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하는 삶이 아름답다 ④학점은행제도 덕분에 받은 학사학위
-도전하는 삶이 아름답다 ④학점은행제도 덕분에 받은 학사학위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1.07.06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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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지리아 정부에서 손을 대다가 몇 년째 공사가 중단된 종합교육센터 일부를 현대중공업에서 용접교육장으로 운영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도록 기반시설과 모든 교육시설을 갖추라는 프로젝트였다. 울산에서 동행한 서창교 부장님과 함께 열악한 환경 속에서 하루하루 프로젝트 수행에 전념했다.

레이아웃(Layout) 설계와 각종 유틸리티 라인 등 실습장의 기본적인 틀을 갖추면서 교육용 영문 PPT도 함께 제작했다. 처음에는 약 2주 후에 귀국하라고 했으나 나이지리아 정부와 현대중공업 사이에 대화가 원만하게 진행되지 않아 차질이 생겼다.

결국, 약 5주간의 긴 파견 기간을 마치고 다른 부서 직원에게 인계한 다음 본국으로 돌아왔다. 지난 이야기이지만, 그렇게 막중한 업무를 나에게 부여해준 회사와 기술교육원 유태근 원장님께 무한한 신뢰와 존경을 표하고 싶다.

울산 본원에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고 있을 무렵 또다시 군산기술교육원 파견 명령이 떨어졌다. 이런 젠장, 맨날 파견근무만 다니나 싶어 원장님을 찾아가 “이번에는 다른 직원에게 기회를 주시라”는 말을 꺼냈다가 호되게 혼만 나고 말았다. “일이라는 것은 나름대로 포지셔닝이 중요하다”고 하시면서 “그 일을 가장 잘할 수 있는 사람이 권 박사이니 아무 말 말고 파견근무를 가라”고 하셨다. 나는 입도 뻥긋 못하고 두 번째 군산분원 파견 길에 올랐다.

처음에는 멋모르고 왔으나 두 번째는 뭔가 군산 연구를 좀 해야겠다 싶어서 나름대로 프로젝트를 개발했다. 이른바 ‘군산 구불길(187km)’을 걸어서 완주하는 것이었다. 주말을 이용해 군산시 전체를 한 바퀴 돌아보는 장대한 코스였다. 이렇게 하여 군산을 이해하고 나니 군산이 역사적으로 유서 깊은 도시라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

2011년 5월부터는 팀장 보임을 맡아 팀을 이끌게 되었다. 팀장을 처음 맡아본 탓에 무거운 책임감과 엄청난 부담감이 한꺼번에 몰려 왔다. 그러나 나는 진정한 리더십이 무엇인가를 학습으로 익히 알고 있었기에 큰 문제는 일어나지 않았다. 리더가 먼저 솔선수범하면서 팀원들이 서로 소통하고 배려하도록 해서 팀원들의 역량개발에 매진할 수 있었다. 그 결과 리더십을 떠나 팔로워십도 몸소 실천할 수 있었다.

시대가 변하면 직업의 패러다임도 변하는 것이 사실이다. 이제는 정년퇴직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평생직장’에서 ‘평생직업’으로, ‘일시학습’에서 ‘평생학습’으로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

준비하는 자에게 기회가 오고 도전하는 자만이 쟁취할 수 있는 법이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 자라나 중학교 졸업이 전부인 나에게 또 다른 도전이 시작되었다. 선(先) 취업, 후(後) 진학의 연장 선상에서 고졸 검정고시에 합격하겠다는 도전이었다.

좁디좁은 다락방에서 어렵사리 공부한 끝에 마침내 고졸 검정고시 합격의 기쁨을 누리게 되었다. 이후 방송통신대학 경영학과에 입학해서 부산을 오가며 공부하고 있을 때 또 다른 기회가 찾아왔다. 1999년도에 학점은행제도가 생긴 것이다.

그 덕분에 나는 2000년, 현대중공업에서는 최초로, 학점은행제를 통해 기계공학 학사학위를 취득할 수 있었다. 그때 기분을 어찌 말로 다 표현할 수 있겠는가. 4년이나 걸리는 대학 교육 기간을 단기간에 마무리할 수 있었으니…. ▷⑤편으로 이어짐

권순두 한국폴리텍대학 울산캠퍼스 산업설비자동화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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