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반구대 암각화를 통해 배우는 입체함수
[기획]반구대 암각화를 통해 배우는 입체함수
  • 정인준
  • 승인 2021.07.12 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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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10일 정식 개관을 앞둔 ‘울산수학문화관’에 가다‘울산의 상징’ 수학적 해석으로 친근감·재미 더해교사들이 만든 독창적 수학체험 게임기 24종 갖춰조지 하트 뉴욕대 교수 기증 12면체 조형물 자랑
강동고 1학년 학생들이 전통매듭을 만들어 보며 수학구조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최지원 기자
강동고 1학년 학생들이 전통매듭을 만들어 보며 수학구조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최지원 기자

 

지난 9일 오후 3시께, 울산수학문화관 3층 탐구공간 펀팅클래스에서 강동고 1학년 66명이 ‘전통매듭 두벌 감개와 도래’에 대한 체험수업을 받았다.

학생들은 신영희 전문강사로부터 전통매듭을 배우고 이 매듭이 풀릴 수 있는 매듭인지, 풀 수 없는 매듭인지에 대해 토의했다.

신 강사는 “매듭을 풀 수 없다면 잘라야 하는 데, 이 때 최단거리(최소수) 또는 최소 값으로 잘라야 한다”며 “이러한 개념은 화학, 생물, 의학 등 수학적 구조에서 ‘유전자 가위질’처럼 적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수업을 들은 이하연 학생은 “학교수업에서 배울 수 없었던 수학의 개념이 흥미롭다”며 “그동안 수학을 어려워만 했는데 수학이 재미있는 학문이란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강동고 학생들이 배운 ‘수학적 구조의 개념’은 같은 층에 마련된 아팅클래스에서 더욱 확대된다. 이 곳에는 ‘기하학 만랩’ 천재 조형가로 불리는 조지 하트(George W. Hart) 뉴욕주립대 연구교수가 ‘울산수학문화관 개관’을 기념해 기증한 ‘FOR ULSAN’ 12면체 작품을 전시하고 있은데, 기하학적 조형물에서 ‘수학적 구조의 개념’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조지 하트는 매듭과 같은 단면을 잘라 수학적 패턴을 찾아낸다. 12면체는 고래를 상징하는 부드러운 곡선면의 연결과 결합을 통해 만들어졌다. 이 작품의 푸른색은 울산을 상징한다. 류해수 관장은 “울산수학문화관을 상징하는 작품을 찾던 중 조지 하트와 인연을 갖고 있는 울산지역 한 교사를 통해 작품을 기증받을 수 있었다”며 “조지 하트는 흔쾌히 작품을 기증하며 울산수학문화관 개관을 축하했다”고 말했다.

‘기하학 만랩’ 조지 하트 뉴욕대 연구교수가 울산수학문화관에 흔쾌히 기증한 ‘FOR ULSAN’ 12면체. 곡선은 고래를 상징한다. 최지원 기자
‘기하학 만랩’ 조지 하트 뉴욕대 연구교수가 울산수학문화관에 흔쾌히 기증한 ‘FOR ULSAN’ 12면체. 곡선은 고래를 상징한다. 최지원 기자

 

울산수학문화관은 다음달 10일 개관을 앞두고 있다. 지난달 18일부터 시범운영에 들어갔다. 울산수학문화관은 시범운영기간 매주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오전·오후로 나눠 90명씩 1일 180명의 학생들을 받고 있다. 오전엔 유·초등부를 중심으로 오후엔 중·고등학생들이 대상이다.

특히 토요일과 일요일엔 가족단위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있다. 주중엔 학교를 위주로한 체험학습이라면, 주말엔 가족단위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울산수학문화관은 울산 북구 약수초등학교 별관을 리모델링했다. 지상 4층 규모로 △1층 만남공간 △2층 체험공간 △3층 탐구공간 △4층 힐링공간으로 구축됐다.

류해수 관장은 울산수학문화관의 특징에 대해 “울산의 상징인 반구대암각화를 모티브로 제시한 것과 게이미피케이션(게임적 사고와 과정)을 기반한 수학체험공간 제공”이라며 “이는 울산의 고대와 현대, 미래를 울산만의 수학적 사고로 해석한 것”이라고 밝혔다.

1층 만남의 광장에서 처음 맞는 ‘미디어암각화’는 울산수학문화관을 체험할 때 재미를 더해주는 요소다. 학생들은 체험활동을 하면서 암각화에 그려져 있는 동물과 인물, 기호 등을 수학으로 해석한다. 암각화의 대표그림인 고래의 아랫배 곡선에서 곡면으로 둘러싸인 입체함수를 찾거나, 고대의 얼굴그림이 역이등변 삼각형을 나타내는 것 등이다.

울산수학문화관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2층 체험공간에 적용된 게이미피케이션은 울산수학문화관 프로그램개발을 위한 수학교사TF팀 24명의 아이디어가 녹아있다. 이 곳에 있는 24개 수학게임기는 울산수학문화관에만 구축된 유일한 게임기다.

류해수 관장은 “울산수학문화관은 만지는 수학, 생각하는 수학, 즐거운 수학을 비전으로 학생들에게 다가가겠다”며 “정식 개관까지 문제점을 보완해 학생들에게 ‘수학의 즐거움’을 선사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정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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