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생태·환경·기후위기 대응 정책토론회
울산 생태·환경·기후위기 대응 정책토론회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1.07.15 2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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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의 날(6/5)’, ‘세계 일회용 비닐봉지 없는 날(7/3)’, ‘에너지의 날(8/22)’을 아시나요? 각각의 명칭에서 알 수 있듯 우리가 사용하는 자원을 아껴 생태·환경·기후위기에 대응하자는 의미를 담은 날이다. 일회용품 안 쓰기, 특정 시간대 일제 소등 등이 대표적인 캠페인이다. 과거 일부 환경단체들의 활동으로만 여겼던 이 같은 활동들이, 이제는 전 세계 시민들의 관심과 동참을 이끌어내고 있다.

지난 6월 20일 울산광역시교육청 민주시민과 주최로 ‘울산 생태·환경·기후위기 공동대응 정책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토론회에는 울산지역 중·고등학생, 교사, 학부모, 시민과 교육감이 참석했다. 작년부터 퍼실리테이터(Facilitator=과제분석 또는 워크숍을 이끌어 가는 사람)로 활동하고 있던 나도 정책 토론회에 참여하는 기회를 가졌다.

토론회의 주제는 ‘탄소중립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이었다. 학급과 동아리 단위에서 학생들이 직접 할 수 있는 일과 학교, 교육청이 정책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보고 실천 방안을 구체화하는 것이 목표였다. 탄소중립이란, 우리가 배출하는 탄소를 흡수할 수 있는 대책을 세워 탄소의 실질적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것을 말한다.

내가 퍼실리테이터로 참여한 토론의 모둠 구성원은 고등학생 2명, 교사 1명, 시의원 1명이다. 초등교사인 나는 과연 중·고등학생들이 어른들의 틈에서 얼마나 적극적으로 의견을 낼 수 있을지 걱정이었다. 하지만 기우에 불과했다. 토론에 참여한 학생들은 그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그리고 박식한 지식을 바탕으로 다양한 의견을 발산해 내기 시작했다.

흔히 토론이라고 하면 찬반이 나뉘어 서로를 공격적으로 몰아붙이는 과정을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시교육청 대토론회의 장점은 수평적 분위기 속에서 자유롭게 다양한 의견이 쏟아져나온다는 것이다. 나 역시 퍼실리테이터로서 구성원들의 의견을 골고루 이끌어내기 위해 다양한 기법들을 사용하며 토론을 이끌어 나갔다.

약 2시간에 걸친 토론 끝에 우리 모둠에서는 각 동아리의 특성에 맞는 탄소중립 활동을 추진하고, 이를 통해 교내에서 탄소중립 박람회인 ‘세상에서 가장 작은 박람회’를 열어 서로의 활동을 공유하고 개선점을 마련해 나가자는 아이디어가 채택됐다. 또 정책적으로는 배출된 탄소만큼 탄소중립 활동을 추진하는 ‘아누비스의 탄소 저울’과 시교육청에서 재활용품별 정확한 분리수거 가이드를 영상으로 제작해 배포하자는 의견을 이끌어 냈다.

모둠별 토론에 이어 진행된 발표에서는 총 10개 모둠의 각양각색 정책안을 들을 수 있었다. 채식 급식, 분리수거 자동화 시스템 개발, 일회용품 쓰레기 배출 최소화(Zero Watse) 등 학생들이 실천할 수 있는 다양한 아이디어가 나왔다. 특히 학생들이 발표자로 나서 자신들의 제안을 설명하고 기대효과를 설명하는 모습이 대견스러웠다.

토론회의 마지막은 여기저기서 쏟아지는 박수였다. 자신에게 보내는 칭찬이자 우리의 미래인 학생들에게 보내는 응원이었다. 지금 세대들은 미래 세대들의 자원을 빼앗아 사용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환경오염, 생태계 파괴, 지구온난화 등은 당장 당면한 문제이며, 이러한 문제의 심각성과 그 해결의 시작점을 이번 토론회에서 엿볼 수 있었다. 우리의 학생들과 교육의 힘이 미래 세대들을 위한 하나의 해결책이 될 것이라 믿는다.

신단아 덕신초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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