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하는 삶이 아름답다 ③ - 군산 이어 나이지리아로
도전하는 삶이 아름답다 ③ - 군산 이어 나이지리아로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1.06.29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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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기능대학에서 용접에 대해 깊이 있는 학문과 실습을 병행하면서 체계적으로 배울 기회를 가지게 되었다. 덤으로 직업능력개발훈련교사 자격증도 취득할 수 있었다.

창원기능대학의 정규과정 1년을 모두 마치고 현대중공업 훈련원(현 기술교육원) 교사로 발령받았다. 처음 부여된 직무는 회사에서 대대적으로 실시하고 있던 다기능 교육 담당이었다.

그 후 84기 기술연수생 담임을 시작으로 많은 제자를 배출하게 되었다. 이 무렵 국내 연수생들과 함께 해외산업연수생들도 교육훈련에 참여했다.

조선 경기가 한참 고공행진을 하고 있을 즈음, 회사에서 정책적으로 군산조선소를 건설한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그러기 위해서는 조선소 건설에 앞서 조선소에서 일할 산업역군 배출을 위한 교육원 건설이 급선무였다. 그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2007년 11월 19일, 부하직원 3명과 함께 군산기술교육원 실습장·기숙사 건설 책임자로 발탁되었다.

약 3개월간의 보수공사를 마치고 난 그다음 해 2월, 군산기술교육원이 마침내 문을 열었다. 군산 파견근무를 1년 3개월 만에 매듭짓고 울산 본원에 복귀한 뒤부터는 다양한 분야의 기술을 가르치면서 회사생활에 매진할 수 있었다.

그러던 중 중국 ‘연태’의 법인체에서 품질을 총괄하던 강재화 기정이 중국 현지 법인에서 근무하는 사원들을 위한, 용접과 품질에 대한 컨설팅과 교육을 좀 맡아달라고 부탁해왔다. 평소 형님처럼 모시던 분인지라 흔쾌히 중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15억, 아니 미집계까지 포함하면 17억을 헤아린다는 중국의 엄청난 인구와 넓디넓은 대륙의 규모에 압도되는 느낌이었다.

맨 처음 도착해서 중국 사람들의 하루 일상과 그들이 하는 일에 대한 워크맨 십 등 동작을 세세하게 분석했다. 1주일간의 분석 결과 장비는 메인트란스가 전혀 안 되고 작업자들은 책임감도 안전의식도 거의 없는 상태였다.

그래서 내가 나름대로 준비한 PPT 자료에다 1주일간 분석한 내용을 종합해서 컨설팅에 나서게 되었다. 물론 이론과 실습을 병행한 교육이었다. 그 결과 파견근무가 끝날 무렵에는 모든 면에서 눈부신 변화가 나타났다. 특히 안전의식과 워크맨 십 등에서는 괄목할 변화가 일어났다. 이 또한 보람이 아닐 수 없었다.

처음엔 파견 기간이 3개월이었으나 약 1개월을 단축해서 특명을 완수하고 조기 귀국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나중에 피드백을 해보니 품질이 눈에 띄게 향상되어 있었다.

2010년 여름 현대중공업의 하기휴가는 약 2주 동안 이어졌다. 올해는 집에서 조용하게 쉬어야겠다며 쉬고 있는데 갑자기 교육원 원장한테서 전화가 걸려왔다. “권 박사, 지금 뭐 하고 있냐”고 묻길래 “그냥 집에서 편히 쉬고 있습니다”라고 했더니 “그럼 잘 됐다”면서 “내일 당장 여권을 들고 회사에 가보라”는 것이 아닌가.

알고 보니 그것은 휴가 중에 나이지리아로 파견근무를 가라는 명이었다. 나이지리아 현지에 도착하니 법인장이 내 여권을 회수하면서 느닷없이 말했다. “이번 프로젝트가 끝날 때까지 귀국할 생각을 말라”는 것이었다. 속으로 욕이 나왔다. ‘이런 제기랄, 영문도 모르고 파견 나온 직원에게 어처구니없는 말까지 다 하다니…’.

회사의 명인지라 하는 수없이 프로젝트에 착수하게 되었다. 내용인즉, 나이지리아 정부에서 약 100억 달러 정도 되는 LNG 터미널 공사를 발주할 것이고, 그 공사를 수주하기 위해서는 먼저 선수를 쳐야 한다는 것이었다.

▷④편으로 이어짐

권순두 한국폴리텍대학 울산캠퍼스 산업설비자동화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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