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냉동창고의 변신은 무죄… 장생포를 품은 복합문화공간으로
[특집]냉동창고의 변신은 무죄… 장생포를 품은 복합문화공간으로
  • 김보은
  • 승인 2021.07.14 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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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생포 문화창고, 누적 관람객 수 3천명 넘기며 순항 중주말 체험부스 온라인 사전예약 대부분 매진싱가포르 국제교류전 연장… 개관 첫 기획전도전시 9월까지 쉼없이·하반기 대관공연 3건 예정
3층 갤러리 B. 오는 25일까지 한국과 싱가포르의 국제교류전 ‘사이보그 띵스’가 진행된다. 최지원 기자
3층 갤러리 B. 오는 25일까지 한국과 싱가포르의 국제교류전 ‘사이보그 띵스’가 진행된다. 최지원 기자

낡은 ‘냉동창고’가 지역주민을 위한 ‘문화창고’로 탈바꿈했다. 지난달 26일 새롭게 문을 연 문화복합공간 ‘장생포 문화창고(A-FACTORY·울산시 남구 장생포 고래로 110)’가 그것. 개관 후 열흘 만인 이달 6일 누적 관람객 수 3천명을 넘기고 주말에는 800~900명의 발길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아직까지 개관 초기인 만큼 “아이들은 자유롭게 놀고, 어른들은 여유 있게 쉴 수 있는 공간”을 표방하며 장생포 문화창고만의 특색 가꾸기에 한창인 모습이다. <편집자 주>

장생포 문화창고 전경. 최지원 기자
장생포 문화창고 전경. 최지원 기자

 

◇ 확 트인 공간에서 버스킹·제약 없이 자유로운 체험 활동

장생포 문화창고는 48년 전인 1973년에 지어진 세창냉동창고를 개조해 새롭게 만든 공간이다.

건물은 부지 면적 2천331㎡에 지하 1층, 지상 7층, 연면적 6천275.41㎡ 규모로 내부에는 전시장, 소극장, 공연연습실, 공유작업실 등을 갖췄다. 폐산업시설을 문화복합공간으로 업사이클링해 옛 세창냉동창고의 흔적을 곳곳에 살리고 시야가 확 트이도록 통창을 내 주변 자연환경과도 조화를 이뤘다.

1층에 들어서면 사방이 개방된 필로피 구조의 ‘청춘마당’과 간단히 음식을 먹으며 쉴 수 있는 푸드코트 ‘어울림마당’이 있다. 청춘마당은 옥상 별빛마당(옥상정원)과 함께 버스킹 공연이 가능한 공간이다. 장생포 문화창고는 고래문화재단의 거리음악회 사업과 협업하고 오는 가을께 지역축제와 연계한 대규모 버스킹 공연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2층으로 올라가면 울산공업센터 기공식 기념관과 체험공간이 마주보고 있다. 특히 눈길을 끄는 건 체험공간인데 이곳은 비교적 체험시간을 자유롭게 쓸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현재 캔버스에 다양한 그림을 그려보는 ‘화가의 방’, 종이 박스를 활용해 다양한 그림을 그린 후 전시하는 ‘박스아트’ 등을 운영하고 있다. 동시간대 3팀까지 참여해 보통 유아는 1시간, 성인은 2~3시간씩 원하는 만큼 자유롭게 체험해볼 수 있다.

체험 중간에 식사를 하거나 화장실을 다녀와도 되도록 체험시간을 온전히 관람객의 몫으로 남겨 놓았다. 이러한 자율성 덕분인지 온라인 사전예약을 받은 결과 체험부스는 이달 한달간 주말 대부분 매진된 상태다.

2층 체험공간. 최지원 기자
2층 체험공간. 최지원 기자

◇ 냉동창고 문, 거친 콘크리트 벽으로 특색 살린 공간

3층은 갤러리B와 테마공간으로 구성된다. 전체 층 가운데 과거 세창냉동창고의 모습을 가장 쉽게 포착할 수 있는 곳으로 장생포 문화창고만의 특색이 드러나는 층이다. 전시장 입구에 냉동창고 문부터 시작해 전시장 안을 차지한 투박하고 거친 콘크리트 벽과 배관이 빈티지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이곳에는 오는 9월까지 전시 일정이 꽉 차 있어 쉼 없이 공간을 채워나간다.

