴다. 원 씨는 “앞선 대회장이던 마우나오션컨트리클럽은 그린이 어렵고 서라벌컨트리클럽은 코스가 어렵다”며 “샷감을 믿고 코스를 전략적으로 공략한 게 우승한 비결”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대회는 골프경기 하기에 너무 좋은 날씨였다”며 “더위에 잠깐씩 마스크를 벗었지만 동반자 모두 방역수칙을 지키는 매너 플레이를 했다”고 밝혔다.
끝으로 원 씨는 “내년에도 울산제일일보 골프대회에 참가할 것”이라며 “여성대회는 핸디캡을 반영하기 때문에 비슷한 실력자끼리 경쟁하는 짜릿함이 이 대회의 매력”이라고 밝혔다.
-박원우 울산시골프협회장 인터뷰
“골프 대중화·청소년 육성 최선”
“골프 대중화 확산과 지역 청소년 선수 육성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올해 울산시골프협회 회장으로 취임한 박원우(사진) 회장은 울산제일일보 골프대회장을 찾아 이같은 포부를 밝혔다. 박 회장은 취임후 갖는 첫 공식대회 참석인 셈이다.
박 회장은 시상식에 참석해 지역 골프동호인들에게 인사하고 “울산제일일보 골프대회를 통해 골프의 정규 룰대로 경기를 진행하는 새로운 경험이 됐기를 기대한다”며 “협회는 최선을 다해 골프 저변이 확대될 수 있도록 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울산시골프협회 선수들은 문체부장관배 대회 3연패, 대한골프협회장배 대회서도 우수한 성적을 거두는 전국 최강을 인정받고 있다”며 “자라나는 청소년 선수들을 육성해 선수층을 두텁게 하고 또 이 선수들이 즐겁게 실력을 향상할 수 있도록 지역 컨트리클럽들과 협력해 지원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자연을 품에 안은 ‘서라벌컨트리클럽’은…]
경주 서라벌컨트리클럽은 자연의 지형을 최대한 살린 광활한 코스를 자랑한다. 그래서 코스도 마운틴(산악), 밸리(계곡), 힐(언덕), 레이크(호수) 등 4개 코스에 각 9홀씩 총 36홀로 디자인됐다. 하나의 골프장 안에 4개의 특색있는 코스를 돌 수 있도록 만든 것. 코스를 디자인한 ‘더 림골프 D&C’ 임상신 디자이너는 “클럽하우스를 중심으로 자연을 품에 안도록 설계했다”고 밝히고 있다. 36홀 총 길이는 12km646m다. 레이크 4번(파4)·8번홀(파5)이 515m로 가장 길고, 마운틴 3번홀(파3)이 155m로 가장 짧다. 코스는 오비(아웃오브바운스)와 해저드, 래터럴 워터 해저드 등을 적절히 섞어 전략적인 플레이를 하게 했다.
글=정인준 기자·사진=최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