갤러리 B에선 오는 25일까지 한국과 싱가포르의 국제교류전 ‘사이보그 띵스’를 진행한다. 전시에선 UNIST 사이언스월드 연구원 구지은, 미디어 아티스트 백다래, 싱가포르 난양대학교 교수 Jaxton Su, 미디어 아티스트 Lynette Quek이 참여한 작품 11점을 감상할 수 있다. 이 전시는 지난달 말 마무리될 계획이었으나 싱가포르 측의 요청으로 연장됐다.

반대편 테마공간에는 다음달 24일까지 장생포 문화창고의 개관 이후 첫 기획전인 ‘숲으로의 초대전’이 열린다. 임수빈, 양종용 작가가 참여해 ‘숲속’을 주제로 한 대형 현대회화 작품 30점을 선보인다.

서로 다른 매력의 두 전시를 살펴보고 위층(4층)으로 올라가면 울산의 창작자들이 직접 만든 공간 ‘시민창의 광장’이 펼쳐진다.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실시한 2020 공공미술프로젝트를 통해 완성한 공간으로 입체작품 18점, 평면작품 62점, 영상작품 6편, 공간구성 2식 포함 88점의 작품으로 이뤄진다. 앞으로 3년간 전시가 이어질 예정이다.

장생포 문화창고는 개방된 형태의 공간에 가벽을 놓는 방식으로 30여명을 대상으로 업사이클링 수업을 하고 유아미술교육 사업을 추진하는 등 유동적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2층 울산공업센터 기공식 기념관. 최지원 기자
2층 울산공업센터 기공식 기념관. 최지원 기자

◇ 창작자에게 공간제공하고 주차장 추가 확보로 관람객 편의↑

5층은 공유작업실, 공연연습실을 갖춘 창작자를 위한 공간이다. 공유작업실은 현재 3곳이 운영 중인데 이 중 2곳을 터 더욱 많은 인원을 수용할 수 있도록 보완할 계획이다.

공연연습실은 지금까지 전용 연습실이 없었던 남구 구립교향악단에게 한 자리 내어줬고 드럼, 피아노 등이 구비가 된 소규모 연습실이 따로 마련돼 있다. 추가로 남은 공간에 개인연습 7곳이 조성될 예정이다.

6층에는 전망을 한눈에 보며 책을 읽을 수 있는 북카페 지관 2호점과 공연, 상영회, 강연이 가능한 소극장 W가 자리 잡고 있다. 북카페는 SK어드밴스드 사회공헌사업으로 조성 중인 상태로 다음달 1일부터 정상 운영할 예정이다. 소극장 W는 기획공연보다는 지역 공연단체를 대상으로 한 대관 공연 위주로 채워가기 위해 대관을 접수하고 있으며 하반기 지역극단을 비롯한 3팀의 대관공연이 예정돼 있다.

내부 공간 외에도 장생포 문화창고는 관람객의 편의를 위해 자체 주차장 38면에 인근에 위치한 장생포초등학교와 협의해 주말에 30면을 추가로 확보했다. 또 오는 10월에 건물 뒤편 공원녹지에 주차장이 들어서면 수용 가능한 주차대수는 40면 더 늘어날 예정이다. 태화강역에서 바로 오는 수소관광버스 3대도 20분 간격으로 하루 30회 운영되고 있다.

현재 장생포 문화창고는 고래문화재단이 위탁운영 중이다. 국립정동극장에서 10여년간 근무하다 지난해 12월부터 합류한 문화진흥팀 장영식 팀장은 “공간에 대한 우려가 많지만 전망, 전시장, 공연장 등 장생포 문화창고만의 특색을 강화해 2년 안에 성과를 보여주겠다. 앞으로 많은 기대를 해달라”고 전했다.

김보은 기자

 

4층 시민창의 광장. 최지원 기자
4층 시민창의 광장. 최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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